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묵스님─금강경은 인류 교과서

금강경은 인류 교과서… 독송하면 뇌세포 안정

송광사 금강산림대법회 현묵 스님 (송광사 유나)

금강경은 해탈의 가르침 전해

하루에 한번씩 읽으며 수행 권해

정진 잘하면 선정이 생기고

선정이 생기면 지혜가 생긴다

누군가 나를 비난·험담 하더라도

마음 텅 비우는 여유 가져라

▲ 현묵 스님은 … 현묵 스님은 1971년 구산 스님을 은사로 송광사로 출가, 1972년과 1976년에 사미계와 비구계를 각각 수지했다.

1975년 겨울 송광사 선원에서 수선안거 이래, 전국제방선원에서 현재까지 79안거를 성만했다.

1983년부터 지리산 칠불사선원에서 10년간 산문(山門)을 나오지 않고 참선수행하며 7년간 묵언정진했고, 대중과 함께 3년결사 정진을 회향했다.

그후 무문관선원과 제방선원에서 정진하다가 1998년부터 송광사선원에서 정진하며 조계총림 유나 소임을 맡고 있다.

금강경은 한국 불자들에게 가장 널리 읽히는 경전 중 하나다.

금강경의 가장 큰 가르침은 바로 무주상 보시일 것이다.

어떤 것도 바라지 않고 기꺼이 내어 주는 것.

어려운 길이지만 그것이 우리의 삶을 좀더 풍성하게 해주는 지혜의 방편임을 절감하게 된다면 이 또한 큰 삶의 지침이 될 것이다.

읽고 또 읽으며 스스로의 마음을 비우는 길.

그래서 텅빈 마음 가운데에서 불법의 꽃을 피우는 진정한 도의 길을 안내해주는 금강경의 세계로 들어가보자.

무주상 보시 강조하는 금강경

지금부터 금강경에 대해서 간략하게 말씀 드리겠습니다.

금강경의 경전 구성은 발심, 수행,성불 이렇게 세단계로 나눠져 있습니다.

발심이라는 것은 내가 일체중생을 구제하겠다는 큰 원을 세우고 발원하면서 수행에 들어가는 겁니다.

또 수행이라는 것은 지혜와 자비를 구하기 위해서 열심히 정진해 그 힘으로 금강경에 무수히 나오는 무주상보시를 행하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원성불 도중생’ 원컨대 성불을 이루고 난 뒤에는 많은 이웃들, 많은 중생들을 구제하는 그런 인연을 맺어야 합니다.

그것이 불교의 근본 목적이고, 부처님의 가르침입니다.

금강경에는 약본 금강경이 있고, 광본 금강경이 있습니다.

약본 금강경은 1분~5분까지가 발심, 수행, 성불로 이어져있기 때문에 이 속에서도 금강경의 핵심이 다 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 발심하고 어떻게 수행해야 될 것인가 묻고, 나중에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들려줍니다.

‘무릇 모든 형상이 있는 것은 다 허망하니, 모든 형상이 형상이 아닌 줄 알면 즉견여래 곧 부처를 보리라’ 하셨습니다.

광본 금강경은 제1분에서 32분 전체를 말합니다.

그 속에서 중요한 부분은 또 반복해서 자꾸 나옵니다.

부처님께서는 설법하시다 중요한 부분은 반복해서 여러번 강조하신 것이 있고, 또 게송으로서 요약해서 들려주신 부분도 있습니다.

그래서 금강경은 정말 모든 종파와 사상을 초월해서 해탈의 가르침을 들려주신 겁니다.

이런 이유로 금강경은 인류의 교과서라 하기도 하고, 또 행복의 열쇠라 하기도 합니다.

금강경의 대의는 무엇이냐? 파이집 현삼공(破二執 現三空) ‘두 가지를 깨뜨리고 세 가지를 드러낸다’ 이런 뜻이 담겨 있습니다.

파이집은 아집, 법집을 깨뜨린다는 뜻이고 현삼공은 아공, 법공, 구공을 말합니다.

아공은 내가 공하다는 것을 깨닫고, 법공은 나 외에 모든 사물이 다 공하다는 것을 깨닫고, 공하다는 것을 깨닫고 거기에 빠지면 안됩니다.

그래서 공하다는 생각도 함께 구자를 써서 그것도 비워져야 한다 해서 구 ‘공’을 쓴 겁니다.

전체 흐름의 내용을 보면 항상 무주상 보시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무주상 보시는 또 육바라밀을 나타낸 것입니다.

그래서 조계종에서는 소의경전을 금강경으로 삼고 있습니다.

소의경전이라 하면 수행의 지침서, 생활의 지침서 이런 뜻이 담겨져 있죠.

용수보살은 반야 600부의서 주석서를 달았습니다.

대지도론이 백여권이나 됩니다.

여기에서 보시는 재보시, 무외시, 법보시 세 가지가 있다 했습니다.

재보시는 재물보시를 말합니다.

