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어찌 금을 귀하다고 쌓아놓는가
참으로 좋은 것은 맑고 한가로운 물질 밖의 삶인 것을
자세하 소나무 잣나무 천 길 골짜기를 바라보니
안개구름이 점점 필어올라 만 길이나 뻗치는구나
기이한 꽃에 청춘을 짙게 풍기고
이상한 새들이 서로 태고의 소리를 전하네
흰 머리 날리는 속진에 물든 이들
어찌 능히 이런 데 깃든 몸과 마음 고요히 하겠는가
강계 아득포 재를 넘어
갑사 가는 길에 쓴 경허스님의 시.
사람에게 소중한 것은 재물이 아니라
물질 밖의 삶이라는 이야기다.
들에 판 한 송이 꽃, 안개구름, 새,
길을 가다가 만나는 작은 풀꽃 하나에도
그 나름의 뜻이 담겨 있다.
옛날 승조법사가
‘천지가 나와 한몸이요,
만물이 나와 한 뿌리’라고 했듯이
사람에게 중요한 것은 재물이 아니라
재물을 아끼는 마음
재물을 귀하게 여기는 마음
재물을 다스리는 마음이다.
경허스님에게 오직 중요한 그 무엇이 있다면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
그리고 동화(同和)된 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