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법연화경 제2권 04.신해품

제 4 신해품

1장 법을 듣고 기뻐하다

이때, 거룩한 수행자인 장로수보리와 마하가전연과 마하가섭과 마하목건련이 부처님으로부터 일찍이 듣지 못하였던 법을 듣고, 또 세존께서 사리불에게 먼 훗날에 위없이 높고 바른 깨달음을 성취할 것이라는 수기 주심을 듣고 감탄하여 뛸듯이 기뻐하였다.

2장 뜻을 펴서 믿게 하다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의복을 단정히 하고 오른쪽 어깨를 걷어 올리고 오른쪽 무릎을 꿇고 앉아 일심으로 합장하고 허리를 굽혀 공경하며 부처님의 거룩한 얼굴을 우러러보면서 말씀드렸다.

『저희들은 대중 가운데 상수로서 나이가 들어 육신이 노쇠하니 저희 스스로 생각하기를 「나는 이미 세속적인 괴로움에서 벗어나 열반의 경지를 얻었기 때문에 더 할 일이 없다.」하여 다시 위없이 높고 바른 깨달음을 구하지 아니하였나이다.

세존께서 오래전부터 저희들을 위해 법을 설해 주셨지만 저희들은 그때 설법을 듣는 자리에 있으면서 몸이 피곤하여 더 이상 들을 필요가 없다는 게으른 마음을 일으킨 나머지 다만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실체가 없고 오로지 공에 의해 생긴 것으로 원래부터 형상이 없으며 그 실상의 세계는 인연의 조작을 넘어선 상주 불변의 존재이다.」하는 따위의 생각에만 사로 잡혔을 뿐, 보살의 법과 신통에 즐거워함과 부처님 국토를 깨끗이 함과 중생을 성취시키는 일은 마음에 즐거워하지 아니하였나이다.

왜냐하면 세존께서는 저희들로 하여금 고통스러운 삼계에서 벗어나 편안한 경지인 열반을 얻도록 하셨으며, 또 저희들이 나이 이미 늙어 부처님께서 보살을 교화하시려고 위없이 높고 바른 깨달음을 성취하도록 설하시는 것을 보았지만, 저희들은 그러한 경지에 도달하고 싶다는 동경과 서원하는 마음을 일으키지 아니하였나이다.

저희들이 지금 부처님 앞에서 성문들에게 위없이 높고 바른 깨달음을 얻을 것이라는 수기 주심을 직접 듣고 마음이 크게 기뻐 지금까지 전혀 경험치 못한 즐거움을 얻었나이다. 지금 뜻밖에 아주 드문 법을 들으니 매우 기쁘고 즐거우며, 크고 좋은 이익을 얻으니 구하지 아니한 한량없는 진귀한 보배를 저절로 얻은 것과 같나이다.

3장 비유하여 경사를 설하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이 지금 비유를 들어 이뜻을 밝히겠나이다.

어떤 사람이 나이 어렸을 적에 아버지를 버리고 집을 나가 다른 지방에 가서 오래 살다보니 십 년, 이십 년, 오십 년이 지나갔나이다. 나이가 들어서도 매우 가난하여 이곳 저곳으로 떠돌아다니며 옷과 밥을 구하다가 우연히 본국으로 가게 되었나이다. 그의 아버지는 아들을 잃고 찾아 다니다가 만나지 못하고 하는 수없이 어느 도시에 머물러 살게 되었나이다. 그 아버지는 부자여서 재물이 한량없으니, 금·은·유리·산호·호박·파려·진주 등이 창고마다 가득하엿고, 남종·여종·상노·고용인·사무원들을 많이 거느렸으며, 코끼리·말·수레와 소와 양이 무수히 많았고, 재물이나 곡식을 거래하는 이익이 다른 나라에까지 미치어서 장사꾼과 고객이 매우 많았나이다.

그때, 아주 가난하고 헐벗은 아들은 여러 지방과 여러 마을을 떠돌아다니다가 마침내 아버지가 살고 있는 도시에 들어오게 되었나이다.

아버지는 아들과 이별한 지 오십여 년이 지난 것을 항상 기억하고 있었지만 한 번도 다른 사람에게 이런 일을 말하지 아니하고 오직 혼자 마음속으로 한탄하고 걱정하였나이다.

