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부처님의 어머니 마야부인을 찾다
1) 신장의 인도로 마야부인을 만나다
그 때에 선재동자는 한결같은 마음으로 부처님의 어머니 마야부인에게 가서 가까이 모시려 하다가, 즉시에 부처님의 경계를 세밀하게 관찰하는 끝없는 바른 지혜를 얻고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어떠한 방편으로 이 선지식을 뵈올 수 있겠는가. 이 선지식은 세간을 멀리 떠나서 머물 수 없는 곳에 머물러 여섯 군데[六處]를 뛰어났으며, 모든 집착을 벗어나 애욕에 물들지 아니하며, 걸림없는 도에 있으면서 참다운 행을 알고 깨끗한 법신을 갖추었지만, 환술 같은 업으로 변화한 몸을 나타내고, 환술 같은 지혜로 세간을 관찰하며, 환술 같은 서원으로 색신을 나타내고, 부처님의 위엄과 힘으로 자기의 몸을 가피하는 것이다. 이 선지식은 뜻대로 나는 몸이며, 이 선지식은 나거나 없어짐이 없는 몸이며, 오고 감이 없는 몸이며, 헛되지도 실답지도 아니한 몸이며, 변천하거나 파괴되지 않는 몸이며, 일어나거나 다함이 없는 몸이며, 헤아릴 수 없는 몸이요, 가지고 있는 여러 모양이 한 모양인 몸이며, 두 끝을 여의고 해탈에 머문 몸이며, 의지한 데가 없는 몸이며, 다하지 않는 몸이며, 그림자차럼 나타나서 분별이 없는 몸이며, 꿈과 같아 보는 것이 심사(尋伺)를 떠난 몸이며, 거울 속의 그림자처럼 들고 남이 없는 몸이며, 시방에 널리 변화하여 나타나는 몸이며, 삼세에 항상 있어 달라지지 않는 몸이며, 몸도 마음도 아닌 몸이며, 차별이 없는 몸이다.
이 선지식은 다니는 데가 걸림이 없어 허공과 같으며, 모든 세간의 눈으로 볼 수 있는 경계를 초월하여 보현보살의 깨끗한 눈으로야 볼 수 있나니, 이러한 사람을 내가 어떻게 가까이 모시고 받들어 공양하여 기쁘게 하며, 그와 함께 머물러 그의 모양을 보며, 그의 대중 회상에 있으면서 그 음성을 들으며 그의 말을 생각하고 그의 가르침을 받겠는가.’
선재동자가 이렇게 생각할 때에 한 성 차지신[主城神]이 있었는데, 이름은 보배 눈[寶眼]이었다. 한량없는 성 차지신 권속에게 둘러싸여 허공 중에 몸을 나타내었다. 가지가지 영락으로 장엄하고 제각기 한량없는 빼어난 색신을 나타내며, 손으로 한량없는 하늘 꽃을 들어 공경하는 마음으로 선재동자의 위에 흩고 이렇게 말하였다.
“선남자여, 그대는 좋은 방편으로 마음 성[心城]을 수호할 것이니 온갖 나고 죽는 경계를 탐하지 말고, 마음 성을 장엄할 것이니 여래의 십력을 관찰하여 구하고, 마음 성을 깨끗이 다스릴 것이니 아끼고 미워하고 속임을 끝까지 여의고, 마음 성을 서늘하게 할 것이니 모든 법의 참된 성품을 생각하고, 마음 성을 커지게 할 것이니 크게 정진함으로 도를 돕는 모든 법을 마련하고, 마음 성을 장엄하게 꾸밀 것이니 모든 선정과 해탈의 자재한 궁전을 세우고, 마음 성을 밝게 비칠 것이니 모든 부처님의 도량에 들어가서 반야바라밀 법을 듣고, 마음 성을 더 늘게 할 것이니 모든 여래의 온갖 방편 바다를 냄이요, 마음 성을 견고하게 할 것이니 보현보살의 깨끗한 행과 원을 항상 닦아 자라게 함이요, 마음 성을 방비하여 수호할 것이니 번뇌와 나쁜 동무와 모든 마군을 막음이요, 마음 성을 훤칠히 사무치게 할 것이니 부처님들의 넓은 지혜의 광명을 끌어 옴이요, 마음 성을 잘 수보[補]할 것이니 모든 부처님의 감로 법비를 받아 지님이니라.
마음 성을 붙들어 도울 것이니 모든 부처님의 공덕 바다를 깊이 믿음이요, 마음 성을 확장할 것이니 큰 자비가 모든 세간에 두루 함이요, 마음 성을 널리 덮을 것이니 모든 선한 법을 모아 위에 덮음이요, 마음 성을 넓힐 것이니 불쌍히 여기는 마음으로 모든 중생을 어여삐 여김이요, 마음 성을 열 것이니 가진 것을 모두 버려서 모든 중생에게 보시함이요, 마음 성을 세밀하게 보호할 것이니 나고 죽는 일과 욕심의 경계를 방비하여 들어오지 못하게 함이요,마음 성을 엄숙히 할 것이니 모든 좋지 못한 법과 헤매는 근본을 끊어 버림이요, 마음 성을 정결히 할 것이니 일체지의 도를 돕는 법을 모아 물러가지 아니함이요, 마음 성을 나란히 건설할 것이니 삼세 모든 여래의 원만한 경계를 바로 기억함이요, 마음 성을 맑게 할 것이니 모든 여래의 법 수레인 수다라 가운데 있는 법문을 밝게 아는 것이요, 마음 성을 몫몫으로 나눌 것이니 널리 모든 중생에게 알려 주어 살바야(薩婆若)의 도를 보게 함이요, 마음 성을 머물러 유지할 것이니 삼세 모든 여래의 서원 바다를 두루 거두어 가짐이요, 마음 성을 가득케 할 것이니 법계에 두루 한 온갖 복덕 지혜 더미를 모음이요, 마음 성을 분명케 할 것이니 중생들의 근성과 욕망과 번뇌 따위의 법을 모두 앎이요, 마음 성을 자재하게 할 것이니 모든 시방의 법계를 두루 거두어들임이요, 마음 성을 깨끗하게 할 것이니 온갖 부처님 여래를 바로 생각함이요, 마음 성의 제 성품[自性]을 알 것이니 모든 법의 제 성품이 없음을 앎이요, 마음 성이 환술 같음을 알 것이니 일체지로 법의 성품을 분명하게 아는 것이니라.
