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서가에서

무심히 서가에 앉아 생각하니 반평생 괴롭고 즐거음을 거울 안고 보듯하네 삼월인데 꽃 안 피니 봄은 아직 이르고 암벽에 눈이 쌓여 여름인데도 춥구나 경치가 그다지 편안치 않으니 내가 늙은 걸 알겠고 편지조차 끊기니 그대 안부 염려되네 장부란 스스로 얽매임 없는 것을 좋아하니 흥에 겨워 서로 찾아 다니기 어렵지 않네 경허스님의 외로움이 구구절절 드러나 있다. 노구를 이끌고… 겨울 서가에서 계속 읽기

심우(尋牛)

소를 찾으러 가다 본래 잃지 않았거니 어찌 다시 찾을 손가 다만 찾으려 하는 이것이 바로 스승일세 푸른 산 맑은 물과 지저귀는 꾀꼬리 제비 온갖 것에 누설하누나 쯧! 경허스님의 심우송 중 하나다. 불가에서 심우란 ‘도’를 찾는 한 과정을 뜻한다. 대개 그것은 목동이 소를 찾아나서는 심우(尋牛), 소의 자취를 보게 되는 견적(見跡), 소를 보게 되는 견우(見牛), 소을 얻게… 심우(尋牛) 계속 읽기

늦은 편지

아는 사이에 찾아뵘 늦은 것 부끄러운데 조계산 밝은 달 창가에 걸렸네 구슬 찾은 망상(罔象) 원래 사실 아닌데 꿈속에 들어간 전생은 필경 누구인가 찾아온 곳 연한(烟霞)의 명승지인데 소나무 잣나무 한 가지를 보고자 하네 총림엔 예부터 고승이 있어 대승의 교화가 융성하구나 송광사의 금명당 스님에게 쓴 편지이다. 아는 사이에 찾아뵈옴 늦은 것이 오히려 부끄럽다는 편지의 서두가 사람의 마음을… 늦은 편지 계속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