「나는 이제 늙고 자식은 없으니 만일 죽게 되면 창고마다 가득한 금·은의 진귀한 보배를 누구에게 전해줄 것인가.」 하면서 은근히 아들을 기다렸으며, 다시 생각하되 「내가 만일 아들을 만나서 재산을 전해 주게 되면 마음이 기뻐서 다시는 근심과 걱정이 없으리라.」하였나이다.

세존이시여, 그때 빈궁한 아들은 품팔이를 하며 이리저리 다니다가 우연히 아버지가 사는 집의 대문앞에 이르렀나이다.

아들이 대문 앞에서 멀리 집안을 살펴보니 보기에도 고귀한 분이 좋은 의자에 걸터앉았는데 보배궤로 발을 받쳤고, 신분이 높은 바라문과 왕족과 거사들이 모두 공경하며 둘러서서 모셨으며, 천만 냥이나 되는 값진 진주·영락으로 몸을 장엄하였고, 시종과 하인들이 흰 총채를 들고 좌우에 서서 시중들고 있었으며, 좋은 천으로 지어진 천막으로 위를 덮고 아름다운 깃발을 많이 드리웠으며, 향수를 땅에 뿌리고 아름다운 꽃을 흩었으며, 보물들을 늘어놓고 내어주고 받아들이는 이러한 장엄한 일들이 위엄과 덕이 높아 보였나이다. 빈궁한 아들은 그 아버지가 큰 세력을 가진 줄을 알고는 곧 두려운 생각을 품어 이곳에 온 것을 크게 후회하면서 이렇게 생각하였나이다.

「저분은 틀림없이 왕이거나 혹은 왕족일 것이다. 그러니 이곳은 내가 품팔이할 곳이 아니로다. 차라리 가난한 마을에 가서 열심히 일을 하여 입을 옷과 먹을 음식을 구하는 것이 낫겠구나. 만일 이곳에서 오래 머물다가 혹 눈에 띄어 붙들리게 되면 나를 잡아 강제로 일을 시킬지도 모르겠구나.」하고는 빨리 달아났나이다.

이때, 대부호 장자는 사자좌에서 자기 아들을 즉시 알아보고 마음이 너무 기뻐서 곧 생각하기를 「나의 창고마다 가득찬 재물을 이제는 전해줄 사람이 있구나! 내가 항상 이 아들만 생각하고 기다렸으나 만날수가 없더니, 이제 스스로 찾아 왔으니 내가 원하고 바라던 것이 이루어졌도다. 나는 비록 늙었으나 재산을 아끼는 마음은 변함이 없노라.」하고 곧 사람을 보내어 데려오도록 하였나이다.

그때, 심부름꾼이 뛰어가서 잡으니 그 빈궁한 아들이 놀라서 크게 외치기를 「나는 아무 잘못이 없는데 어찌하여 붙들어 가나이까.」하였나이다. 심부름꾼이 더욱 단단히 붙들고 강제로 데려오려 하니, 그때 빈궁한 아들은 이렇게 생각하였나이다.

「아무런 죄도 없이 붙잡혔으니 반드시 죽이려는 것이다.」 그러자 더욱 놀랍고 무서워서 그만 땅에 넘어져 기절해 버렸나이다.

아버지는 멀리서 이 광경을 보고 심부름꾼에게 말하기를 「그 사람을 억지로 붙잡아 올 것은 없다. 그 얼굴에 냉수라도 끼얹어 깨어나게 하고 제정신이 들더라도 아무 말도 하지 말라.」고 하였나이다.

왜냐하면 아버지는 아들의 마음이 작고 못난 줄을 알고, 자기와 같이 신분이 높은 사람과는 어려워서 가까이 할 수 없음을 짐작하였기 때문입니다. 분명히 자기 아들인 줄 알지마는 방편을 써서 다른 사람에게는 자기 아들이란 말을 하지 않고 심부름꾼을 시켜 말하기를 「내가 이제 놓아줄 터이니 너의 마음대로 가거라.」 하였나이다.

빈궁한 아들은 매우 기뻐하며 땅에서 일어나 어느 가난한 마을을 찾아가서 입을 것과 먹을 것을 구하였나이다.

그때, 장자는 그 아들을 타일러서 데려오려고 방편을 써서 모양이 초라하고 보잘것없는 두 사람을 은밀히 보내며 이렇게 말하였나이다.