선남자여, 보살이 이와 같이 마음 성을 깨끗이 닦으면, 온갖 선근을 모으며 수행하는 대로 모두 증득할 수 있나니, 왜냐 하면 모든 장애를 없애기 때문이니라. 모든 장애란 것은 부처님을 보는 장애, 법문을 듣는 장애, 부처님을 가까이 모시고 공양하는 장애, 방편으로 중생을 거두는 장애, 가지가지 부처님 세계를 깨끗이 하는 장애이니라.
선남자여, 보살마하살이 이런 장애를 벗어남으로 말미암아, 선지식을 찾으려는 마음을 내면, 공력을 쓰지 않고도 곧 만나 뵈옵게 되며, 내지 필경에 온갖 것 아는 지혜를 이룰 것이다.”
이 때에 신중신(身衆神)이 있으니 이름이 연화길상급묘화광명(蓮華吉祥及妙華光明)이다. 한량없는 백천 신중신들이 앞뒤에 둘러싸고 도량으로부터 나와 공중에 있으면서, 선재동자의 앞에서 아름다운 음성으로 마야부인을 칭찬하였다. 여러 신중신들은 각각 귀고리로 한량없는 빛깔인 깨끗한 보배 불꽃 그물 광명을 놓으며, 한량없는 빛깔인 보배 향 불꽃 구름 그물 광명을 놓으며, 한량없는 빛깔인 때 여의고 깨끗한 불꽃 그물 광명을 놓으며, 한량없는 빛깔인 중생의 마음을 나타내어 보이는 청정한 광명을 놓으며, 한량없는 빛깔인 빨리 자라는 사랑스러운 광명을 놓으며, 한량없는 빛깔인 뜨거운 번뇌를 없애는 서늘한 광명을 놓으며, 한량없는 빛깔인 널리 나타내는 깨끗한 광명을 놓으며, 한량없는 빛깔인 용맹하게 집착 없는 경계를 내는 보배 불꽃 광명을 놓았다.
이러한 여러 가지 빛 광명 그물을 놓아 끝없이 엄청난 세계를 비추어, 선재동자로 하여금 시방의 모든 세계에 있는 부처님을 보게 하고는, 그 광명들이 오른쪽으로 세간을 한 번 돌고 다시 선재의 정수리로 들어가며, 내지 온몸의 털구멍으로 샅샅이 들어갔다.
선재동자는 이러한 광명들이 비치었으므로 즉시에 열 가지 법눈을 얻었다. 곧 깨끗한 광명 눈을 얻었으니 온갖 어리석은 어둠을 여의는 까닭이요, 가리움이 없는 눈을 얻었으니, 모든 중생의 성품을 아는 까닭이요, 때 여읜 눈을 얻었으니 모든 법의 성품을 보는 까닭이요, 깨끗한 지혜 눈을 얻었으니 온갖 세계의 성품을 보는 까닭이요, 비로자나 눈을 얻었으니 여래의 깨끗한 법신을 보는 까닭이요, 넓은 광명 눈을 얻었으니 부처님의 평등하고 헤아릴 수 없는 묘한 색신을 보는 까닭이요, 걸림없는 광명 눈을 얻었으니 끝이 없는 온갖 세계의 이룩되고 부수어지는 모양을 살펴보는 까닭이요, 널리 비치는 눈을 얻었으니 부처님들이 큰 방편으로 법 수레를 운전하여 가지가지 수다라를 내는 것을 보는 까닭이요, 넓은 경계의 눈을 얻었으니 한량없는 부처님이 신통과 위덕으로 모든 중생을 조복함을 보는 까닭이요, 널리 보는 눈을 얻었으니 가지가지 세계에서 여러 여래가 나시는 것을 관찰하는 까닭이다.
그 때에 보살의 법당을 수호하는 나찰귀왕이 있으니 이름이 묘안(妙眼)이다. 권속 1만 나찰과 함께 공중에서 하늘의 구소마(拘蘇摩) 좋은 꽃과 여러 가지 향으로 선재동자의 위에 흩고 이렇게 말하였다.
“선남자여, 보살이 열 가지 법을 구족하게 이루면 선지식을 가까이 할 수 있느니라. 그 열 가지 법이란, 모든 아첨[諂幻]을 여의는 것이니 마음이 정직하여 항상 깨끗한 연고며, 분별을 여의는 것이니 불쌍히 여기는 마음[大悲]이 평등하여 중생들을 널리 거두는 연고며, 법의 성품을 깨달음이니 중생들의 성품이 진실하지 않음을 아는 연고며, 가고 오는 것이 없음을 앎이니 일체지(一切智)에 나아가는 마음이 물러가지 않는 연고며, 믿고 이해하는 힘을 갖춤이니 모든 부처님의 도량에 두루 들어가는 연고며, 깨끗한 지혜 눈을 얻음이니 모든 법의 성품이 나지 아니함을 아는 연고며, 평등한 자애[慈]에 머무는 것이니 중생들이 가장 좋은 이치를 얻게 하는 연고며, 지혜 광명을 여는 것이니 자기 마음의 허망한 경계를 훤칠하게 하는 연고며, 서늘한 구름이 됨이니 감로비를 뿌려 번뇌를 씻는 연고며, 넓고 큰 눈을 지음이니 모든 법을 철저하게 보고 마음이 항상 선지식을 따르는 연고이니라. 만일 보살이 이 열 가지 법을 가득 채우면 선지식을 가까이 모실 수 있느니라.
