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면스님─육신의 출가 마음의 출가

육신의 출가 마음의 출가

일면스님

스님은 왜 출가했느냐고 묻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세속의 괴로움을 피하기 위해 출가한 것은 아니냐고 묻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출가 전까지 맺고 있던 모든 인연과 즐거움만이 끊어지고, 괴로움은 그대로 남아 수행 생활에 방해가 되기도 합니다.

분명 출가는 쉬운 일은 아닙니다.

출가(出家)’는 단순히 집을 나서는 것이 아닙니다.

출가’는 범어로 프라브라지타(pravrajita)라고 합니다.

번뇌에 얽매인 세속의 생활과 인연을 여의고 성자의 수행 생활에 들어간다는 뜻입니다.

가정이나 세속의 집착, 속박을 모두 끊고 집을 떠나서 진리를 구하는 것입니다.

세속의 티끌을 여의었다고 해서 출진(出塵)이라고도 합니다.

진은 물론 번뇌를 가리키는 말 입니다.

또 출가자는 모든 것이 공(空)함을 알고 이 공에 의지해서 열반의 깨달음에 들어가기 때문에 공문자(空門子)라고도 합니다.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출가는 인간의 이기적인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을 뜻한다고 하겠습니다.

이렇게 출가의 본 뜻을 새긴다면 육신의 출가는 수행자가 되기 위한 일차적인 출가이고, 궁 극적으로는 정신과 마음의 대자유를 이루는 것을 참된 출가라고 하겠습니다.

석가모니 부처님의 출가를 통해서 우리는 출가의 참된 의미와 불교의 본래 목적을 알 수 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태자 시절에 출가를 하시면서 4가지 원(願)을 세웠다고 합니다.

이것을 ‘출가사원(出家四願)’이라고 합니다.

첫째, 중생의 괴로움을 구제하겠다.

둘째, 중생의 혹장(惑障) 즉 번뇌의 장애를 없애겠다.

셋째, 중생의 사견(邪見) 즉 잘못된 견해를 끊겠다.

넷째, 중생의 생사윤회의 바다에서 헤매는 것을 제도하겠다.

이상의 네 가지 서원이 부처님의 출가사원입니다.

부처님의 출가는 중생을 제도하겠다는 대 원력의 실천이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출가를 한 사람은 엄격한 수행 생활을 거쳐 중생을 제 도할 수 있는 근기를 갖추고 실천해 나가야 하는 것입니다.

스님들은 부처님의 뒤를 이어 진리를 깨닫고 중생의 제도하겠다는 대원력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집을 떠나 집이 없는’ 환경에서 오직 한 가지의 목적인 중생제도를 위해 혹독한 수행 생활을 이겨나가야 합니다.

출가 수행자가 ‘집’을 가지려 하고, 그 집에 필요한 것들을 가지려 하는 마음이 일어나는 그때부터 출가의 본래 목적은 사라집니다.

그 순간부터 오로지 집과 집에 속한 것들을 가지기 위한 수단으로 출가는 전락하고 마는 것입니다.

출가 수행자들인 스님들은 산문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자신을 낮추는 일부터 배우게 됩니다.

마음까지 없애는 수행을 합니다.

그것을 하심(下心)이라고 합니다.

겸손과 절제를 통해서 세상의 온갖 지식과 명예, 돈과 권력으로부터 절대 자유로운 참 자유 의 경계로 들어가는 것입니다.

산문 입구에는 그래서 ‘산문을 들어서는 자는 반드시 세속의 지식을 벗어던지라((입차문내 (入此門內) 막존지해(莫存知解)).’라는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출가 이전의 지위나 학벌, 권위, 세속에 있을 때 자신이 지닌 모든 것을 버리고 평등한 출가 수행의 길에 전념하라는 뜻입니다.

해인사의 오래 주석하셨던 고암 큰스님께서는 출가 시작부터 철저하게 하심을 실천하신 것 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스님께서 출가하시고 얼마 되지 않아 대중 스님들의 고무신이 항상 깨끗하게 닦아 놓은 것입니다.

뒤에 밝혀졌지만 바로 고암 큰스님께서 하신 일이라고 합니다.

신을 철저하게 낮추고, 함께 수행의 길을 걷는 도반들의 신발을 남모르게 닦아 놓는 일, 쉬운 일 같지만 하심이 몸에 배어 있지 않으면 어려운 일입니다.

스님께서는 평생을 이렇게 수행에 전념하셨고, 한국불교에 큰발자국을 남긴 큰스님이 되셨 던 것입니다.

출가해서 바른 수행을 쌓지 못하는 것은 부처님과 수많은 선지식, 조사 스님들을 속이는 일 입니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중생과 생명을 저버리는 일이 됩니다.

그 업력(業力) 또한 헤아릴 수 없이 큰 것입니다.

비단 출가자뿐만 아니라 재자 불자들에게 도 해당되는 말입니다.

육신의 출가를 형식적인 출가라고 한다면 마음의 출가는 진정한 의미의 해탈입니다.

적당히 불자인 척 하면서 살아가며 업을 쌓는 생활이 되어서는 안되겠습니다.

항상 도(道)에 마음을 두고 대도성취(大道成就)의 원력을 실현하기 위해 정진하는 생활이 되어야겠습니다.

일면스님─뿌린 대로 거둔다

뿌린 대로 거둔다 /

일면스님

인과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우주의 실체이며, 뿌린대로 거둔다는 단순한 원리로 적용되지 않는 경우가 없습니다 그러나 시간을 짧게 잡아보면

간혹 인과의 원리가 적용되지 않는 것처럼 보일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의 흐름을 길게 보면

어떤 경우에도 인과의 원리가 적용되지 않는 경우가 없습니다 심지어 생을 거듭하면서도

떼어버릴 수 없는 것이 인과의 법칙입니다 .

자기가 지은 것은 반드시 자기가 받게 마련입니다.

누구도 대신할 수 없습니다.

좋은 일을 하면

반드시 좋은 결과를 얻게되고, 나쁜일을 하면

나쁜 결과를 얻되

반드시 자기 자신이 받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인과의 진리를

소홀히 생각한다면

스스로의 앞길을 막는 결과를 낳게 될 것입니다.

스스로의 미래가 잘못되기를 바라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자신의 앞날이 복되기를 바란다면

먼저 뿌린 대로 거둔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좋은 복의 씨앗을 열심히 심고 가꾸어야 합니다.

생명나눔의 편지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