「너희들은 거기에 가서 가난한 사람에게 말하기를 저기 좋은 일자리가 있는데 품삯은 다른 데보다 배로 준다고 하여라. 만약 가난한 사람이 허락하면 데리고 와서 일을 시키되, 만일 무슨 일을 하느냐고 묻거든 거름을 치우는 일이라 말하고 우리 두 사람도 그대와 함께 일을 한다고 하여라.」

이때, 두 사람은 즉시 가난하고 헐벗은 사람을 찾아가서 만나보고 시키는 대로 말하였나이다. 그리하여 빈궁한 아들이 그들을 따라가 선금을 받고 거름을 치우는데, 그 아버지는 아들을 보고는 불쌍하고 안타깝게 생각하였나이다.

그러다가 어느 날 창문으로 아들을 바라보니 몸은 말라 야위었고 흙과 오물이 온몸에 가득하여 더럽고 불결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는지라, 아버지는 곧 진주목걸이와 좋은 의복과 장신구를 벗어버리고 허름하고 때묻은 옷으로 갈아 입고, 흙과 먼지를 몸에 바르고 손에는 청소도구를 들고 나가 여러 일꾼들에게 말하기를

「너희들은 부지런히 일하고 게으름을 피우지 말라.」하면서 이러한 방편으로 아들에게 가까이 접근할 수 있었나이다.

그리고는 빈궁한 아들에게 말하기를 「이 사람아, 너는 다른 데로 가지 말고 항상 여기에서 일을 하여라. 그러면 품삯도 올려줄 것이요, 또 필요한 물건이 있거든 그릇·쌀·밀가루·소금·장 할 것 없이 무엇이든지 어려워하지 말고 말하여라. 늙은 하인들이 있어서 쓸 일이 있으면 줄 것이니 걱정 말고 마음을 편안히 하여라. 나는 너의 아버지와 같으니 다시는 염려하지 말아라.

왜냐하면 나는 이미 늙었고 너는 아직 젊었으며, 너는 일할 적에 게으르거나 성내거나 속이거나 원망하는 말이 전혀 없으니 다른 일꾼들처럼 그런 나쁜 버릇이 있음을 보지 못하겠더라. 이제부터는 내가 낳은 친아들처럼 생각하겠다.」하면서 장자는 이름을 다시 지어주고 아들이라고 불렀나이다.

그때, 가난하고 헐벗은 아들은 이런 귀여움과 대우를 받는 것이 기뻤으나 전과 같이 머슴살이하는 천한 사람이라 스스로 생각하며 이십 년 동안을 항상 거름만 치우고 있었나이다.

이렇게 지낸뒤에 마음을 서로 알고 믿게 되어 안과 밖을 어려움 없이 드나들면서도 거처하는 곳은 여전히 그 전과 같았나이다.

세존이시여, 그때 장자는 병이 나서 죽을 때가 멀지 않았음을 알고 빈궁한 아들에게 말하였나이다.

「나에게는 지금 금은 보배가 많이 있어 창고 마다 가득하니, 그 속에 있는 모든 재물과 받고 갚아야 할 것을 네가 모두 알아서 처리하여라. 나의 뜻이 이러하니 너는 나의 마음을 받아서 행하여라. 왜냐하면 지금은 나와 네가 서로 남남이 아니므로 부디 이 보물들을 굳게 지켜 허비하지 말고 잃지 않도록 하라.」

이때, 빈궁한 아들은 즉시 명령을 받고 금은보배의 여러 가지 재산과 창고를 맡았으나, 한 가지도 욕심을 내지 않고 거처하는 곳도 예전 그대로이며, 천하고 못났다는 마음 또한 아직 버리지 않고 있었나이다.

다시 얼마를 지난 뒤에 아버지는 아들의 마음이 점점 열리고 커져서 큰 뜻을 가지게 되어 지난날의 비천하고 못났던 마음을 스스로 뉘우치고 있음을 알게 되었나이다. 그 아버지가 죽을 때에 이르러 아들을 시켜 친척과 국왕과 대신과 무사들과 거사들을 모이게 하고, 그들이 다 모인 뒤에 이렇게 선언하였나이다.

「여러분은 마땅히 아시라. 이 아이는 나의 아들이요 내가 낳았으나, 어느 성 안에서 나를 버리고 도망하여 오십여 년 동안 외롭게 떠돌아다니며 온갖 고생을 다 하였소. 이 아이의 본래 이름은 아무개이고 내 본래 이름은 아무개요. 예전부터 본래 있던 성에서 무척 걱정하며 찾으려고 애를 썼는데 우연히 이곳에서 만나게 되었소. 이 아이는 참으로 나의 아들이요 나는 그의 아버지이니, 지금부터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재산을 다 이 아들의 소유가 되며 먼저부터 주고 받던 것도 모두 이 아들이 알아서 처리할 것이오.」

세존이시여, 이때 빈궁한 아들은 아버지의 이 말을 듣고 크게 기뻐하며 일찍이 없던 것을 얻고 스스로 생각하기를 「나는 본래부터 바라는 마음이 없었건만 이제 보배창고가 저절로 들어왔도다.」하였나이다.