또 선남자여, 보살이 열 가지 삼매를 성취하여 미세하게 관찰하면 항상 선지식을 보게 되느니라. 그 열 가지란 이른바 법의 공함이 다하지 않는 깨끗한 삼매, 시방의 모든 부처님 세계를 보는 삼매, 모든 경계에 버리지 않고 모자람이 없는 삼매, 모든 여래의 나타나심을 보는 삼매, 모든 복과 지혜의 바다 광을 모으는 삼매, 마음에 항상 선지식을 여의지 않는 삼매, 모든 여래의 공덕이 선지식으로부터 생김을 늘 생각하는 삼매, 항상 선지식을 버리지 않을 것을 생각하는 삼매, 모든 선지식을 가까이 모시고 평등하게 공양하기를 생각하는 삼매, 선지식의 방편으로 행함에 있어 몸이 고달픔이 없고 싫증내지 아니하여 모든 허물을 여의는 삼매이니라. 선남자여, 보살이 이 열 가지 삼매를 이룩하면 선지식을 항상 가까이 모실 것이며, 또 선지식이 항상 부처님의 법 수레를 운전하는 삼매를 얻을 것이고, 이 삼매를 얻으면 부처님들의 성품이 평등하여 모든 곳에 두루 함을 알며, 항상 선지식을 만나게 되리라.”
이렇게 말할 적에 선재동자는 공중을 우러러보면서 대답하였다.
“훌륭하고 훌륭합니다. 당신이 저를 불쌍히 여기고 거두어 주기 위하여, 가지가지 훌륭한 방편문을 보여 주고, 저로 하여금 선지식을 만나게 합니다. 바라건대 저에게 분별하여 연설하소서. 제가 어떻게 하면 선지식이 있는 데 갈 수 있으며, 어느 거리나 시골에 가면 선지식을 찾을 수 있으며, 무슨 방편을 지어야 선지식을 가까이 모실 수 있겠나이까?” “선남자여, 그대는 겸손한 마음으로 시방의 허공이 끝단 데까지 온갖 경계에 두루 예배하여 선지식을 구하며, 용맹하고 자재하게 시방으로 다니면서 선지식을 구하며, 빠른 마음과 순종하는 마음을 일으켜 선지식을 구하며, 몸과 마음이 그림자 같고 꿈과 같은 줄 관찰하여 선지식을 구하라.”
그 때에 선재동자는 나찰의 가르침을 받고 순종하여 수행하였는데, 문득 큰 보배 연꽃이 땅 위에 솟아오름을 보았다. 금강으로 줄기가 되고, 마니로 잎이 되고, 비로자나 보배왕으로 꽃받침이 되고, 중생들을 나타내는 마니보배로 연밥[藏]이 되고, 여러 가지 빛 보배향으로 꽃술이 되었으니, 무수한 보배 그물을 위에 덮었으며, 그 꽃받침 위에는 누각이 있으니 이름이 시방의 법계장을 용납함[普納十方法界藏]이다. 가지가지 신기한 것으로 훌륭하게 꾸몄으니, 금강이 땅이 되고 1천 기둥이 줄지어 섰는데 모두 마니보배로 이루었고, 염부단금으로 벽이 되고, 여러 가지 보배 영락이 사방에 드리웠으며, 가지가지 보배 빛 마니 짐대가 줄을 맞추어 벌여 섰고, 무수한 보배들로 두루 장엄하였으며, 섬돌과 난간으로 둘러 장엄하였다.
그 누각에는 여의 보배왕으로 만든 연꽃 상좌가 있으니, 가지가지 보배로 훌륭하게 장식하고 보배 난간이 둘러 있으며, 별 짐대 마니왕으로 사이사이 장엄하고 여러 가지 빛 좋은 의복을 안과 밖에 깔아 놓았으며, 보배 휘장 보배 그물 보배 방울로 위에 덮고, 보배 비단과 깃발로 군데군데 드리웠었다. 바람이 살랑살랑 불면 빛이 흐르고 소리가 나며, 보배 꽃 짐대에서는 아름다운 꽃이 내리고, 방울에서는 맑은 소리가 나오고, 보배 들창과 바라지에는 영락을 드리우고, 마니 몸에서는 향수가 흘러나오고, 비로자나 보배 코끼리 입에서는 연꽃 그물이 나오고, 여러 빛깔 금강 보배 사자의 입에서는 묘한 향 구름을 토하였다. 범천의 형상 보배 바퀴에서는 즐거운 소리를 내어 큰 자애[大慈]의 교법을 연설하고, 금강 보배 방울에서는 보살들의 서원 소리를 내고, 보배 달 짐대에서는 부처님의 변화한 모양을 내어 계속하여 끊이지 않으며, 깨끗한 광 보배왕에서는 삼세 부처님의 태어나는 차례를 나타내고, 일장 마니는 광명을 놓아 시방의 모든 세계에 두루 비치고, 넓은 광명 비치는 마니보왕은 온갖 부처님의 원만한 광명을 놓았다. 비로자나 마니보왕은 공양 구름을 일으켜 모든 여래께 공양하고, 여의주왕은 잠깐잠깐마다 보현보살의 신통 변화를 나타내어 법계에 가득하고, 수미보왕은 하늘 궁전을 내어 모든 제석천들의 변화한 몸 구름을 나타내고, 모든 채녀들은 가지가지 묘한 음성으로 헤아릴 수 없는 여래의 미묘한 공덕을 노래하였다.
선재동자는 이와 같은 자리에 다시 보배로 장엄한 한량없는 자리가 둘러 있는 것을 보았다.
그 때에 마야부인은 그러한 자리에 앉아서 온갖 중생들 앞에 청정한 색신(色身)을 나타내었다. 이른바, 삼계를 초월한 색신이니 모든 갈래에서 뛰어난 까닭이며, 마음의 좋아함을 따르는 색신이니 모든 세간에 집착이 없는 까닭이며, 널리 두루 한 색신이니 중생들의 수효와 같은 까닭이며, 엄청난 힘 색신이니 중생들로 하여금 복덕을 갖추게 하는 까닭이며, 비길 데 없는 색신이니 중생들로 하여금 잘못된 소견을 소멸케 하는 까닭이며, 한량없는 종류의 색신이니 중생의 마음을 따라 나타내는 까닭이며, 끝없는 색신이니 널리 나타나 중생의 집착을 조복하는 까닭이며, 널리 상대하여 나타내는 색신이니 자재한 힘으로 나타내는 까닭이며, 모든 것을 교화하는 색신이니 적당한 대로 앞에 나타나는 까닭이며, 항상 나타내는 색신이니 중생 세계가 끝나도록 다함이 없는 까닭이며, 편안한 데 머무는 색신이니 가까이 모시고 보고 들어 안락을 얻는 까닭이며, 끝날 때가 없는 색신이니 허공과 같은 까닭이며, 큰 위덕이 있는 색신이니 중생들의 허망한 법을 소멸하는 까닭이며, 가는 데가 없는 색신이니 모든 갈래에 없어짐이 없는 까닭이며, 오는 데가 없는 색신이니 모든 세간에 난 데가 없는 까닭이며, 나지 않는 색신이니 생김이 없는 까닭이며, 없어지지 않는 색신이니 항상 고요한 까닭이며, 참이 아닌 색신이니 실상과 같음을 얻는 까닭이며, 허망치 아니한 색신이니 세간을 따라 나타나는 까닭이며, 흔들리지 않는 색신이니 나고 없어짐을 길이 여읜 까닭이며, 부서지지 않는 색신이니 법의 성품은 무너지지 않는 까닭이니라.
