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석

가을 바람 소슬한데 절 옆에 쓸쓸히 서 있는 비 청산 그늘 속에 세월이 얼마나 흘렀나 영규대사의 지난 자취 물을 곳 없고 석양녘의 소와 양 떼 먼 마을로 내려가네 금산 보석사에 있는 영규(英規)대사의 무덤 앞에서 쓴 시다. 청산 그늘 속에 맢묻힌 비석을 앞에 두고 세월의 무상함과 덧없음을 한탄했다. 죽고 태어남이 이미 부처의 손에 있거늘 살아 있는… 비석 계속 읽기

오도(悟道)의 노래

사방을 돌아보아도 사람이 없어 의발(衣鉢)을 누구에게 전하랴 의발을 전하려고 사방을 둘러보아도 사람이 없네 경허스님은 이 ‘오도의 노래(悟道頌)’을 두고 ‘봄산에 꽃은 웃고 새는 노래하며 가을 밤에 달 밝고 바람은 맑으니 이러한 때에 무생(無生)의 한 곡조를 얼마나 불렀던가’ 하며 탄식을 햇다. 의발이란 스승인 중이 제자에게 주는 가사와 바리때를 말하는데 돌아보니 의발을 줄 제자가 없음을 한탄한 것이다. 차라리… 오도(悟道)의 노래 계속 읽기

허망과 참됨

허망은 허망대로 참됨은 참됨대로 두어라 장 노인은 취했는데 이 노인은 멀쩡하네 양고기 달아놓고 개고기로 파는 것은 전부터 해온 일 이것을 분명히 알면 참됨을 알리라 사람의 거짓된 삶을 꾸짖는 시다 양고기를 개고기로, 수입고기를 한우로 파는 요즘 세대에 한 번 쯤 음미해 볼 만한 게송이다. 경허스님의 시는 단순한 서정시가 아니다 구절구절마다 그 속에는 생활의 깊이를 가득 메우는… 허망과 참됨 계속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