4장 앞의 비유를 통합하다

세존이시여, 큰 부자인 장자는 곧 여래이시고 저희들은 모두 부처님의 아들과 같사오니, 여래께서 항상 말씀하시기를 저희들을 아들이라고 하시었나이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이 세 가지의 괴로움 때문에 나고 죽는 가운데서 모든 고통을 받으면서도 미혹하고 아는 것이 없어 소승법을 좋아하였나이다.

오늘날 세존께서 저희들로 하여금 모든 법의 희롱거리인 거름으로 생각하여 버리라고 말씀하시었으나, 저희들은 그 속에서 부지런히 정진하여 열반에 이르는 하루 품삯을 얻고서는 마음이 크게 기쁘고 즐거워 스스로 만족하게 여기며 곧 생각하기를 「부처님 법 가운데서 부지런히 정진한 인연으로 얻은 것이 매우 많다.」고 하였나이다.

그러나 세존께서는 저희들의 마음이 변변치 못하여 부질없는 욕망에 얽매여서 소승법을 좋아함을 미리 아시면서도 내버려두시고 「너희들도 마땅히 여래의 지견인 보배의 창고가 있느니라.」고 분별하여 말씀해 주시지 않고, 방편으로 여래의 지혜를 말씀하셨으나, 저희들은 부처님으로부터 열반에 이르는 하루 품삯을 겨우 받고는 많은 이익을 얻었다고 만족하여 겨우 받고는 많은 이익을 얻었다고 만족하여 대승법을 구하려는 뜻이 전혀 없었나이다.

저희들은 또 여래의 지혜로 인하여 모든 보살들에게 열어보이며 설법하면서도 스스로는 부처님의 지혜를 얻고자 하는 서원을 세운적이 없었나이다.

왜냐하면 부처님께서는 저희들이 보잘것없는 소승법을 좋아함을 아시고 방편으로 저희들의 근기에 따라 말씀하셨건만, 저희들은 참된 부처님의 아들인 줄을 미처 몰랐기 때문입니다.

이제서야 저희들은 세존께서 부처님의 지혜에 아낌이 없으신 줄을 알았나이다. 왜냐하면 저희들은 예전부터 참된 부처님의 아들이었지마는 그것을 알지 못하고 소승의 가르침에 의해 해탈을 얻는 것만을 원했기 때문에 세존께서는 그것에 알맞는 가르침을 설하셨을 뿐이옵니다. 만일 저희들에게 더 높고 큰 깨달음인 대승법을 얻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더라면 부처님께서는 저희들을 위하여 대승법을 설해주셨을 것이옵니다.

지금 이 법화경에서 오직 일승만을 말씀하시고 예전에 보살들 앞에서는 성문들이 소승의 가르침을 좋아한다고 나무라셨으나, 부처님께서는 참다운 대승법으로 교화하셨나이다. 그러므로 저희들이 본래부터 구하는 마음이 없었는데 지금 법왕의 큰 보배가 저절로 이르렀으니, 부처님의 아들로서 얻을 것을 모두 얻었나이다.』

이때, 마하가섭이 이 뜻을 거듭 펴려고 게송으로 말하였다.

5장 환희용약 게송으로 읊다

저희들은 오늘에야 부처님의 말씀듣고
기쁘고도 즐거우며 없던법을 얻나이다


성문들도 성불한다 부처님이 설하시니
위가없는 보배더미 안구해도 절로얻네


비유컨대 어린아이 철이없고 무지하여 
아비떠나 도망하여 다른땅에 멀리가서
이리저리 떠돌면서 오십년을 살았거늘
그아비는 걱정되어 사방으로 찾았었네
아들찾던 지친몸이 한성안에 머물면서
큰집하나 지어놓고 오욕락을 즐기나니
그집주인 큰부자라 많은금과 은들이며
자거마노 진주유리 말과소와 코끼리와
양과연과 수레들과 논과밭과 종들이며
하인들과 소작인들 많고많아 끝이없고
주고받는 이익들이 타국까지 미쳤으며
장사꾼과 고객들이 그문앞에 줄을섰네
천만억의 사람들이 둘러서서 공경하며
임금이나 왕족들이 항상공경 하는바요
여러신하 명문호족 한결같이 공경하니
이와같은 인연으로 오고가는 사람많고
부유하고 잘살아서 큰세력도 가졌지만
나이들고 늙어가니 아들생각 더욱간절
자나깨나 생각하다 죽을때가 되었는데
어리석은 그자식은 떠나간지 오십여년
창고속에 쌓인재물 어찌하면 좋을건가