모양이 없는 색신이니 말할 길이 끊어진 까닭이며, 한 모양인 색신이니 모양 없는 것으로 모양을 삼는 까닭이며, 상(像)과 같은 색신이니 마음을 따라 나타내는 까닭이며, 환술 같은 색신이니 환술 같은 지혜로 이룬 까닭이며, 아지랑이 같은 색신이니 생각만으로 유지되는 까닭이며, 그림자 같은 색신이니 원(願)을 따라 나타나는 까닭이며, 꿈과 같은 색신이니 마음을 따라 나타나는 까닭이며, 법계인 색신이니 깨끗한 성품이 허공 같은 까닭이며, 불쌍히 여기는 색신이니 중생을 보호하는 까닭이며, 걸림없는 색신이니 법계에 두루 퍼진 까닭이며, 가이없는 색신이니 중생들을 널리 깨끗케 하는 까닭이며, 한량이 없는 색신이니 말을 초월한 까닭이며, 머무는 데 없는 색신이니 중생을 조복하는 까닭이며, 의지한 데 없는 색신이니 세간을 제도하려는 까닭이며, 처소가 없는 색신이니 중생을 항상 교화하는 까닭이며, 남[生]이 없는 색신이니 환술 같은 서원으로 이룬 까닭이며, 이길 이 없는 색신이니 세간을 초월한 까닭이며, 실상 같은 색신이니 선정 마음으로 나타난 까닭이며, 나지 않은 색신이니 중생의 업을 따라 나타나는 까닭이며, 여의주 같은 색신이니 중생들의 소원을 만족시키는 까닭이며, 분별 없는 색신이니 중생의 마음과 원을 따라 일어나는 까닭이며, 분별을 여읜 색신이니 모든 중생이 알지 못하는 까닭이며, 허망을 여읜 색신이니 중생의 허망한 거짓 법을 길이 여의는 까닭이며, 늘 다하지 않는 색신이니 중생들의 나고 죽는 짬을 끝낸 까닭이며, 청정한 색신이니 여래와 같이 분별이 없는 까닭이다.
선재동자가 마야부인의 이렇게 나타내는 색신을 보았으나, 끝까지 색(色)이 아니니 그 색 모양[色相]이 그림자와 같은 탓이며, 끝까지 수(受)가 아니니 세간의 모든 수(受)는 모두 변하여 없어지는 탓이며, 끝까지 상(想)이 아니니 중생들의 생각[想]을 따라 나타나는 탓이며, 끝까지 행(行)이 아니니 환술 같은 업으로 이루어진 탓이며, 끝까지 식(識)이 아니니 보살의 서원과 지혜가 공하여 제 성품이 없는 탓이며, 모든 세간의 말할 길이 끊어진 탓이며, 나고 죽는 번뇌를 멸한 탓이며, 가장 훌륭하고 고요한 몸에 머문 탓이니라.
그 때에 선재동자가 마야부인이 중생들의 좋아하는 대로 세간과 같기도 하고, 세간을 초월하기도 한 여러 가지 여자의 몸을 자재하게 나타나는 것을 보니, 혹은 마군의 여자의 몸을 나타내기도 하고, 타화자재천 여자의 몸을 나타내기도 하고, 화락천 여자의 몸을 나타내기도 하고, 도솔천 여자의 몸을 나타내기도 하고, 야마천 여자의 몸을 나타내기도 하고, 도리천 여자의 몸을 나타내기도 하고, 사천왕 여자의 몸을 나타내기도 하고, 혹은 용·야차·건달바·아수라·가루라·긴나라·마후라가·사람인 듯 아닌 듯한 여자의 몸을 나타내기도 하였다.
모든 곳에서 이와 비슷한 여자의 몸과 지나치는 여자의 몸을 나타내어 중생들을 이익케 하고 일체지를 모았으며, 평등한 보시바라밀을 행하여 불쌍히 여기는 마음으로 모든 세간을 덮어 주고, 여래의 한량없는 공덕을 내며 일체지지(一切智智)를 익혀 자라게 하고, 법의 참된 성품을 관찰하고 생각하여 깊이 참는 바다를 얻었고, 빠르게 정진하여 게으른 마음이 없이 깨끗하고 물러가지 않는 법 수레를 항상 운전하여 모든 법의 성품을 자세하게 알며, 평등한 삼매의 경계에 머물면서 여래의 선정을 얻고 원만한 광명으로 중생들의 번뇌 바다를 녹여 말리며, 모든 부처님의 법을 분명히 알아 항상 지혜로써 법의 참 모양을 관찰하며, 여래 뵙기를 만족함이 없고 삼세 부처님의 나시는 차례를 알며, 부처님의 삼매가 항상 앞에 나타남을 보고 한량없이 깨끗한 도를 모으며, 부처님들의 허공 경계를 행하고 그의 마음을 따라 중생들을 널리 거두고, 가지가지 방편으로 교화하고 성숙하여 부처님의 한량없는 청정한 법신에 들어가며, 큰 서원을 이루어 부처님 세계들을 깨끗이 하며 끝까지 모든 중생을 조복하고, 마음은 언제나 부처님의 경계에 들어가 모든 보살의 신통을 내며, 이미 법신을 얻어 깨끗하고 물들지 않지만, 항상 한량없는 색신을 나타내며, 여래의 자재한 힘과 마군과 원수를 굴복하는 힘과 선근을 이룩하는 힘과 바른 법의 힘을 내며, 부처님의 힘을 구족하고 보살들의 자재한 힘을 얻어 일체지의 힘을 빨리 자라게 하며, 부처님 지혜의 광명을 얻어 모든 것을 비추며, 한량없는 중생의 마음과 근성과 욕망과 알음알이의 가지가지 차별과 그 몸이 시방에 가득함을 알며, 모든 세계가 이루고 무너지는 모양을 알며, 크고 넓은 눈으로 시방의 바다를 보며, 두루 한 지혜로 삼세 바다를 알며, 몸은 모든 부처님 바다를 두루 섬기고, 마음은 온갖 법 바다를 받아들였다.
