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복보응경(罪福報應涇)

물은 흘러가니 항상 차 있지 않고
불이 치열하게 타더라도 오래 타지 못하며
해가 솟으나 잠시 후에 지고
달이 둥글어도 다시 이지러지듯이
지체가 높아 영화스럽고 부귀를 누린다 해도
이들의 덧없음 역시 다시 이와 같이 지나가리라

기해년 섣달 스무날
유희삼매(遊戱三昧) 중 쓴 경허스님의 시다.

죄복보응경이란
사람은 누구나 인관응보에 의해
반드시 죄와 복을 받는다는 말이다.

특히 경허스님은 이 글 후미에
귀취자기(歸就自己)라고 써놓았는데
이는 자신이 특히 좋아하는 글이라는 뜻이다.

자연에 대해 경허스님은
‘흐르는 물은 항상 차 있지 않아’ 새롭고,
불은 ‘치열하게 타더라도 오래 타지 못한다’고 했다.

이는 쉽게 달구어진 쇠는 빨리 식는다는 말과 같다.

이렇듯이 부귀영화의 덧없음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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