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읊다 3

현묘함을 참구도 하지 않고 놀지도 않았는데
불명 산속엔 벌써 가을이네
내일은 내 지팡이 짚고
영남의 몇 군데 누각에 오를지 모르겠네

금강경을 읽어보면
‘과거의 마음도 얻지 못하고
현재의 마음도 얻지 못한다’고 했거늘
놀지도 않고 참구도 하지 않고
마냥 허송세월을 보낸 것에 대한
경허스님의 자기 성찰의 시다

세월은 그저 속절없이 흘러가고
마음만 부질없이 산사의 누각을 향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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