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스님─자유를 만나기 위해서___

자유를 만나기 위해서…

-성전스님-

자유를 만나기 위해서는 예쁜 꽃을 꺾는 일에만 정신이 팔려 주변을 돌아보지 못하는 사람은 그 욕심 다 채우기 전에 몸이 먼서 시들어버리고 만다 [법구경] 하늘이 고운 것은 푸르기 때문입니다.

물이 고운 것은 맑기 때문입니다.

인생이 아름다운 것은 젊기 때문이 아닙니다.

언제나 욕심을 버릴 수 있는 마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젊고 예쁜 것은 그냥 지나가는 인생의 한 장면입니다.

젊음에 집착하고 예쁨에 집착하는 것은 더 큰 회한으로 다가설 뿐입니다.

인생은 한없이 가벼워야만 합니다.

가을날 새털구름이 하늘을 떠 다니듯이 그렇게 그 어디에도 머무름 없는 발걸음이어야만 합니다.

나그네 길을 가듯 젊음에 매이지 않고 길을 걸어야 합니다.

욕심은 언제나 머물 때 일어납니다.

머물지 않으면 욕심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부에도 머물지 않고, 미색에도 머물지 않고, 젊음에도 머물지 않을 때, 비로소 걸음은 자유를 벗하게 됩니다.

이 긴 시간의 윤회를 벗어나는 자유를 만나기 위해서는 마음에 욕심을 버려야만 합니다.

혹시 자신의 무게을 느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내 안에 무엇이 있기에 이렇게 삶의 걸음이 고단한지 그 이유를 물은 적이 있으신가요.

욕심은 우리를 쉬 지치게 하고 쉽게 불행의 언덕에 이르게 합니다.

지치고 불행할 때 마음을 보십시오.

그 마음에 투명한 달빛이 어릴 때까지 말입니다.

‘행복의 씨앗을 뿌려라!’ 에서

성전스님─인연은 결코 우연히 오는 것이 아니다

인연은 결코 우연히 오는 것이 아니다

-성전스님-

삼천 년의 생이란 얼마만큼 길고도 먼 시간일까요.

인간의 걸음으로 지구에서 태양까지 걸어가는 데 사천 년의 시간이 걸린다고 하니 삼천 년의 생이란 참으로 멀고도 아득한 세월이기만 합니다.

그러나 저 광활한 우주의 시간으로 볼 때 삼천 년의 생이란 ‘순간’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몹시도 긴 시간입니다.

그렇게 오랜 시간을 거쳐서 당신과 내가 만났다고 생각하면 만남이 신기하기만 합니다.

누구에게나 인연은 소중합니다.

인연은 결코 우연히 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알든 모르든 인연은 이미 우리 안에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대를 만나기 전 그대는 이미 내 안에 있었고 나 또한 이미 그대 안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처음인 것 같지만 우리의 만남은 삼천년의 생을 두고 우리 안에 익어 온 것입니다.

그러나 이 오랜 인연의 시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냥 지나치거나 차마 다 사랑하지 못하고 헤어지고야 맙니다.

그것은 우리의 시선이 영원을 보는 법을 잃어 버렸기 때문입니다.

살아가며 만나는 모든 사람들을 향해 한 번쯤 물어보십시오.

당신과 나는 그 전에 무엇으로 만났었을까? 당신과 나는 또 얼마나 먼 시간이 지난 후에 만날 수 있는 것일까.

이렇게 생각하면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사람이 너무나 소중하게 다가옵니다.

나는 다음 생에는 나무로 태어났으면 좋겠습니다.

모든 것을 다 주는 나무, 그 한 그루 나무로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때 당신이 나무 사이를 스쳐가는 바람으로 와 주시면 얼마나 반가울까요.

나무 위에 머무는 구름으로 빗물로 때로는 나무 아래 핀 꽃 한 송이로 와주신다면 얼마나 반갑고 고맙고 눈물이 날까요.

삼천 년의 생이 지나 다시 만날 당신께 이 글을 드리옵니다.

성전스님─숲과 기도

숲과 기도

-성전스님-

이토록 어두운 줄 모르고 무엇이 그리 즐겁고 무엇이 그리 재미있는가 이세상은 욕망의 불길로 활활 타고 있다 당신은 그 불길로 뛰어드는 불나방이 아닌가.

어찌하여 자신의 어둠을 비추어 줄 등불을 찾고 있지 않은가 [법구경] 숲길을 걷다가 생각했습니다.

저렇게 푸른 잎을 피우는 나무의 속은 얼마나 맑을까 하고 말입니다.

나를 들여다보았습니다.

깜깜했습니다.

이토록 어두운 줄 모르고 살았습니다.

나무의 맑은 속이 내 어두운 속을 비추어준 것입니다.

나무는 푸른잎을 피웠지만 나는 피운 것이 없습니다.

어둠 속에서는 아무것도 자라지 않기 때문입니다.

나무의 곁에 서서 두 팔을 벌렸습니다.

숨을 크게 들이쉬고 태양을 마셨습니다.

그리고 주문을 외웠습니다.

‘맑아지자.’ 하고 말입니다.

투명하게 맑고만 싶습니다.

그래서 나무처럼 푸른 잎을, 하늘 향해 피우고 싶습니다.

누구나 바라보면 기분좋은 그런 삶의 잎들을 달고 작은 그늘 하나 드리우고 싶습니다.

나무의 곁에 서서 내게 있는 어둠을 하나씩 떠올려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 어둠들에게 하나하나 이름을 붙였습니다.

욕심.

허영.

비겁.

좌절.

질투 등 그 많은 이름들은 하나같이 버려야 할 것들이었습니다.

욕심 하나 버릴 때 평온이 피어나고 허영 하나 버릴 때 솔직함이 찾아오는 것이 느껴 졌습니다.

비겁하나 버릴 때 용기가 찾아오고 좌절하나 버릴 때 희망이 걸어왔습니다.

나무 아래서 두 손을 모았습니다.

그리고 맑은 삶의 날들을 위해서 기도했습니다 ‘행복의 씨앗을 뿌려라!’ 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