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로인생 이 내 목숨 만년 살 줄 믿지 마소.
앉다가도 엎어지고 서다가도 넘어지네. 빈부귀천 노소남녀 차별없이 죽어가고 북망산천 저 무덤은 크고 적고 흙이로다. 금은 보배 태산 같고 처자권속 수많아도 애착하던 이 몸조차 헌신같이 버려두고 영환 홀로 떠난 길에 뉘라서 같이 갈까 홀홀단신 슬픈 걸은 무주고혼 되었구나.
이 세상에 태어날 적에 맨주먹을 쥐고 났고 저승으로 가는 걸음 진손으로 떠나간다. 알았거나 몰랐거나 지은 죄복 남 못주고 짊어지고 가고오고 눈 어둡고 의지없이 천당지옥 사생육도 돌아설 길 아득하다. 여보시오 가는 손님 잠시 한말 듣고 가소 꿈결 같은 우리 인생 잠시 왔다 가는 걸음 풀 끝에 이슬이요 구름 틈에 번개로다 억천만생 왔다가고 한없는 몸 바꾸어도 이 마음은 진실하여 아직 한번 변함없네 꿈이거나 깨쳤거나 산은 높고 물은 깊다. 둥글고 둥글어서 천지에 근원이요. 밝고 밝아 또 밝아서 동서만겁 통달하고 생로병사 없는 세상 자유자재 영원하다.
쾌할쾌할 일 마치고 남은 일은 중생제도 온 우주를 살펴보니 대자연의 모든 것이 통틀어서 나 하나요 낱낱이가 부처로다. 여보시오 가는 손님 몰랐거든 생각하소. 잘되고 못되는 일 제될 만큼 될 것이니 불평없이 인연따라 마음편히 살아가며 온갖 망상 그만두고 오나가나 자나깨나 일할 때나 노는 때나 일심으로 생각하소.
이 육신을 운전하는 마음인지 영혼인지 이름 말고 무엇인고 도대체가 무엇인고 일구월심 생각하여 이 생각이 굳게뭉쳐 앉고 설 줄 몰라지고 먹고 잘 줄 잊어지고 꿈에서도 이 생각만 이것이 무엇인고. 하늘땅이 이 생각만 이것이 무엇인고. 하늘땅이 한뭉치로 무엇인고 뿐이로다.
숨도 미처 쉴 새 없이 일렴정성 뭉쳐지면 꿈속 꿈에 이 내 마음 깨칠 날이 가깝도다. 홀연히 깨달아서 생사꿈을 벗어나고 불법마저 초월하여 무변중생 건져주고 부처님과 다생부모 그 은혜를 다 갚으세. 구멍 없는 피리부니 귀없는 이 들어보소. 세월네월 내 모르고 흥망성쇠 꿈밖에서 좋고 궂고 맡겨두고 쾌할 태평 살아가세.
눈코귀와 이 몸까지 남을 위해 아낌없이 인간개조 선구자로 사회개선 앞장서고 국토세계 개발하여 새생활을 안정하세. 육신을 내라하면 천만겁에 생사윤회 자비하심 군면하여 극락세계 이룩하고 이 마음 개발하여 영원자유 부처되자. 이 몸 태운 향공양을 부처님께 올려보세 이것은 꿈 아닐까 꿈 깨이는 꿈이 없다. 원컨대 이 공덕이 온 세상에 두루하여 원수사랑 구별없고 지혜우치 가림없이 온 중생이 한날한시 다같이 부처되세.
또한 곡조 들어보소. 엣기하는 이 한소리 하늘땅이 간곳 없고 무변허공 폭파로다 다시금 생각하니 또한 곡조 남았구나 마음에 일이 없고 만사에 뜻없으니. 세계는 원래로 태평하고 인생은 자고로 안락하다. 쿵닐닐 쿵닐닐 얼시구 좋구나 청산은 대지에 솟아 있고 백운은 허공에 오락가락 봉이오니 꽃피고 새가 울고 달 밝고 깊은 밤에 강산마저 고요하다. 선웃음 한소리에 천지는 깜짝실색 엣끼.
淸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