어른이 되면 입은 지퍼로 잠그고, 주머니는 자꾸 오픈해 베풀라고 하잖아요.

그런데 보면 주머니는 딱 닫아놓고, 입은 열어서 잔소리로 보시 하면 젊은 사람들이 좋아하겠어요? 오늘 이 강의 들으신 분은 입은 딱 지퍼로 잠그고, 주머니는 자꾸 열어서 베풀어야 합니다.

그것이 부처님 가르침이고, 금강경 내용하고 통하는 겁니다.

주어도 주었다는 생각까지도 없어야 무주상보시가 되는 것입니다.

무외시, 육바라밀중 지계와 인욕

무외시란 뭐냐? 무외시는 육바라밀 중에서 지계와 인욕을 가리킵니다.

오계를 잘 지키면 어떻습니까? 남을 해치지도 않고, 남의 것을 훔치지도 않고, 삿된 행동도 하지 않고, 거짓말도 하지 않고, 술도 마시지 않으니 얼마나 좋습니까? 남을 편안하게 해주는 그런 자비스런 모습이 됩니다.

또 인욕바라밀도 무외시에 들어갑니다.

요즘 청년들 불교에 입문하게 된 계기가 직장생활하고 사회생활하면서 너무 많은 상처를 받는다는 거예요.

그래서 마음의 상처를 달래고 힐링을 하기 위해서 절에 왔다고 합니다.

근데 참을 때도 마음을 텅 비우고 참을 줄 알아야지 끙끙 앓으면 안 됩니다.

어떤 스님 법문에 보면 이런 말씀이 있어요.

남이 나를 비난하고 험담하더라도 비바람 지나가는 것처럼 생각하라는 거예요.

그냥 듣고 흘리면 돼요.

내가 남에게 비난을 듣고 험담을 듣는다고 해서 내 지갑의 돈이 술술 빠져나가는 것도 아니잖아요, 누가 나를 비난할 때마다 돈이 오만원씩 빠져나간다면 마음이 아프고 걱정이 되겠지만, 내 지갑은 그대로야.

남이 나를 비난해도 내 주머니 지갑은 그대로 남아 있고 칭찬을 해도 더 들어오는 것도 없어요.

내 주머니는 그대로예요.

칭찬을 하든, 비난을 하든 마음을 텅 비우고 “오늘은 뭐 일진이 별로 안 좋구나.

구름, 안개가 지나가는 구나” 이렇게 마음을 비우라 했습니다.

부처님께서도 이 세상에 영원한 칭찬도 없고, 영원한 비난도 없다 하셨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다 해결된다고 그렇게 믿고, 오히려 그 사람을 위해서 마음속으로 기도해 줘야합니다.

나를 위해서 구업을 지으니 내가 그 사람을 대신해서 마음속으로 대신 참회합니다.

부처님 그 사람 용서해주시고, 나로 인해 구업을 지었으니 제가 참회합니다.

이렇게 마음을 돌려 버리면 그게 아무것도 아니예요.

이렇게 한 생각 돌리면 지옥이 극락이 됩니다.

그러니 여러분도 어떤 말을 들어도 스트레스 받지 마십시오.

스트레스 받아 마음이 우울하면 그게 다 화병이 되는 겁니다.

그리고 법보시라는 것은 책을 찍어서 공양하는 것도 법보시지만, 진정한 법보시는 그게 아니고 육바라밀 중에서 정진을 잘하면 선정이 생기고, 선정이 생기면 거기서 또 지혜가 나옵니다.

지혜가 나올 때 법문도 해주고, 상담도 해주면 그게 법보시예요.

정진, 선정, 지혜 이 세 가지 바라밀이 법보시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금강경 전체의 흐름입니다.

내 마음 양보하면 만복이 온다

재미있는 얘기가 하나 있습니다.

시골에 아들 삼형제를 키운 집인데, 행정고시 패스한 자식도 있고 아무튼 자식들이 다 잘되었습니다.

아들 셋은 장가를 가서 서울에서 생활하고 있었는데 시골에 혼자 계시는 어머니를 어떻게 모실 것인지 며느리 세 사람이 의논을 하게 되었어요.

제일 큰 동서가 어머니가 한 군데 오래 계시면 지루하니 돌아가면서 석 달씩 모시자 제안을 했어요.

어머니가 눈치 보며 말씀이 없자 그렇게 결정이 됐고 돌아가면서 석 달씩 모셨어요.

그러다 나중에 석 달도 지루하니 한 달씩 모시자해서 한 달씩 모셨어요.

어머니는 힘도 없고 얻어먹는 처지에 잔소리하면 며느리들이 또 불편해할까 싶어 참았다고 해요.

근데 둘째가 가만 생각해보니 열불이 나는 거예요.

맏이가 살림도 많이 받고 하는데 한 달씩 모시자니 화가 난거죠.

고민고민하다 며느리가 스님께 상의를 했대요.

스님이 며느리 얘기를 가만히 듣고는 “보살님이 가슴이 두근거리고 화병이 생긴 건데 해결할 방법이 하나 있습니다.

