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자스님─날마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야

날마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야 -선묵 해자스님 – 새해 첫 법문은 《백유경》에서 나오는 재미난 이야기로 시작해 볼까합니다.

옛날 어느 왕에게 좋은 나무 한그루가 있었습니다.

그 나무는 높고, 넓고, 아주 크며, 향기롭고 맛있는 열매를 맺으려고 했습니다.

그때 한 신하가 이르기를 “이 나무는 장차 맛있는 열매를 맺을 것입니다.

왕께서는 이 과일을 먹어보지 않겠습니까?”라고 말합니다.

왕은 “나무가 너무 높고, 넓어 아무리 먹고 싶어도 얻을 방법이 없노라”고 안타까워합니다.

이에 신하는 나무를 베어서 그 열매를 얻으라고 꼬입니다.

왕은 결국 열매를 얻기 위해 나무를 베어냅니다.

하지만 그가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불자 여러분, 이 이야기를 읽고, 어떤 생각이 드셨습니까? 우리는 세상을 살면서 물, 바람, 공기, 흙, 태양 등 자연의 고마움을 잘 느끼지 못합니다.

장마가 지거나 가뭄이 들면 태양을 탓하고, 태풍이 몰아치면 물과 바람을 원망할 뿐, 평소 그 고마움은 잊고 삽니다.

산불이 나면 불을 탓하고, 황사가 심하면 모래먼지와 바람을 원망하기만 할 뿐, 이런 자연 요소들이 우리의 생활에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서는 잘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 어리석은 왕처럼 말입니다.

고마운 것은 물, 바람, 공기, 흙, 태양만이 아닙니다.

아침에 눈을 뜬 후 마주대하는 남편, 아내, 아들과 딸, 부모님도 얼마나 고마운 존재입니까? 자연과 마찬가지로 만약 그들이 없다면, 여러분의 마음은 얼마나 아플까요? 상상도 하기 싫으시지요? 그런 만큼 그들이 있어서, 건강하게 내 곁에 있어줘서 고마운 마음을 항상 가져야 합니다.

또 이웃이 있어 고맙고, 친구가 있어서 고맙고, 직장이 있어서 고마운 마음을 항상 간직하며 살아야 합니다.

세상에 모든 사람에게 소원을 물어봐도 답은 결국 하나로 귀결됩니다.

바로 ‘행복한 삶을 살고 싶다’입니다.

그럼, 무엇이 행복한 삶일까요? 내 곁에 존재하는 모든 존재들에게 고마움을 느끼는 삶이야말로 진정 행복한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불자 여러분.

올 한해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봅시다.

여러분의 삶이 날마다 기쁘고, 날마다 즐거운 삶이 되리라 확신합니다.

부처님께 기도하고, 수행 정진하는 것도 이런 마음가짐을 갖고 해야 합니다.

마음에 탐욕만 가득한 상태에서 기도하고, 수행해봐야 그 어떤 효과도 거둘 수 없습니다.

오히려 걱정과 근심만 쌓일 뿐입니다.

마치 썩은 나무로 기둥을 세우는 것과 같습니다.

썩은 나무로 집을 지으면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무너지기 마련입니다.

쓰레기 더미에 씨앗을 심었는데 싹을 틔울 리가 있겠습니까? 탐욕에 휩싸인 채 기도하고 수행하는 것도 이와 같습니다.

은사이신 청담 큰스님은 법문을 하실 때마다 ‘마음’공부를 강조하셨습니다.

온 우주가 한 마음에서 시작해서 끝이 난다고 가르치셨습니다.

육신은 허깨비고, 마음이 진짜배기라고 강조하셨습니다.

항상 고맙고,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야 한다고 얘기한 이유도 여러분의 마음을 청정하게 만드는 가장 쉽고, 가장 빠른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항상 감사하는 사람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습니다.

인상이 자연스레 밝아지고, 그를 보는 사람들도 함께 즐거워집니다.

불자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이 가지는 ‘감사하는 마음’은 여러분의 가정, 이웃, 직장 나아가 이 사회를 더욱 밝고 즐겁게 만들어줄 것입니다.

그리고 결국에는 여러분의 인생을 행복하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생각만 해도 행복해지지 않습니까? 새해가 시작되면 여러 가지 계획을 세우고, 스스로 다짐을 하게 됩니다.

임진년 새해에는 ‘날마다 모든 만물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갖자’는 다짐을 실천해봅시다.

아침에 일어나서 오늘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보내자고 다짐을 하고, 잠자리에 들 때 오늘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았는지를 되돌아봅시다.

불자 여러분의 하루하루가 변하는 것을 몸으로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옛 선사들은 “발심(發心)과 필경(畢竟)이 둘이 아니지만, 두 마음 중에 먼저 마음이 더 어렵다”고 했습니다.

즉, 깨달음에 이르는 것보다는 처음 마음을 내기가 더 어렵다는 얘기입니다.

새해 아침을 맞아 불자 여러분들이 마음속에 새긴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겠다’는 다짐은 이 세상을 맑고 향기롭게 만드는 큰 씨앗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