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02월 06일 불교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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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설 연휴 첫날 전국 고속도로 곳곳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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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 지카바이러스, 침.소변에서도 발견
  27. 미국 워싱턴서도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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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6. 설 연휴 인천국제공항 사상 최대 인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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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9. 연휴 첫날 귀성길 고속도로 정체..11~12시 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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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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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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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불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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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교학 방법론을 고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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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업데이트 : 2016-02-06, 11:07:23 오후

인력(引力)과 척력(斥力)

뉴턴이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했다는 것은 과학사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한다. 사과나무 밑에 앉아 있던 뉴턴이 사과가 수직으로 땅에 떨어지는 것을 보고 알아냈다는 법칙이다. 또 자석의 양극 사이에 서로 다른 극이 인력을 갖고 있다는 사실도 상식적인 이야기가 되어 있다. 서로 당기는 힘은 뭉쳐지는 힘으로 합쳐져서 떨어지지 않으려는 힘의 작용이다.

반면에 밀어내는 힘인 척력(斥力)이 있어, 하나가 되어 같이 있지 못하고 분리되는 힘이 인력과 동시에 상존한다. 인력과 척력, 이것은 분열과 통합의 원리를 설명하는 기본 법칙인 것 같다.

사람이 사는 사회에서도 이 인력과 척력이 작용한다. 뿐만 아니라 개인의 사생활에 있어서도 이 두 힘이 수시로 작용하고 있다. 이는 간단히 말하면 좋아지는 것과 싫어지는 것이 이것이다. 못 견디게 그리운 사람을 생각하고 있는 것은 마음속에 사람에 대한 인력을 갖고 있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생각하기 조차 싫은 경우도 있다. 이는 척력이 있어서 그런 것이다. 남녀가 사귀다가 결혼을 하는 것은 인력에 의해서이고 살다가 헤어져 이혼을 하는 것은 척력에 의해서라고 할 수 있다.

불교에서는 사람의 생각을 염력(念力)이라고 한다. 생각도 하나의 행위이며 이 생각 속에도 힘이 들어 있어 이것이 곧 업력(業力)이 된다는 것이다. 이 업력의 성질이 같으면 동업이 되고 다르면 별업이 된다는 이론도 있다. 보통 생각할 때 업력이 같으면 동화가 잘 된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 반대의 현상도 있다. 음양의 이치로 말하면 양은 음을 기다리게 되며 음은 양을 기다리게 된다는 이론이다. 성별의 입장에서 보면 암수가 서로 당기는 인력을 가지고 있으며, 같은 성에서는 밀어내기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임산부가 딸을 임신했을 때, 아들을 임신할 때보다 배가 더 부르게 된다는 것이다. 그것은 어머니가 여성이기 때문에 아들은 인력을 갖고 바짝 당겨오는 반면 딸은 척력을 갖고 밀어낸다는 것으로 자석의 원리와 같이 설명된다. 이것은 다른 것과의 조화를 의미하는 상징적 메시지가 있는 이야기이다. 우선 생각이 다른 것을 반대로만 보지 말고 견해의 차이에서도 조화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생각의 차원을 높여서 보면 같지 않을 때 오히려 조화가 더 잘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세상은 조화를 통하여 평화를 이루어 낸다. 서로 다르므로 조화가 필요하며 같은 것은 조화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군자는 화이부동(和而不同)이라 하여 높은 인격을 지니고 있는 사람은 조화를 이루어 화목하게 지내지만 같지는 않다고 했다. 우리나라 이혼율이 세계 최고가 되었는데 그 사유에 성격차이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 성격차이가 오히려 인력을 발휘할 수 있는 좋은 여건이 될 수도 있다.

말하자면 서로 다른 것끼리의 조화가 오히려 더 잘 될 수 있는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척력을 발휘해서 갈라서기를 좋아하는 세태가 되고 있다. 또 배타적 척력이 높아지면 사회는 균열이 일어난다.

목하 우리 사회가 편 가르기로 균열을 이루는 매우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당파적 붕당이 정계에서 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에 일어나고 있는 것 같다. 종교문화계에서 조차 분파주의의 편 가르기가 유행처럼 번진다. 내 편이 아니면 여지없이 배척하려는 편 이기주의 때문에 사회 안녕이 저해 받을 지경이라고 한다. 개인이 자기 인생을 살아가면서 인생관을 선택하는 것은 편을 갈라 소속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종교적 선택이나 철학적 선택이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방편상의 선택일 뿐이다. 떼를 지어 집단적 이익을 도모하겠다는 것은 수도(修道)상에서 보면 객관에 집착하는 법집(法執)에 불과하다. 집착 없이 살라고 부처님은 가르쳤다. 수타니파타(Suta_nipata)에서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고 하였고, 또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진흙탕 물에 젖지 않는 연꽃처럼 살라’고 했다. 편을 갈라 공연히 불화를 조성해서는 안 된다.

