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산의 고독

겨울 사원은 언제나 적막하다. 더욱이 흰눈이 며칠이고 계속 내려 시내로 가는 산길은 흔적도 없어지고, 눈과 나무라는 단조로은 형태로 산이 정리되고 나면 산엔 바람소리밖에 그 고요를 깨뜨리는 것이 없다. 겨울 산의 바람소리는 쓸쓸하다. 더욱이 황혼이 어둠속으로 묻히고 그림자들이 밤으로 밤으로 밀리는 초저녁의 바람소리는 산사람들의 가슴을 몹시도 심하게 흔들어 놓는다. 그런 날의 승려들의 모습은 왠지 쓸쓸해 보이고… 겨울 산의 고독 계속 읽기

비장의 밀실과도 같이

한 사람이 회고록을 쓸 때에 다같이 지나가 버린 일에 대해서라도 어떤 종류의 기쁨과 따사로움을 가지고 쓰게 되는 부분이 있다. 누구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았던 비장의 가보와 같이, 내밀한 곳에 자리하고 있는 부분이 그의 일생에 없다면 그 화고록을 기술하는 사람의 심정은 얼마나 삭막한 잿빛의 것이랴. 다행히도 나에게 그 생기에 차고 4월의 벚꽂과 같이 화사한 부분이 있다. 내가… 비장의 밀실과도 같이 계속 읽기

글방의 부엉이

(부엉이 부엉이, 부엉이야, 부엉아, 무엇을 보고 있니? 엉큼한 눈으로..)라고 그가 글방의 마당에서, 짚더미 옆에서, 무화과나무 그늘에서, 또 강 언덕에서, 알지 못할 상념에 잠겨 걷고 있을 때, 생각하고 있을 때, 동무들은 뒤따르고 그를 놀려댔다. 어떤 때에는 옆구리를 찌르고 어떤 때에는 돌멩이질을 했다. 그러나 순진하고 어리석은 소년이었던 그는 그 놀림이 귀찮고 굴욕스럽기는 했으나 그들과 어울려 싸운다거나 대항하여… 글방의 부엉이 계속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