봇가꽃 오얏꽃

문 앞 복사꽃 오얏꽃이 일이 많아서 만떨기마다 옛 부처의 마음을 붉게 뿜어내누나 절창이다. 이보다 더 뛰어난 서정시는 없다. ‘옛 부처의 마음’을 붉게 뿜어내고 있을까. 꽃에 동화된 몸, 바람에 가사를 날리는 몸, 바람부는 대로 누이는 몸, 그런 스님이 바로 부처가 아닌가 싶다.

화천 두첩사에 앉아

중이 어찌 명산에 머물지 않으리 골짝마다 연운이 서렸네 신령스런 학 날아오기도 전에 사람은 늙어 누각에 기대어 석양만 시름없이 바라보네 생각은 또 다른 생각을 낳고 꼬리를 물고 이어져 심안을 괴롭히는데 홀로 두첩사에 앉아 넋을 잃고 석양만 바라보는 경허스님. 기다리는 사람이 대체 누구길래 이젠 늙어 하염없이 누각에 기대어 시름없이 석양만 바라보고 있는가.

만행두타(萬行頭陀) 4

부처니 중생이니 내 알 바 아니니 평생을 그저 취한 듯 미친 듯 보내려네 때로는 일없이 한가로이 바라보니 먼 산은 구름 밖에 층층이 푸르네 옛날 대매스님이 마조선사에게 “부처란 부엇입니까?”하고 물었다. 그때 마조선사는 “마음이 곧 부처지”라고 말했다. 이는 곧 ‘네 마음 속에 부처가 있다’는 말이다. 경허스님은 일찍이 ‘마음 안에 부처가 있다’는 것을 깨닫고 그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만행두타(萬行頭陀) 4 계속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