허망과 참됨

허망은 허망대로 참됨은 참됨대로 두어라 장 노인은 취했는데 이 노인은 멀쩡하네 양고기 달아놓고 개고기로 파는 것은 전부터 해온 일 이것을 분명히 알면 참됨을 알리라 사람의 거짓된 삶을 꾸짖는 시다 양고기를 개고기로, 수입고기를 한우로 파는 요즘 세대에 한 번 쯤 음미해 볼 만한 게송이다. 경허스님의 시는 단순한 서정시가 아니다 구절구절마다 그 속에는 생활의 깊이를 가득 메우는… 허망과 참됨 계속 읽기

우연히 읊다 3

현묘함을 참구도 하지 않고 놀지도 않았는데 불명 산속엔 벌써 가을이네 내일은 내 지팡이 짚고 영남의 몇 군데 누각에 오를지 모르겠네 금강경을 읽어보면 ‘과거의 마음도 얻지 못하고 현재의 마음도 얻지 못한다’고 했거늘 놀지도 않고 참구도 하지 않고 마냥 허송세월을 보낸 것에 대한 경허스님의 자기 성찰의 시다 세월은 그저 속절없이 흘러가고 마음만 부질없이 산사의 누각을 향하는데.

탐욕번뇌(貪慾煩惱)

술이 방광(放光)하고 여색(女色) 또한 그러해 탐욕 번뇌 보낼 기약 없네 지팡이와 짚신이 사자로 변하여 등한(等閑)이 한 번 뛰니 누가 능히 앞서겠나 불명산 윤필암에 가면서 쓴 시다. 단청불사(丹靑佛事)로도 유명한 유명한 경허스님은 곡차를 유난히 좋아하셨다. 인간의 탐욕 번뇌가 그러하듯 마음의 번뇌를 지우는 일은 속세의 사람이나 스님이나 마찬가지인 것 같다. 경허스님은 그 번뇌를 지우기 위해 부단히 마음을 다스렸다.… 탐욕번뇌(貪慾煩惱) 계속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