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m tsarya ⓣ ⓔ/ *심소(心所) 중의 하나. 재물이나 법 등에 탐착하여 인색(吝嗇)한 마음. 유 식에서는 20수번뇌(隨煩惱) 중의 하나로 꼽으며, 구사론에서는 *소번뇌지법(小煩惱地法) 중의 하 나로 봄. 모이연(母履衍). ⓟ ⓢlobha ⓣ ⓔ/ 로바의 번역. 노파(路婆).

행복을 가꾸고 사는 사람

중국의 고전 『채근담』에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사람이 추구하는 행복에는 여러 가지 형태가 있다. 돈이 있는 것도 행복의 하나요, 지위가 있고 명예가 있는 것도 행복의 하나임은 틀림없다. 그러나 이러한 행복이 부당한 과정이 없이 성실한 노력과 남을 해롭게 하지 않고 얻은 것이라면 이는 정원에 심은 꽃과 같다. 즉 땅에 심어 잘 가꾸어 피운 꽃은 향기가 좋고 그 꽃이 상당한 기간을 오래 간다. 그러나 만약 권력에 빌붙고 모략과 중상으로 남을 해치고 얻은 부귀나 명예라면 화병에 꽂아 놓은 꽃과 같아 오래 가지 못하고 곧 시들어버린다. 뿌리가 없기 때문에 정원의 꽃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이 행복론을 읽어보면 행복에도 뿌리가 있어야 된다는 말이 된다. 뿌리라는 것은 식물의 생명을 유지하는 원천이다. 더구나 땅속 깊이 박힌 뿌리일수록 그 나무가 가뭄을 잘 이기고 태풍이 불어도 뽑혀 잘 넘어지지 않는다. 따라서 행복의 뿌리도 꽃의 뿌리처럼 튼튼하게 땅속에 잘 박히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이 세상에서 자기 인생을 성공하여 살고 싶어 한다. 세상일의 그 어떤 것을 목표로 하던 성공을 원하며 그 성공을 통해 자기 인생이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 성공의 법칙에는 예외 없는 룰이 하나 있다. ‘씨 뿌린 자가 거둔다’는 격언처럼 인과응보(因果應報)의 이치가 숨어 있는 것이다. 세상의 모든 일이 일어날 때 인연이 만들어져 일어나는데 이 인연을 제공하는 단적인 원인이 바로 사람의 마음에서 비롯된다. 사람의 마음은 모든 것의 원인을 제공하는 제 일의 인자(因子)이다. 마치 하늘을 날고 있는 비행기를 바라볼 때 그 비행기가 사람의 마음에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듯이, 이 세상의 모든 현상이 마음에서 시작된 것이다. 그러므로 좋은 일이 생기려면 사람의 마음속에 어떤 생각이 일어날 때 그 생각 속에 지혜의 빛이 들어 있어야 하고 덕의 향기가 풍겨져야 한다. 이때의 심인(心因)이 바로 행복의 씨앗이 된다. 꽃씨를 뿌려 잘 가꾸면 마침내 꽃이 피듯이 좋은 심인을 만들어 잘 가꾸면 반드시 행복의 꽃이 핀다. 이 심인이 바로 인생의 뿌리다. 뿌리는 언제나 땅속에 심어져 있는 것이어서 모양새가 잘 드러나지 않는다. 다시 말해 눈에 잘 띄는 시각의 대상이 아니란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 심인을 잘 속인다. 스스로에게도 속이고 남에게도 잘 속인다. 자신의 마음을 깨닫지 못한 어리석은 미혹 때문이다.

복잡다단한 세상의 경계가 사람의 심인이 착하게 심어지는 선근의 뿌리를 자꾸만 약하게 만든다. 때문에 의지가 약해지고 공들이는 일에 인색해져버린다. 돈 안주고 공짜로 얻은 물건이 내게 소중한 물건이 될 수 없다. 왜냐하면 공짜는 피 땀 흘린 공이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가장 몹쓸 인간이 자기 인생을 공짜로 살려는 사람이다. 어느 누구에게도 공을 들여 주지 않고 공짜의 이익을 바란다는 것은 자기 인생을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육신의 목숨은 붙어 있지만 이미 정신적인 자살을 해버린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모름지기 인생은 행복의 뿌리를 잘 가꾸고 살아야 한다. 좋은 결과가 맺어진 행복을 초대하기 위하여 공들이는 방을 준비하여야 한다. 반가운 손님을 맞아들일 때처럼 정성스레 자리를 마련하고 기다려야 한다. 뿌리의 착근이 잘되면 찬란한 꽃이 피고 탐스런 열매가 열릴 것이다.

