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뚜라미 우는 벽산루의 비 오는 밤 은근히 고향 생각 머리를 쳐드네 세상만사 뜬구름인데 무엇이 참됨이며 백년이 흐르는 물 부평 같은 삶일세 억지로 모이기 힘들어 오늘도 늦었고 무단히 모였다 헤어진 지 몇 해나 되었던고 백발도 슬프거니 이별 또한 어이 하며 그대 가고 나면 나 혼자 어이 하리 청암사 조실 만우당 스님과 작별하며 쓴 전별송이다. 그때 경허스님은… 가을 저녁 계속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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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세상에 앉아서
한숨 자세나 무얼 그리 설칠 게 있는가 혼자서 일없이 앉아 있으니 봄이 옴에 풀이 절로 푸르네 아아 오랫동안 문 밖을 나가지 않으니 이 무슨 경계이며 이낱 속을 향하여 돌아보지 않으니 이 무슨 경계인가 뜬세상 이러고저러고 상관치 않으니 이 무슨 경계인고 양 눈썹을 아끼지 않고 너를 위하여 드러내 보이리라 사람에게는 항상 백팔 번뇌가 있다. 이는 사람이기… 뜬세상에 앉아서 계속 읽기
죄복보응경(罪福報應涇)
물은 흘러가니 항상 차 있지 않고 불이 치열하게 타더라도 오래 타지 못하며 해가 솟으나 잠시 후에 지고 달이 둥글어도 다시 이지러지듯이 지체가 높아 영화스럽고 부귀를 누린다 해도 이들의 덧없음 역시 다시 이와 같이 지나가리라 기해년 섣달 스무날 유희삼매(遊戱三昧) 중 쓴 경허스님의 시다. 죄복보응경이란 사람은 누구나 인관응보에 의해 반드시 죄와 복을 받는다는 말이다. 특히 경허스님은 이… 죄복보응경(罪福報應涇) 계속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