모든 여래의 가지가지 공덕을 닦아 원만하고 모든 보살의 지혜로 돕는 길을 따라 내며, 모든 보살이 처음 마음 낸 때부터 바라밀 행을 닦는 것을 항상 관찰하고 모든 보살의 지위[地]를 내며, 모든 보살의 복더미를 모으고, 용맹하게 정진하여 두려운 마음이 없으며, 모든 보살의 보리도를 두루 성취하고 중생들을 부지런히 수호하며, 부처님들의 공덕을 칭찬하기를 좋아하며, 광명이 온갖 세간에 널리 비치어 여러 보살의 어머니 되기를 원하였다.
2) 마야부인에게 법을 듣다
이 때에 선재동자는 마야부인이 모든 곳에 두루하여 남섬부주의 티끌 수처럼 많은 여러 방편문을 나타내는 것을 보았고, 보고서는 마야부인이 나타내는 몸의 수효같이, 선재동자도 그렇게 많은 몸을 나타내어 여러 곳 마야부인의 앞에서 공경하고 예배하였으며, 그 때에 한량없는 삼매문을 증득하여 분별하고 살펴보며 행을 닦아 증득하였다가, 삼매에서 일어나 마야부인과 권속들을 오른쪽으로 돌고 합장하고 서서 말하였다.
“거룩하신 이여, 문수사리보살이 저로 하여금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마음을 내게 하고, 모든 선지식을 부지런히 찾으라 하옵기에 저는 그의 가르침을 받고, 여러 선지식의 계신 곳에 낱낱이 나아가 가까이 모시고 섬기며 공양하였고, 그냥 지나간 일이 없었사오며, 이렇게 차츰차츰 여기까지 이르렀사오니, 바라옵건대 거룩하신 이여, 저를 위하여 말씀해 주소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일체지를 성취할 수 있겠나이까?”
마야부인이 선재에게 말하였다.
“선남자여, 나는 보살의 원과 지혜로 환술처럼 장엄하는 해탈문을 얻었으므로, 항상 보살들의 어머니가 되노라. 선남자여, 나는 이 남섬부주의 가비라성(迦毘羅城) 정반왕의 가문에서 오른쪽 옆구리로 실달다 태자를 낳았고, 헤아릴 수 없이 광대한 장엄과 보살의 태어나는 자재한 신통 변화를 나타내는 것처럼, 이 세계해에 있는 모든 비로자나여래가 최후의 몸[最後身]에 있으면서 탄생하는 자재한 신통 변화를 나타내시는데, 낱낱이 그의 어머니가 되었으므로, 그 보살들이 모두 나의 몸에 들어왔다가 오른쪽 옆구리로 탄생하여 일체지를 이루었느니라.
또 선남자여, 나는 정반왕의 궁전에서 보살이 탄생하려 할 적에 보살의 몸에 있는 낱낱 털구멍으로 광명을 놓는 것을 보았으니, 이름이 모든 부처님의 태어나는 공덕 바퀴요, 그 털구멍마다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세계의 티끌 수처럼 많은 보살의 태어나는 신통 변화와 공덕 장엄을 나타내었으며, 그 광명들이 모두 온갖 세계에 비치었고, 세계에 비친 뒤에는 나의 정수리와 온갖 털구멍으로 들어왔었다.
선남자여, 그 광명 속에는 모든 보살의 이름과 태어나는 신통 변화와 광대한 장엄과 궁전과 권속과 오욕(五欲)으로 즐기는 일을 나타내었으며, 또 보살이 지위를 버리고 출가하여 도량에 나아가서 마군을 항복 받고 정각을 이루고 사자좌에 앉았는데, 가지가지 보살이 앞뒤에 둘러 모시고, 가지각색 세상 차지신들이 가까이 모시고 공양하거든, 대중을 위하여 법 수레 운전함을 보았으며, 또 여래께서 지난 옛적 보살의 도를 닦을 때에, 여러 부처님 계신 데서 존중하고 공양하여 보리 마음을 내고 부처님 세계를 깨끗이 하며, 잠깐잠깐 동안에 한량없는 화신을 나타내어 시방세계에 가득하여 가지가지로 태어나는 장엄을 보았으며, 필경에 정각을 이루고 법 수레를 운전하며, 나중에 열반에 드시어 엄청난 신통 변화를 나타내는 그런 일들을 모두 보았노라.
선남자여, 저 묘한 광명이 나의 몸에 들어올 적에, 내 몸의 형상은 본래와 다르지 아니하였으나 실로는 모든 세간을 초월하였으니, 그 까닭은 그 때에 내 몸이 허공과 같아서 시방 보살의 궁전과 장엄과 자재하게 태어나는 신통 변화를 모두 태 속에 받아들인 연고니라.
선남자여, 그 때에 보살이 도솔천궁에서 내려오시려 할 적에, 열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보살 대중이 있어, 모두 보살과 더불어 서원이 같고, 행이 같고, 선근이 같고, 해탈이 같고, 지혜가 같고, 있는 지위가 같고, 신통이 같고, 나타남이 같고, 위력이 같고, 법신의 청정함이 같고, 색신의 위덕이 같고, 내지 보현보살의 공덕과 행과 원이 모두 같은, 이러한 보살들이 앞뒤에 호위하였으며, 또 8만 대용왕이 있는데 사갈라(娑竭羅)용왕이 으뜸이 되어, 모든 세간 차지신들과 더불어 제각기 가지각색 마니보배 누각을 타고 함께 와서 보살에게 가까이 받들고 공양하였다.