그때저기 궁한아들 옷과밥을 구하려고
이마을서 저마을로 이나라와 저나라로
어떤때는 얻어먹고 어떤때는 얻지못해
굶주리고 못먹어서 옴과버짐 생겼으며
이곳저곳 헤매다가 아비사는 성에닿아
품팔이로 전전하며 아버지집 이르렀네


그때에 아비장자 자기집의 문안에서
보배휘장 둘러치고 사자좌에 앉았는데
권속들이 둘러앉고 여러사람 호위하며
그중어떤 사람들은 금은보물 계산하고
주고받는 많은재물 출납부에 기록하네
아버지의 존엄함을 궁한아들 바라보고
저사람은 국왕이나 또는왕이 분명하니
내가여기 왜왔던가 두렵고도 무섭구나
다시생각 하여보니 여기오래 있다가는
꼼짝없이 붙들리어 강제노동 당하리라
이와같이 생각하고 정신없이 도망하여
빈촌으로 찾아가서 품팔이를 하려는데
바로이때 아버지는 사자좌에 높이앉아
저멀리서 바라보고 아들인줄 바로알아
심부름꾼 즉시보내 붙들어서 오게하니
궁한아들 놀래어서 기절하여 쓰러졌네
이사람이 날잡으니 나는이제 죽었노라
밥과옷을 구하려다 이모양이 되었구나


자기아들 어리석어 아비말을 믿지않고
아비인줄 모르는것 그장자가 짐작하고
방편다시 베풀어서 다른사람 보내면서
애꾸눈에 덕이없는 못난사람 시키는말
너는가서 말하기를 내게와서 일을하면
거름이나 치게하고 품삯곱을 준다하라
궁한아들 그말듣고 기뻐하며 따라와서
거름치는 일도하고 집안팎을 청소하네
부자장자 어느하루 자기아들 내다보니
어리석고 못난것이 천한일만 좋아하여
아버지인 그장자는 허름한옷 바꿔입고
거름치는 기구들고 아들한테 다가가서
방편으로 하는말이 부지런히 일잘하면
품삯을더 올려주고 손과발에 바를기름
음식이나 이부자리 풍족하게 줄것이다
이런말로 타이르고 부지런히 일을하라
너는나의 아들같다 부드럽게 말을하네
그장자가 지혜있어 자유롭게 출입토록
이십년을 지내면서 집안일을 보게하고
금과은과 진주파려 보물창고 보여주며
주고받는 모든물건 도맡아서 보게하나
그아들은 변함없이 대문밖에 붙어있는
초막에서 잠을자며 제스스로 생각하되
나는본래 가난하여 가진물건 없다하네


아버지는 아들마음 점점넓게 열림알고
그재산을 물려주려 친척들과 국왕들과
대신들과 무사들과 거사들을 모아놓고
대중에게 하는말이 이는나의 아들인데
나를떠나 멀리가서 오십년을 지내더니
우연하게 날찾아와 이십년이 또지났소
지난날에 한성에서 이자식을 내가잃고
이리저리 헤매면서 이아들을 찾느라고
무진애를 쓰던끝에 여기까지 온것이오
내가가진 모든것은 집이거나 하인이나
아들한테 전해주어 제뜻대로 쓰게하리
가난하고 궁한아들 뜻과마음 좁고적다
이제와서 아버지의 큰재산을 받게되니
많은집과 많은재산 한량없는 금은보화
매우크게 기뻐하며 미증유를 얻었더라


