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편지

아는 사이에 찾아뵘 늦은 것 부끄러운데 조계산 밝은 달 창가에 걸렸네 구슬 찾은 망상(罔象) 원래 사실 아닌데 꿈속에 들어간 전생은 필경 누구인가 찾아온 곳 연한(烟霞)의 명승지인데 소나무 잣나무 한 가지를 보고자 하네 총림엔 예부터 고승이 있어 대승의 교화가 융성하구나 송광사의 금명당 스님에게 쓴 편지이다. 아는 사이에 찾아뵈옴 늦은 것이 오히려 부끄럽다는 편지의 서두가 사람의 마음을… 늦은 편지 계속 읽기

구중산에서

송림에 앉아 보니 선방보다 좋다 술을 사는데 마을이 멀다고 아니 가랴 돌 그림자 빈 산이 한가지로 먼 옛날 물소리에 오늘도 날은 저무네 파도가 섬을 씹어도 뼈대는 남고 귀신들이 사람을 침노해도 넋은 어쩌지 못하네 다함 없는 이치를 생각하여 읊조리는데 단풍과 국화가 어찌나 고운지 말할 수 없네 여러 벗과 함께 구중산에 올라 달인 시다. 호쾌한 스님의 성품이… 구중산에서 계속 읽기

이별 2

운파에게 이렇게 한 번 만남도 하늘이 정해 준 인연인 듯 향기로운 머릿결에 장식 또한 아름답네 양대의 구름비는 조석으로 뿌리고 낙포의 기러기 용처럼 날으네 잎이 누렇게 되고 숲이 황폐하니 여름도 늦었고 맑은 연기는 물 파란 옛 성터 옆을 흐르네 이별이 너무나 아쉬워 술잔을 비웠네 뜬세상이지만 이 자리가 두고두고 여운을 남기리 ‘운파’라는 기생의 별장을 찾아가서 쓴 시다.… 이별 2 계속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