그 때에 보살이 신통의 힘으로써 모든 보살과 함께 온갖 도솔천궁에 나타났으며, 낱낱 천궁에 시방세계의 모든 남섬부주에 태어나는 영상과 헤아릴 수 없는 가지가지 신통 변화를 나타내며, 중생들을 교화하고 조복하여 모두 깨닫게 하며, 방일한 생각을 내지 않고 게으름을 여의어 집착이 없게 하였다. 또 신통으로 광명을 놓아 모든 세간에 널리 비치어 캄캄한 무명을 깨뜨리고, 모든 번뇌와 고통을 멸하며, 탐욕 경계를 벗어나게 하며, 중생들로 하여금 지난 세상에 지었던 업을 알고 나쁜 갈래에서 영원히 벗어나게 하며, 또 모든 중생을 구호하려고 그 앞에 나타나서 신통 변화를 보였으며, 이러한 신기한 일을 나타내고는, 권속들과 함께 천궁에서 내려와 내 몸에 들어왔으며, 그보살이 나의 뱃속에서 엄청난 신통으로 자재하게 다니면서, 혹은 삼천대천세계로 한 걸음을 만들기도 하고, 혹은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세계의 티끌 수 세계로 한 걸음을 만들기도 하였다.
또 잠깐잠깐마다 시방에 있는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세계의 티끌처럼 많은 세계마다 여래가 계신 도량에 모인 보살 대중과 사천왕천·삼십삼천·도리천·수야마천·도솔타천·화락천·타화자재천과 색계의 모든 범천왕들이 모두 와서 보살의 태에 계시는 일과 광대한 신통 변화를 뵈옵고, 공경하고 공양하며 법문을 들으려고 내 몸으로 들어왔다.
나의 뱃속에 이렇게 많은 여러 대중을 받아 넣었지만, 몸이 더 커지지도 않고 줄어들지도 않으며, 그 보살들도 각각 자기가 도량에 모인 대중에 있으면서 청정하게 장엄한 줄을 보았느니라. 선남자여, 이 사천하의 염부제(閻浮提)에서 보살이 태어날 때에 내가 그의 어머니가 되듯이 삼천대천세계에 있는 백억 사천하의 염부제 안에서도 그와 같았지만, 그래도 나의 몸은 본래 둘도 아니고, 또 하나도 아니며, 한 곳에 있는 것도 아니고 여러 곳에 있는 것도 아니니, 왜냐 하면 보살의 서원과 지혜로 환술같이 장엄한 해탈문을 닦은 까닭이니라.
선남자여, 내가 지금 비로자나부처님의 어머니가 된 것처럼, 지나간 세상에 나신 한량없는 부처님의 어머니도 되었노라. 선남자여, 내가 지나간 세상에 연못의 신이 되었을 적에, 보살이 연꽃밥 자리에 화생하시므로 내가 받들어 모시고 길렀더니, 모든 세간에서 모두 나를 일컬어 보살의 어머니라 하였으며, 또 지나간 세상 내가 보리 도량의 신이 되었을 적에 보살이 나의 품에 화생하였으므로 세상에서 나를 일컬어 보살의 어머니라 하였느니라.
선남자여, 이와 같이 한량없는 보살들이 최후의 몸에 머물면서 이 세계에서 가지가지 방편으로 태어나는 광대한 신통 변화를 나타낼 적마다 내가 그의 어머니가 되었으며, 이 세계에 현겁 동안에 처음 나신 구류손(拘留孫)여래와 다음의 구나함모니(拘那含牟尼)여래, 가섭(迦葉)여래와 지금 세존 석가모니여래가 탄생할 적에도 내가 그 때마다 어머니가 되었노라.”
“선남자여, 이 현겁의 오는 세상에 미륵보살이 도솔천으로부터 내려 오려 할 때에도, 큰 광명을 놓아 법계를 두루 비추어 모든 보살들을 나타낼 것이며, 최후의 몸[最後身]에 머물러서 광대한 신통 변화로 자재하게 태어날 적과 이 인간에서 문벌 좋은 집에 태어나서 중생들을 조복할 적에도 내가 어머니가 될 것이며, 이렇게 차례차례 사자 여래·큰 법빛 짐대 여래·묘한 눈 여래·깨끗한 구소마꽃 여래·묘한 꽃 길상 여래·제사(提舍) 여래·불사(弗沙) 여래·묘한 뜻 여래·금강 여래·때 여읜 여래·큰 달빛 여래·횃불 든 여래·소문난 여래·금강 난간 여래·깨끗한 뜻 여래·한 이치 본 여래·야청 몸[紺身] 여래·저 언덕에 뛰어난 여래·보배 불꽃 빛 여래·보배 불꽃 산 여래·큰 홰 든 여래·좋은 연꽃 여래·연꽃 내는 여래·이름 퍼진 여래·한량없는 공덕 재물 여래·훌륭한 등불 길상 여래·장엄한 몸 여래·잘 헤아리는 여래·자비 길상 여래·묘한 거둥 여래·변화한 여래·머무는 데 없는 여래·좋은 위엄 광명 여래·끝없는 음성 여래·원수 이긴 여래·의혹 없앤 여래·청정한 여래·넓은 빛 여래·깨끗한 소문 나타낸 여래·구름 길상 여래·가지가지 빛 상투 장엄 여래·큰 나무왕 여래·온갖 보배 여래·가지가지 빛 여래·보배 귀고리 여래·굳은 지혜 여래·큰 바다 지혜 여래·깨끗한 보배 여래·연꽃 갓 여래·기운 센 여래·서원이 원만한 여래·연꽃 화만 여래·크게 자재한 여래·길상한 님 여래·가장 훌륭한 여래이시다.
