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엉이 부엉이, 부엉이야, 부엉아, 무엇을 보고 있니? 엉큼한 눈으로..)라고 그가 글방의 마당에서, 짚더미 옆에서, 무화과나무 그늘에서, 또 강 언덕에서, 알지 못할 상념에 잠겨 걷고 있을 때, 생각하고 있을 때, 동무들은 뒤따르고 그를 놀려댔다. 어떤 때에는 옆구리를 찌르고 어떤 때에는 돌멩이질을 했다. 그러나 순진하고 어리석은 소년이었던 그는 그 놀림이 귀찮고 굴욕스럽기는 했으나 그들과 어울려 싸운다거나 대항하여… 글방의 부엉이 계속 읽기
[월:] 2015년 06월
나의 유심론(唯心論)
내가 내세운 세 가지 큰 항목 중의 하나인 불경 한글 번역은 나의 주장이라기보다는 차라리 용성대사의 큰 뜻이었다고 해야 할 것이다. 불경번역사업은 일찍이 대사로부터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불경은 승려들의 독점물이 아니다. 차라리 보다 많은 대중들의 것이어야 한다. 그리고 오늘은 한문을 해독하지 못하는 한글 세대들이 계속 자라나고 있기 때문에 불경 번역은 한국 불교의 가장 시급한 최대사업이라고 해도 과언이… 나의 유심론(唯心論) 계속 읽기
도선사의 밤숲을 거닐면서
깊은 밤 승려들은 바람과 적요를 만난다. 그것들은 길을 건너고 나무숲을 헤치면서 풍경소가 뎅그렁뎅그렁 울리는 산간의 사원을 찾아온다. 승려들은 바람 소리를 본다. 바람은 기체이다. 그러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데도 본다고 하는 것 은 보는 것이 눈이 아니라 마음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마음으로 나뭇잎이 흔들리는 것을 보고 하늘이 푸른 것을 보고 노을의 아름다움을 보고 적요의 쓸쓸함을 보고 그것들 곳에… 도선사의 밤숲을 거닐면서 계속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