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섭스님─ 백중(百衆)

백중(百衆)

-가섭스님-

거꾸로 살아감 바로 세움 의미 불교의 효 실천운동이며 수행 하안거 입재 후 시작된 무더위로 여름을 실감하고 있다.

긴 장마와 폭염을 도반삼아 함께하는 하안거는 7번의 포살을 해야 끝이 난다.

포살은 결제한 대중이 자신의 수행을 검점하는 불교의례이다.

보름에 한 번씩 주기적으로 행해지는 결계포살은 부처님 당시부터 내려오는 오래된 수행전통이며 화합대중을 이루는 근간이다.

또한 음력 7월 보름 하안거 해제를 앞두고 행해지는 자자(自恣)도 승가의 대중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수행 중의 하나이다.

자신의 정진을 돌아보며 함께했던 대중들에게 자신의 부족함을 고백하는 것으로 절집 본래의 수행 특징이다.

이러한 포살자자를 통해 대중생활의 엄중함을 배우고 수행공동체의 일원으로 거듭날 수 있는 것이다.

음력 7월 보름에 포살과 자자를 마치면 많은 스님들이 악도에 빠져 있는 망령들을 위해서 공양을 올리며 재를 베푼다.

이를 백중이라 하여 절집에서는 ‘우란분재’라고 한다.

우란분이라는 말은 산스크리트 울람바나(ullambana)를 음사한 말로 도현(倒懸)이라고 하여 거꾸로 매달려 고통을 받는 지옥중생을 의미한다.

우란분재의 유래는 부처님 10대 제자인 목련존자로 인한 것이다.

<목련경>에 보면 효심이 지극했던 목련존자는 어릴 적 이름이 나복(羅卜)이라 하여 왕사성의 부호인 부상(傅相)장자의 아들이었다.

아버지는 육바라밀을 잘 실천하던 덕망이 높은 분이었던 반면에 어머니 창제(靑提)부인은 흥이 많고 살생을 하며 술과 육식을 즐기는 방탕한 생활을 하였다.

결국 어머니는 거칠고 억센 행업을 짓고 세상을 떠나자, 나복은 어머니를 위해서 대승경전을 읽으며 3년 상을 치른다.

그리고 출가하게 된다.

출가 후 정진을 통해 부처님제자 중에 신통제일의 아라한이 된 목련존자는 부모님을 생각한다.

아버지는 천상의 복을 누리는 반면, 어머니는 극심한 고통을 받는 지옥에 떨어진 모습을 보게 된다.

이를 본 목련존자는 신통력으로 어머니께 음식을 주었지만, 어머니가 받아먹으려 하면 음식이 불로 변하여 먹을 수가 없었다고 한다.

이에 목련존자는 부처님께 어머니를 구원할 방법을 물었다.

부처님은 어머니를 위해서 100 가구를 돌아 100가지 음식(百種)을 마련해 100명의 스님(百衆)을 모시고 공양을 하며 재를 베풀면 그 공덕으로 어머니가 좋은 세계에 가서 날 것이라고 말씀하신다.

100가지라는 것은 아마도 정성이 가득한 마음과 많다는 의미로 쓰였을 것이다.

재(齋)라고 하는 것이 본래 몸과 말과 뜻의 세 가지 업(業)을 깨끗이 하여 나쁜 행위를 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음식을 마련하여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는 것을 말하지만 요즘에는 영가를 위해서 천도하는 의식을 재라고 한다.

재를 봉행할 때는 행동을 정숙하게 하고 마음은 지극하게 정성을 다하며, 항상 영가의 극락왕생을 발원하는 마음을 잃지 않아야 한다.

지극한 마음으로 돌아가신 분들을 위해 정성을 다하는 것은 살아있는 우리들의 자신을 돌아보는 좋은 계기인 동시에 무량한 복전을 짓는 일이기 때문이다.

불교의 재(齋)는 넓게는 한국문화의 가장 큰 장점인 효 실천의 전통을 계승 발전시키는 일인 동시에 제사문화(祭祀文化)를 불교의 재(齋)로 승화시켜 한국문화 지킴이 역할을 하는 일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시대의 백중, 즉 우란분재는 더욱 중요한 가치를 지니며 불자라면 누구나 동참해야하는 중요한 불교의 효 실천운동이며 수행인 것이다.

우란분(盂蘭盆)이라는 말은 거꾸로 매달려 고통을 받는다는 의미이다.

우리들의 일상에서 뒤바뀐 생각으로 뒤바뀐 생 활을 하며 고통을 받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우란분재를 통해서 중생들의 전도된 가치관, 즉 어리석은 마음으로 욕망을 좇아서 세상을 잘못보고 거꾸로 살아가는 생활을 바로 세우는데 의미가 있다.

우란분재는 바른 견해로 참나(眞我)를 찾아 참살이로 살아 가기 위한 서원이자 수행인 것이다.

[불교신문2923호/2013년6월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