또 흰 전단 구름 여래·야청 빛 넓은 눈 여래·미묘한 지혜 여래·훌륭한 지혜 여래·살펴본 지혜 여래·치성한 왕 여래·견고한 지혜 여래·장엄왕 여래·구족 길상 여래·기쁜 사자왕 여래·자재천 여래·자재한 사자왕 여래·훌륭한 정수리 길상 여래·금강 지혜 길상 여래·산 광명 여래·묘한 덕광[德藏] 여래·묘한 보배 그물 여래·장엄한 몸 여래·묘한 지혜에 머문 여래·지혜 자재 여래·대자재천왕 여래·얻음 없는 모양 길상 여래·깨끗이 기쁜 여래·보시 잘한 은혜 여래·묘한 불꽃 지혜 여래·물 하늘[水天] 길상 여래·깨끗한 지혜 여래·훌륭한 맛 여래·높은 산에 오른 여래·자재한 공덕 여래·세상 원수 보호하는 여래·세상 말 일으킨 여래·공덕 자재 여래·위덕 짐대 여래·비로자나 묘한 짐대 여래·몸과 성품 보는 여래·하염[有] 여읜 향 여래·닦는 향 여래·가지가지 분별하는 묘한 몸 여래·묘하고 넓은 몸 여래·모든 향 불꽃왕 여래·가지각색 빛 금강 마니로 장엄한 여래·웃는 눈 여래·티끌 때 여읜 여래·키 큰 여래·좋은 변화 인간 천상 모은 여래·넓고 큰 하늘 여래·재물 하늘 여래·위없는 하늘 여래·고요한 것 따르는 여래·열고 깨달은 지혜 여래·번뇌 때 씻은 여래·큰 불꽃 광명왕 여래·모든 것 고요한 여래·비사가천(毗舍?天) 여래·금강산 여래·지혜 불꽃 빛 여래·큰 불꽃 빛 몸 여래·안락 짓는 여래·고요한 사자 여래·원만히 깨끗한 여래·깨끗이 묘하고 어진 여래·소문 길상 여래·용맹 정진 여래·제일의(第一義) 행하는 여래·고요한 빛 여래이다.
또 훌륭하고 더 높은 여래·매우 깊은 음성 여래·모든 땅 차지 여래·야청 광명 여래·장엄왕 여래·묘한 음성 길상 여래·훌륭하신 여래·존귀하고 훌륭한 길상 여래·훌륭하고 자재한 여래·위없는 의왕(醫王) 여래·공덕 달 여래·웃는 빛 여래·걸림없는 빛 여래·공덕 더미 여래·달 높이 솟은 여래·해 하늘 여래·두려움 없는 소문 여래·모든 존재[有] 벗어난 여래·용맹한 소문 여래·불꽃 빛 얼굴 여래·사라왕(娑羅王) 여래·소문 더미 여래·가장 나은 여래·약왕 여래·좋은 보배 여래·금강 지혜 여래·깨끗한 길상 여래·고요한 곳 여래·마니왕 여래·이길 이 없는 여래·가리울 수 없는 여래·여럿 모인 데 왕인 여래·큰 소문 여래·빨리 받는 여래·한량없는 빛 여래·큰 서원 광명 여래·비지 않고 자재한 왕 여래·법에 자재한 왕 여래·높은 불꽃 빛 여래·물러가지 않은 지위 여래·맑은 하늘 여래·좋고 묘한 하늘 여래·굳은 수행 칭찬 시비 관계 없는 여래·온갖 선지식 여래·해탈 음성 여래·유희왕 여래·삿된 왜곡 없는 여래·첨복꽃 맑은 빛 여래·가장 큰 공덕 여래·썩 좋은 달 여래·밝은 횃불 든 여래·잘난 몸 여래·말할 수 없는 여래·가장 깨끗한 여래·중생 벗 위안하는 여래·한량없는 광명 여래·두려움 없는 음성 여래·물 하늘 공덕 여래·붙박이 지혜 빛 여래·구소마꽃 좋은 여래·보배 달 불꽃 빛 여래·물러가지 않는 지혜 여래·물든 사랑 여읜 여래·집착 없는 지혜 여래·공덕 더미 모은 여래·나쁜 갈래 없앤 여래이시다.
그리고 또 겁 없는 여래·꽃 많이 흩는 여래·사자후 여래·제일의(第一義) 얻은 여래·가지가지 이치 얻은 여래·막힘 없이 보는 여래·다른 대중 굴복 받는 여래·바람처럼 빨리 가는 여래·붙박이 성품 여래·분별 바다 여읜 여래·이길 수 없는 여래·단장한 장엄 바다 여래·수미산 여래·향기 바람 지혜 여래·가없는 자리 여래·싸워 이긴 여래·행할 이 없는 여래·맑게 있는 여래·높은 보시 여래·자비심 따라 내는 여래·늘 달 여래·이익왕 여래·붙박이 쌓인 여래·썩 묘한 뜻 여래·따라 거두는 지혜 여래·높이 받는 여래 ·불꽃 빛 몸 여래·비길 수 없는 이름 여래·이익하는 지혜 여래·목숨 지닌 여래·아만 없애는 여래·종종 빛깔 여래·소문 갖춘 여래·위덕 큰 힘 여래·멸(滅)함 없는 여래·붙박이 하늘 여래·헤아릴 수 없는 길상 여래·벗어난 달 여래·최상왕 여래·보름달 쌓인 여래·맑은 공양 여래·움직이지 않는 눈 여래·희유한 몸 여래·모양 없는 지혜 여래·사랑 경계 여래·썩 뛰어난 여래·높은 사업 여래·보배 법 지혜 여래·옛적 따르는 여래·위없는 길상 여래·이길 수 없는 범천 여래·알 수 없는 공덕 빛 여래·위없는 법 경계 여래·끝없이 어진 여래·널리 따라 자재한 여래·가장 높은 하늘 여래와 누지(樓至) 여래에 이르기까지, 공덕이 원만하고 최후의 몸에 있어 현겁 동안에 이 삼천대천세계에서 부처님 되실 이의 어머니가 되었노라.
이 삼천대천세계에서와 같이, 이 화장장엄세계해의 온갖 세계종 안에 있는 세계마다 낱낱 사천하의 염부제 안에서와 나아가 시방의 모든 세계해 가운데 있는 온갖 세계에 이르기까지, 오는 세월이 끝나도록 많은 겁 동안 보현보살의 행과 원을 닦으면서 중생들을 조복하기 위하여, 자재한 힘으로 일부러 태어날 적마다 내가 몸을 나타내어 그의 어머니가 되노라.”
이 때 선재동자는 마야부인께 여쭈었다.