영국의 찰스 다윈이 대서양을 건너다가 심한 풍랑을 만난 적이 있었다. 파도에 배들이 몹시 흔들리고 있었는데 그때 바다 위에 풀잎 하나가 파도에 떠밀려가지 않고 제자리에 가만히 있는 것이었다. 그것을 본 다윈이 생각해 알아본 결과 그 풀이 바다 속에 뿌리를 깊게 내려 박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에 다윈이 깨달은 바가 있어 이런 독백을 했다고 한다.

“삶의 뿌리를 깊게 박으면 세파에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좋은 인연 종자의 뿌리를 잘 발아시켜 그것을 튼튼하게 키워 가는 것, 이것이 바로 내 생애의 의무이다.

지안스님 글. 월간반야 2005년 7월 제56호

사람의 목숨은 호흡지간에 있다

“마음의 때가 다하면 영혼이 오고 가는 곳, 생사가 나아가는 곳을 알게 되리라.” 부처님이 한 사문에게 물었다. “사람의 목숨이 얼마 사이에 있는가?” “며칠 사이에 있습니다.”

“그대는 도를 모르는구나.” 다시 다른 사문에게 물었다. “사람의 목숨이 얼마 사이에 있는가?” “예, 밥 한 끼 먹는 사이에 있습니다.” “그대도 도를 모르는구나.”

세 번째로 다른 사문에게 물었다. “사람의 목숨이 얼마 사이에 있는가?” “예, 숨 한 번 쉬는 호흡지간에 있습니다.” “장하다 그대는 도를 바로 알았구나.”

이상은 <사십이장경>에 설해져 있는 이야기이다.

사람의 목숨이 얼마 사이에 있느냐고 물어 대답을 듣고, 도를 알고 모른다는 판단을 내린 이 이야기는 목숨의 무상함을 알아야 도를 알 수 있다는 뜻을 가진 지극히 간단명료한 법문이다. 이는 곧 무상을 통해 무아를 알아야 한다는 수도자의 수행관을 명시해 놓은 이야기이기도 하다.

42장으로 되어 있어 경 이름을 <42장경>이라 하는 이경은 중국에 불교가 전래된 이후 가장 먼저 번역된 경으로 알려져 있으며, <유교경>, ‘치문(緇門)’에 수록된 <위산경책>과 함께 불조삼경(佛祖三經)이라 불려진다.

사람은 태어남에서 늙음에 이르고, 늙음으로부터 병에 이르고, 병으로부터 죽음에 이른다. 그 괴로움은 한량없다. 마음은 괴롭고 죄는 쌓인다. 그러면서도 나고 죽음이 쉬지 않으니 그 괴로움을 이루 다 말할 수 없다 하여 인생이 괴롭다.

또 하늘과 땅, 산, 강 등 천지만상 그 모든 것이 무상하지 않은 것이 없다고 하였다. 무상과 괴로움, 이 말은 부처님이 가장 자주 하신 말씀으로 경전 속에 가장 많이 나오는 단어이다. 무상(無常)은 범어 아니탸(anitya)를 번역한 말로 고정된 실체가 없다는 뜻으로 무아(無我) 괴로움(苦)의 뜻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말이다.

‘무상한 것은 괴로운 것이다’라는 부처님의 말씀도 있다. 사실 불교교리는 무상이라는 말에서 시작된다. 3법인 가운데 ‘모든 것이 덧없다’는 제행무상인(諸行無常印) 법을 결정하는 첫 번째 도장이다. 무상은 고(苦)와 무아(無我)와 연결되어 불교의 근본 사상적 바탕이 된다. 종파의 구분 없이 불교를 표방하는 근본 색채가 되는 말이다.

<현양성교론> ‘성무상품’에서는 무상의 성질을 세 가지로 설명하면서 일어나는 모습과 없어지는 모습, 그리고 머물러 변화하는 모습이라 하였다. 부처님의 마지막 말씀도 무상이었다. “모든 것은 덧없다. 방일하지 말고 정진하라.”

樂山 지안 큰스님 「불교신문 2801호」, 월간 반야 2012년 8월 141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