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엄한 장격각이 신선봉을 대했는데 지난 일 모두 한바탕 꿈이로니 여기에 건곤을 삼키고 토하는 이 있어 구광루 위에서 천산을 저울질하네 경허스님은 풍류와 시에 일가견이 있었다 그러나 그 풍류를 제대로 알려면 삼생(三生) 육십겁(六十劫)을 참구(參究)해야 한다고 했다 그 엄청난 세월을 알지 못하고 어디 감히 풍류를 즐기려고 하는가 돌아보니 허망한 것이 풍류요 한바탕 꿈이 인생인 것을 사람들은 왜 모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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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
친구가 찾아와 함께 깊은 백운에 앉다 맑은 경치 높고 밝게 펼쳐졌고 꾀꼬리가 녹음을 노래하네 숙세의 인연은 헤어지기 어려운데 먼 데서 온 손은 돌아가려 하네 서로 잡은 손을 놓기 아쉬워하는데 헤어지는 마당에 또 한 번 읊조리네 진정한 벗이란 ‘마음이 통하고 마음을 함께 했을 때 그 마음을 이루는 것’이다 경허스님의 벗은 무수히 �았다 속가의 벗, 불가의 벗,… 벗 계속 읽기
꿈
숙세(宿世)의 신근(信根)으로 향각(香閣)을 신축하니 맑은 인연이 이 땅에 깊었네 빈 뜰에 괴조가 날아와 한낮의 계곡 시원한 그늘을 노래하네 온 세상에 누가 꿈속이 아니냐 현문(玄門)에 마음 둔 이만이 꿈을 깬다네 생각해 보니 감개가 무량해 떠나려나 또 읊조리네 세상은 한바탕 꿈속이다. 경허스님은 생전에 쉼 없이 만행을 했는데 이 시는 건축물을 짓고 난 뒤에 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