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

묵묵히 선창에 앉아 세월이 오래되니
세상의 모든 인연 몽땅 잊었네
비록 잊었지만 체험은 남는데
늙어가니 비 올 것과
몸 아프니 춥고 더움 금방 알겠네

남전당 한규 선생에게 보낸 시다

불가에 몸을 담고 만행을 나선 지 44년
세월 앞에서는 경허스님도 어쩌지 못하는 것일까
그동안 맺었던 인연의 실타래를
다 풀지도 못했던 지난 세월
이제 그 인연조차 몽땅 잊어버린 경허스님

늙어가니 몸 아프고 춥고 더움을 아는 몸이
세월의 오래도미을 알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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