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과 기도
-성전스님-
이토록 어두운 줄 모르고 무엇이 그리 즐겁고 무엇이 그리 재미있는가 이세상은 욕망의 불길로 활활 타고 있다 당신은 그 불길로 뛰어드는 불나방이 아닌가.
어찌하여 자신의 어둠을 비추어 줄 등불을 찾고 있지 않은가 [법구경] 숲길을 걷다가 생각했습니다.
저렇게 푸른 잎을 피우는 나무의 속은 얼마나 맑을까 하고 말입니다.
나를 들여다보았습니다.
깜깜했습니다.
이토록 어두운 줄 모르고 살았습니다.
나무의 맑은 속이 내 어두운 속을 비추어준 것입니다.
나무는 푸른잎을 피웠지만 나는 피운 것이 없습니다.
어둠 속에서는 아무것도 자라지 않기 때문입니다.
나무의 곁에 서서 두 팔을 벌렸습니다.
숨을 크게 들이쉬고 태양을 마셨습니다.
그리고 주문을 외웠습니다.
‘맑아지자.’ 하고 말입니다.
투명하게 맑고만 싶습니다.
그래서 나무처럼 푸른 잎을, 하늘 향해 피우고 싶습니다.
누구나 바라보면 기분좋은 그런 삶의 잎들을 달고 작은 그늘 하나 드리우고 싶습니다.
나무의 곁에 서서 내게 있는 어둠을 하나씩 떠올려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 어둠들에게 하나하나 이름을 붙였습니다.
욕심.
허영.
비겁.
좌절.
질투 등 그 많은 이름들은 하나같이 버려야 할 것들이었습니다.
욕심 하나 버릴 때 평온이 피어나고 허영 하나 버릴 때 솔직함이 찾아오는 것이 느껴 졌습니다.
비겁하나 버릴 때 용기가 찾아오고 좌절하나 버릴 때 희망이 걸어왔습니다.
나무 아래서 두 손을 모았습니다.
그리고 맑은 삶의 날들을 위해서 기도했습니다 ‘행복의 씨앗을 뿌려라!’ 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