한 가정이 가난해도 식구들이 화목하면 행복하게 사는 것이다. 아무리 재산이 많아도 가정불화가 심하면 그 속에 무슨 행복이 있겠는가? 화목으로 가는 사회가 극락이 되고 천당이 된다. 편 가르기의 대립 자체가 지옥문이다. 사람이 때로는 남의 입장도 되어 보아야 한다. 남의 사정에도 관심을 갖고 궁금해 할 줄 알아야 한다. 이것이 남에 대한 배려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자기 말만 하려 하고 자기 주장만 관철하려 하는 것은 소인배의 독재근성일 뿐이다. 안다는 지식이 사람의 오만을 만드는 것이 되어서도 안 된다. 분명한 것은 내가 알고 있는 것이나 가지고 있는 것이 나에게 조금 익혀져 있는 것일 뿐 그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이다. 내가 알지 못하는 미지의 세계가 한없이 많다는 사실을 자각해야 한다. 다시 말해 때로는 내가 아는 것을 내세울 것이 아니라 내가 모른다는 사실을 자각해야 한다. 양나라 무제 임금과 대화를 나누던 달마 스님이 ‘나는 오직 모를 뿐입니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또 옛날 어느 왕이 고승을 불러 불법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자 했다. 왕이 부처님 법에 대하여 묻자 이 고승은 “그건 별거 아닙니다. 그보다 임금의 지위가 어떠한지 그것을 제게 말해 주십시오”라고 요구했다. 정작 이 고승에게는 불법에 대해 말하는 것은 싱거운 일이고 왕에 대한 호기심이 갑자기 생겨 왕의 이모저모가 궁금했던 것이다. 때로는 남에 대한 호의적인 관심이 사회의 분위기를 살려 놓을 수 있다.

요산 지안 큰스님 글. 월간반야 2009년1월 제98호

세계화와 지방화

요즈음처럼 매사의 판단이 혼란스러울 때가 일찌기 있었던가. 온전히 지구가 하나의 마을이 된 것처럼 지구촌이라 부르고 2백개나 되는 나라와 나라사이의 국경의 의미도 퇴색하는가 하면, 개인과 기업의 활동범위가 세계로 확대되어 국제화·세계화는 이미 20세기 후반에 전 지구촌을 지배한 핵심 개념의 하나가 되었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지방화니 지방분권이니 지역화·블록화 하면서 상대적 개념인 지역주의를 외친다.

20세기 후반에 이르러 인류는 바야흐로 물질문명과 과학기술문명의 꽃을 활짝 피워 교통과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글로벌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시공의 제약을 무시해 버릴 정도에 이르렀다. 여기에다 이데올로기를 앞세운 미국과 소련 두 축간의 냉전이 종식되고 사회주의의 몰락과 더불어 시장 경제가 전 세계로 확산되어 상품과 자본의 이동이 급속히 이루어지니 그 변화의 속도가 가히 눈이 어지러울 지경이 되었다.

또한 국제적 자본 이동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어 경제교류는 더욱 용이해 졌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기업이라 할 수 있는 전자회사도 기실 우리 자본보다 외국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걸 이제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IMF 구제금융을 받은 것이 계기가 되어 우리의 알짜배기 기업은 외국 자본가의 손에 속속 넘어가고, 신토불이 토종기업이라 믿었던 우리의 회사는 밀려들어오는 외국자본을 막지 못하고 서서히 잠식당하고 있다.

전직 모 대통령은 국제화·세계화라고 하니 국민들이 영어를 잘 구사하는 것이 국제화·세계화인 줄 알고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도록 한 웃지 못할 해프닝을 남기기도 했다. 그러나 이 세계화는 경제적 효율성의 자연적 귀결이자 필연적 진화라는 긍정적 답을 줄 수 있는가 하면,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의 전 지구적 헤게모니 장악이며, 나아가 자유시장주의와 자본주의가 20세기말의 그 당당했던 여세를 몰아 패권을 더욱 강화한다는 비판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

이 세계화의 연장선에서 최근의 WTO라는 세계무역의 신질서를 만들기 위한 기구가 자리잡으면서 지역화·블록화·불평등·환경문제·남북문제·국지전·민족문제 등으로 나타나 세계화의 도전에 대한 응답을 하는 것인지, 아니면 세계화의 확산에 기여하는 것인지 그 파장은 자못 심각하다. 그런데도 우리는 아직 ‘FTA’ 하나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 있으니 걱정이다. 그저 세계화의 거센 바람에 사라져갈 것만 같던 민족개념이 이즈음 다시 부상하니 민족정체성 문제나 문화적 결집 등이 그 한 예로 나타난다.

어쩌면 세계화의 물결은 노동이나 경제ㆍ문화 등 사회 전 분야에 걸쳐 범 지구적 경쟁력이 격화되어 파괴적·살인적 경쟁으로 이어져 생태계가 교란되고 전쟁으로 이어져 급기야는 전 세계적인 인류의 위기로 이어질까 두렵다. 하지만 큰스님의 가르침대로 먹고, 입고, 사는 것에 지나치게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면 세계화면 어떻고 지방화면 어떨까.

김형춘 글 / 월간반야 2003년 11월 (제36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