부처님도 우리들이 소승법을 즐김알고
너도성불 하리라는 말씀하지 않으시고
여러가지 무루법을 저희들이 얻었다고
소승이룬 성문이라 항상말씀 했나이다


부처님이 저희에게 위없는도 말씀하며
이가르침 잘배우면 성불한다 하시기에
저희들은 말씀대로 보살들을 위하여서
여러가지 인연들과 가지가지 비유들과
이야기와 변재로써 위없는도 말했더니
그때모든 불자들이 저희들의 법문듣고
밤낮으로 생각하며 부지런히 닦았었네
이때여러 부처님이 수기주며 하시는말
너희들은 오는세상 성불하여 부처된다
시방모든 부처님의 비밀스런 대승법장
보살들만 위하여서 참된이치 설법하고
저희들을 위하여선 아무말씀 안하시니
마치저기 궁한아들 아버지께 가까이가
모든보물 맡았으나 가질생각 전혀없듯
저희들도 부처님의 법보장을 연설하나
구하는뜻 없던것은 역시그러 하옵니다
저희들이 속으로는 번뇌없어 지는것을
제스스로 생각하여 만족하다 여기옵고
이것알면 그만이요 다른일은 없다하고
불국토를 맑게하고 중생들을 교화함은
저희들이 들었어도 즐거운맘 없었다네
그까닭을 말하오면 이세간의 온갖법은
평등하고 조화되어 생도없고 멸도없는
영원한 존재이며 작고큰것 다없으며
차별없고 번뇌없어 인연초월 한것이라
이런생각 하고보니 즐거운맘 없나이다
저희들이 오랜세월 부처님의 지혜에는
탐착하는 마음없고 원하지도 아니하며
저희들이 얻은법이 구경이라 생각했네
저희들이 오랜세월 공한법을 닦아익혀
욕계색계 무색계의 고통에서 벗어나서
최후몸의 유여열반 얻었노라 생각하며
부처님의 교화받아 참된도를 얻었으니
부처님의 깊은은혜 갚았다고 했나이다
저희들이 불자에게 보살법을 말하여서
불도얻게 하면서도 원하는맘 없었으니
도사께서 버려두고 저희마음 아시므로
참된이익 있느니라 권하시지 아니하네
아들뜻이 좁고적음 아비장자 이미알고
그방편의 힘으로써 그마음을 항복받고
아들마음 크게한후 많은재산 물려주듯
부처님도 이와같이 희유한일 나타내셔
소승법을 즐김알고 방편의힘 쓰시어서
작은마음 조복받고 큰지혜를 가르치네


저희들이 오늘에사 미증유를 얻었으니
바라던일 아니지만 저절로 얻었으며
한량없는 보배얻은 궁한아들 같나이다
세존이여 제가이제 도를얻고 과를얻어
무루법에 머물면서 청정한눈 얻은것은
저희들이 오랜세월 청정계율 지니다가
오늘에야 처음으로 그과보를 얻었으며
법왕의법 가운데서 오랜수행 닦은공덕
이제서야 미혹없는 큰과보를 얻나이다
저희들이 오늘에야 참된성문 되었으니
부처님법 소리로써 온갖것을 듣게하며
저희들이 오늘에야 참된나한 되었으니
모든세간 하늘이나 사람들과 마군범천
많은대중 가운데서 널리공양 받나이다

6장 부처님 은혜를 갚다

부처님의 크신은혜 희유하게 나투시며
중생들을 제도하사 이익얻게 하오시니
억천겁에 그은혜를 누가능히 갚으리까
손발되어 받들면서 머리숙여 예경하며
온갖정성 공양해도 그은혜는 못갚으며
머리위에 받들거나 등에라도 업고다녀
항하모래 오랜세월 마음다해 공양하고
맛이좋은 음식들과 한량없는 의복들과
아름다운 이부자리 효과좋은 탕약이며
우두전단 좋은향과 여러가지 보배로써
넓고높은 탑세우며 옷을벗어 땅에깔고
이와같은 여러일로 항하사의 오랜겁을 
정성다해 공양해도 그은혜는 못갚으리


부처님은 희유하사 한량없고 가이없어
생각조차 할수없는 신통력을 나투시며
모든미혹 멸하시고 최고진리 깨달아서
모든법의 왕으로서 마음적은 중생위해
최고진리 숨겨두고 낮은법을 설하시며
아상많은 범부에게 마땅하게 설하시네


부처님들 모든법에 자유자재 하시어서
중생들의 모든욕락 가지가지 알으시며
그뜻과 힘에따라 감당할바 알으시고
한량없는 비유로써 미묘한법 말씀할새
지난세상 중생들의 숙세선근 따르셔서
그의근기 성숙함과 성숙못함 알으시어
가지가지 헤아리사 분별하여 아시고는
일불승을 설하시려 방편으로 삼승쓰네

<신해품 끝>
3/9/2015 8:43:09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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