일년 내내 어머니를 모셔 버리세요.

보살님이 한 생각 돌이켜서 시어머니다 생각지 말고 전생에 내 어머니다 생각하고 모셔버리세요.

그러면 보살님 집에 좋은 일도 많이 생길 것이고, 보살님 병도 깨끗이 나을 겁니다”라고 했대요.

이 얘기를 듣고 어리둥절해하며 나와서 길을 가다 보니 평소에 이용하던 은행앞까지 와 있더래요.

스님 말씀 들어서 손해날 것 있겠냐 하고 은행에 들어가서 돈을 찾았답니다.

그 돈으로 제일 좋은 이불 한 채를 사서 큰방에다 펴놓았어요.

그리고 먼저 차를 몰고 가서 어머니를 직접 집으로 모시고 왔대요.

시어머니도 의아해 했겠죠.

그날 남편이 퇴근하고 와서 보니 평소 같으면 링겔 맞고 드러누워있거나 기분이 저기압일 아내가 시어머니하고 정답게 얘기하고 있는 모습을 본거예요.

남편이 신기하다 생각하고 직장 나가있는 동안도 수시로 전화하고, 집에도 일찍 들어오는 거예요.

그러기를 한 달 두 달이 지났어요.

그리고 다른 며느리들이 어머니를 뵈러 와서 용돈을 주고 가면 그 돈을 둘째 며느리한테 주니 차곡차곡 돈이 쌓이겠죠.

그리고 명절이 되어서 시골에 내려가니.

동네사람들이 둘째 며느리 칭찬을 엄청하는 거예요.

한 마음 돌이키면 바로 그 자리가 극락이고, 그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이고, 그것이 만복을 부릅니다.

내 마음을 양보하면 그렇게 되는 겁니다.

금강경의 공덕을 얘기하는 부분을 보면 이 경전을 지니고 있으면 부처님 사리탑을 모시고 있는 것 같아서 모든 천신과 인간과 아수라들이 예배하고 공경하면서 그 주위를 돌면서 꽃과 향을 뿌리고 찬탄한다했습니다.

이 얼마나 좋습니까? 그리고 사구게만이라도 받아지니고, 남을 위해 설해주면 저 강가에 수많은 모래알보다도 더 많은 세상에 그 모래알보다 많은 칠보를 채워 남에게 보시하는 것보다 더 많은 복덕을 받게 된다고 했습니다.

금강경을 수지독송하는 사람에게 만약 어떤 사람이 험담하고 비난하고 시비한다면 그 사람은 전생에 지은 죄업으로 악도에 떨어질 것인데, 남에게 험담 받고 또 비난받은 그런 말을 들은 그 인연으로 그 업은 소멸 될 것이고 오는 세상에는 무궁무진한 공덕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금강경 1천일 기도… 뇌파 바꿀 수 있어

금강경을 수지독송하면 모든 불보살님들이 다 아시고, 그 사람을 항상 지켜주고 이끌어 준다했습니다.

이 얼마나 좋은 일입니까? 이렇게 다이아몬드 같은 소중한 금강경을 우리 불자들이 하루에 한 번씩 읽어보겠다는 원을 세워야 합니다.

우리 뇌세포가 바뀌는데는 삼년이 걸린다고 합니다.

뇌세포는 매일 생성되고 소멸되는데, 뇌세포가 완전히 교체 되려면 삼년이 걸린다고 합니다.

그래서 옛날 스님들도 천일기도를 그렇게 원을 세우고 하곤 했습니다.

천일은 삼년이잖습니까? 3년을 한가지 원을 세워서 꾸준히 하면 우리의 뇌세포가 좋은 방향으로 바뀌는 겁니다.

그렇게 수행한 사람은 절대 치매가 오지 않습니다.

그리고 몸도 마음도 항상 부처님 말씀대로 건강하고 훤한 빛을 띠는 그런 광명이 비칠 것입니다.

여러분께서도 금강산림법회에 와서 이런 인연으로 공부를 하겠다는 원을 세워 보세요.

그럼 독경은 어떻게 하면 될까요? 자꾸 읽다 보면 이해가 가는데 이렇게 되면 뇌파가 안정이 됩니다.

뇌파가 안정이 되면 더 좋은 에너지가 나와서 심신을 건강하게 만듭니다.

내가 건강하면 내 주변의 가족들과 이웃들에게 행복을 전하는 일이 될 것입니다.

부처님 말씀대로 모든 형상들은 다 허망하게 소멸되어 가게 되어있습니다.

그리고 저 뜰 앞에 피어있는 국화도 언젠가는 시들게 되어있습니다.

항상 원을 세우고, 발심해서 수행하고, 성불해가는 마음으로 늘 정진해 가세요.

그러면 여러분들도 점점 뇌파가 안정되고 좋아져 어떤 문제든 해결할 수 있는 지혜를 갖게 될 것입니다.

2014.

11.

28 현대불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