“거룩하신 이여, 이 보살의 서원과 지혜로 환술같이 장엄한 해탈문을 얻으신 지가 얼마나 오래었나이까?” “선남자여, 지나간 세월 헤아릴 수 없는 지난 세상 최후의 몸에 머문 보살의 신통한 눈으로도 알 수 없는 많은 겁 전에, 한 겁이 있었으니 이름은 깨끗한 빛이요, 그 때의 세계 이름은 수미덕(須彌德)이었다. 비록 산들도 있고 다섯 갈래[五趣]가 섞여 살지만, 그 나라에는 더러운 것이 없고 여러 가지 보배로 이루었으며, 깨끗하고 원만하고 장엄한 품이 사랑스러웠다.
그 세계에는 천억 사천하가 있는데, 한 사천하의 이름이 향기 바람 위덕 사자 짐대[香風威德師子幢]였다. 그 가운데는 80억 왕성(王城)이 있으며, 그 가운데 한 성이 있으니 이름이 가장 훌륭한 구족 짐대였고, 거기에 있는 전륜왕의 이름은 용맹정진대위덕(勇猛精進大威德)이었으며, 그 왕성 북쪽에 도량이 있으니, 이름이 가지 각색 묘한 빛 광명이요, 그 도량 차지신의 이름은 길상 눈[吉祥眼]이었다.
그 때에 한 보살이 계신데 이름이 때 없는 짐대[無垢幢]였다. 도량에 앉아서 정각을 이루려 하는데, 금빛 광명 마군이 가지각색 형상을 가진 한량없는 권속 마군을 데리고 보살의 앞에 와서 보살의 공부를 깨뜨리려 하였다. 그 전륜왕은 보살의 자재한 신통을 얻었으므로 큰 신통 변화로 마군을 깨뜨려 부수려고, 마군보다 곱이나 되는 군대를 변화하여 도량을 둘러쌌더니, 마군들은 황망하여 제각기 흩어져 버리고, 보살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었다.
그 때에 도량 차지신은 이 일을 보고 매우 기뻐하여 그 전륜왕에게 아들 같은 생각을 가졌으며,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서원하기를 ‘이 대위덕 전륜성왕이 날 적마다 나의 아들이 되고, 내지 성불할 때는 나는 늘 그의 어머니가 되어지라’고 하였다. 그리고는 이 도량에서 다시 10나유타 부처님을 만나 받들어 섬기고 공양하여 기쁘게 하였노라.
선남자여,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 도량 차지신은 딴 사람이 아니고 나였으며, 전륜왕은 지금 세존이신 비로자나 여래·응공·정등각이시니, 나는 저 부처님께 서원을 세운 뒤부터 이 부처님 세존께서 시방세계의 모든 갈래에서 군데군데 태어나면서, 용맹하게 정진하고 선근을 심으며, 여래께 공양하고 보살의 행을 닦으며, 모든 중생을 교화하여 성숙하고, 나아가 최후의 몸에 이르기까지 잠깐잠깐 동안에 시방세계에 보살로 태어나며 신통 변화를 나타낼 때마다 항상 나의 아들이 되고, 나는 그의 어머니가 되었노라. 선남자여, 지난 세상에나 이 세상에서나, 시방의 한량없는 세계의 부처님 여래들이 부처를 이루려 할 적에는, 모두 배꼽으로써 가지가지 큰 광명을 나타내어 내 몸과 권속과 궁전을 비추며, 그의 최후의 몸에는 모두 내가 그의 어머니가 되느니라.
선남자여, 나는 다만 이 보살의 서원과 지혜로 환술처럼 장엄하는 해탈문을 얻었을 뿐이다. 저 보살마하살들이 불쌍히 여기는 큰 마음을 갖추고 일체지로 모든 중생을 교화하고 조복하여 싫증내거나 게으르지 아니하며, 잘 참는 행에 있으면서 만족한 줄을 항상 알고, 감로 맛을 먹어 마음이 다할 줄을 모르며, 온갖 마군과 나쁜 사람들이 시끄럽게 하지 못하고, 마음이 흔들림도 없고 조급함도 없고, 높고 낮음도 없고, 아첨하지도 않고 번뇌의 행이 없으며, 잠깐잠깐에 백천 삼매에 들어가고, 잠깐잠깐에 백천 부처님을 뵈옵고, 잠깐잠깐에 백천 부처님의 힘을 알고, 잠깐잠깐에 백천 세계를 흔들고, 잠깐잠깐에 백천 세계로 다니며, 잠깐잠깐에 광명이 백천 세계에 비치며, 잠깐잠깐에 백천 중생을 성숙하고, 잠깐잠깐에 마음대로 백천 겁에 머물고, 잠깐잠깐에 지난 세상과 오는 세상의 백천 겁에 깊이 들어가고, 잠깐잠깐에 백천 법문을 알고, 잠깐잠깐에 백천 부처님 몸을 나타내고, 잠깐잠깐에 백천 보살을 나타내어 권속을 삼으며, 자재한 힘으로 잠깐잠깐마다 낱낱 털구멍에 한량없는 부처님의 신통 변화를 나타내며, 삼보의 있는 데서 끝까지 성취하여 깊은 신심이 무너지지 아니하며, 가지가지 변천하는 모든 행(行)의 나고 없어지는 경계를 잘 알며, 가지가지 법의 근본 성품이 나는 것 아님을 잘 알며, 가지가지 세간이 더욱 더 변천하여 이루어지고 무너짐을 잘 알며, 가지가지 업으로 태어나는 차별을 잘 알며, 가지가지로 나고 죽고 열반하는 경계선을 잘 알며, 가지가지 부처 세계의 더럽고 깨끗함이 같지 아니함을 잘 알며, 지난 세상 오는 세상의 보살들이 가지가지로 닦아 익힘을 잘 알며, 온갖 법의 모양도 없고 다함도 없는 것을 잘 아는 일들이야, 내가 어떻게 알고 어떻게 그 보살들의 행과 지혜와 공덕을 말하겠는가? 선남자여, 이 삼십삼천에 왕이 있으니 이름이 구족정념(具足正念)이요, 그 왕의 딸이 있으니 이름이 천주광(天主光)이다. 그대는 그에게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보살의 도를 닦는냐고 물으라.”
그 때에 선재동자는 가르침을 받고 머리를 숙여 그 발에 절하고, 수없이 돌고 공손히 사모하며 일심으로 우러러보면서 하직하고 물러갔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