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상스님─영가 천도는 어떻게 하면 되나요

영가 천도는 어떻게 하면 되나요

-법상스님-

Q: 돌아가신 부모님이 자꾸 꿈에 보입니다.

주변 분들이 영가천도를 하는게 좋겠다고 권하시네요.

영가천도가 무엇이고 또 어떻게 하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영가천도는 절에 가서 해야만 하나요? 꼭 그렇지 않다면 제가 돌아가신 분을 천도하기 위해 어떤 기도를 할 수 있을까요? A: 천도(遷度)라는 것은 영가가 어리석은 마음, 집착하는 마음을 돌이켜 밝은 길로 가도록 안내하는 것입니다.

천도를 하는 방법에는 차려 놓은 음식을 공양함으로 영가를 달래주는 방법, 스님의 법력과 부처님 말씀으로 영가를 놓아주는 방법, 경전 유포 등을 통해 복 없는 영가에게 복을 짓도록 해주는 방법, 영가와 인연있는 당사자가 스스로 영가를 위해 기도하고 독경과 염불을 해주는 방법 등이 있는데 이런 방법들이 지극 정성으로 하나가 된다면 그것이 가장 빠른 방법일 것입니다.

그런데 대부분 사람들이 영가천도는 절에서 스님들만이 해 줄 수 있는 거라는 생각을 합니다.

이것은 잘못된 생각입니다.

물론 스님들께서 지극 정성으로 하시는 염불과 법력으로 인해 고인이 좀 더 빨리 착심(着心)을 끊을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러나 ‘스님들께 맡겨 놓으면 다 알아서 해주시겠지’ 라고 생각하고 있다면 천도가 바르게 될 리가 없습니다.

사실 천도의 주체는 나 자신이 되어야 합니다.

내 자신의 간절하고 지극한 마음과 정진심이 더 큰 천도의 힘이 되기도 하는 것입니다.

특히 돌아가신 영가가 내 가족이거나 각별한 애착으로 얽힌 분이라면 더욱이 나 자신의 천도 기도가 더 큰 힘을 발휘하게 될 것입니다.

나에게 집착하는 영가의 착심을 나 스스로가 떼어내고 영가에게도 집착을 버리라고 독송해 준다면 영가가 더 빨리 알아 듣는 것은 당연하겠지요.

법우님이 스스로 천도기도를 하겠다고 밝은 마음을 내신다면 우선 49일이나 100일, 혹은 길게는 1000일 정도 기간을 정하고 기도를 할 시간을 정하세요.

그 기간 동안 그 시간에는 어김없이 기도를 하겠다고 발원을 하세요.

발원이 밝고 원만하면 그 시간을 법계에서도 성공적으로 보장해 주겠지만 내 마음에 간절함이 별로 없다면 그 시간에 이런 저런 핑계거리가 자꾸 생겨날지 모릅니다.

기도하는 데 있어 중요한 것은 자신의 근기를 바로 알고 실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하루에 많은 시간을 내어서 기도를 한다면 좋은 일이겠지만 본인의 근기가 그렇게 되지 않는다면 조금씩 조금씩 조바심 내지 않고 기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선 (금강경)을 독경하도록 하십시오.

금강경은 아상(我相)과 아집(我執)을 타파하도록 이끌어 주며 본래 무아(無我)라는 것, 그 어디에도 집착할 것이 없다는 것, 인연 따라 오고 갈 뿐이라는 부처님 가르침을 통해 그동안 가지고 있던 집착의 덩어리를 놓아버릴 수 있도록 이끌어 줍니다.

독경을 처음 한다면 하루 한 독으로 시작하고 점점 3독이나 7독으로 늘려갈 수도 있을 것입니다.

물론 (지장경)을 독송해 주는 것도 좋습니다.

(금강경)이 지혜를 밝혀주어 집착을 타파하도록 이끈다면 (지장경)은 악업의 결과로 지옥에 떨어지는 것을 막아주도록 이끌 것입니다.

독경을 할 때는 부처님께서 직접 나와 영가를 앞에 놓고 법문을 해주신다고 믿으면서 간절한 마음으로 독경을 해야 합니다.

내 스스로 경전을 독송하며 그 의미를 잘 새기며 하는 것이 좋겠지요.

날마다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독경을 해야 합니다.

그러면서 독경만 하지 말고 (금강경)에 관한 해설 책들을 읽고 (금강경)의 뜻을 공부하고 또 실천하면서 독경을 하시기 바랍니다.

내가 경전의 내용을 직접 깨달아 알아야 영가에게도 그 뜻을 들려줄 수 있을 것입니다.

다음으로 ‘나무아미타불’ 이나 ‘지장보살’ 염불을 하시기 바랍니다.

염불하는 공덕으로 지옥에 떨어지지 말고 서방정토 극락세계, 아미타 부처님의 세계로 갈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합니다.

지장보살 염불의 공덕으로 지옥에 떨어지지 않기를 기원하고 아미타 부처님 염불 공덕으로 서방정토 극락세계에 왕생을 발원하는 것이지요.

관세음보살님이 아미타 부처님의 협시보살이니 관세음보살 염불도 마찬가지 의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상생활 속에서도 간절한 마음으로 염불을 하고 독경하기 전후에도 10분이든 30분이든 염불을 하시기 바랍니다.

염불이나 독경을 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내 마음을 자꾸 다른 곳으로 보내지 말라는 것입니다.

내 마음을 잘 관(觀) 하면서 염불하고 독경을 해야 합니다.

내가 깨어 있어야 영가도 깨어 있는 우리의 염불과 독경을 듣습니다.

염불이나 독경을 하면서 마음이 다른 생각으로 가득 차 있다면 영가는 염불이나 독경 소리를 듣지 않고 다른 생각하고 있는 그 소리를 들을 것입니다.

영가는 천도자의 마음을 보는 것이지 소리나 겉모양을 보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염불과 독경을 하는 사람이 염불과 독경을 하는 자신을 관함으로써 염불 독경하는 자신의 관행(觀行)을 그 영가도 똑같이 실천하게 됩니다.

설령 염불하는 우리는 염불 독경하는 그 근본주처 , 마음자리를 볼 수 없을지라도 나의 정진으로 인해 영가가 그 마음자리를 깨치도록 이끄는 것이지요.

이렇게 간절히 기도한다면 부모님 영가를 법우님이 직접 천도할 수 있습니다.

천도를 봉행하는 법우님의 정성과 천도에 임하는 마음가짐이 영가의 마음자리를 울려 밝은 길로 이끌 것입니다.

그것을 굳게 믿으시기 바랍니다.

또한 (금강경)이나 감동 있게 읽은 불교 책을 구입해서 주위 분들에게 법공양을 베풀도록 하세요.

그 법공양 책을 읽은 많은 분들의 내적인 감동만큼 영가 또한 감동을 하고 법문을 듣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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