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자재, 색자재 “스님, 원효스님. 주무십니까?” 분명히 무슨 소리가 들렸다. 폭풍우가 사납게 몰아치는 초가을 밤이었다. 중추가절 한가위를 넘긴 지도 벌써 열흘, 달도 별도 없는 칠흑같이 어두운 밤이었다. 원효스님은 분명히 어떤 인기척을 들었다. 그것도 여인의 음성이 확실했다. ‘이상하다. 이 칠흑같이 어두운 밤에 누가 내 이름을 찾는걸까? 혹시 여우가 둔갑한 것은 아닐까? 아니, 그럴 리 없어.’ 바로 그때… 심자재, 색자재 계속 읽기
[월:] 2015년 03월
자장율사와 세 여신
자장율사와 세 여신 ‘투기하는 여인은 유치하고 꼴불견이다. 그러나 투기하는 여인만큼 아름다운 것은 없다. 여인에게서 투기를 빼 버린다면 빈 껍데기만 남을 것이다.’ 김재량은 이런 생각을 하며 며칠 전에 만난 세 낭자를 떠올렸다. 청년 장수 김재량은 뛰어난 풍모로 인해 많은 처녀들의 선망의 대상이었다. 더욱이 신라와 백제의 전투에서 김재량이 혁혁한 전공을 세우고 돌아왔으니, 신라의 수도 서라벌 귀족들은 그를… 자장율사와 세 여신 계속 읽기
조선의 주리판타카
조선의 주리판타카 ‘주리판타카’는 원래 바보였는데, 깨달음을 얻어 부처님의 법을 이은 유명한 비구다. 조실스님으로부터 이 판타카 형제에 대한 얘기를 들은 최창호는 대단한 결심을 했다. 마침내 깨달음을 얻어 인가를 받았으니 대흥사의 중흥조 범해각안화상이 바로 그분이다. 조선 중엽이었다. 지금의 해남 대흥사에는 많은 스님들이 모여 정진을 하고 있었다. 어림잡아 7백 명은 족히 되었다. 대흥사 산내 암자인 진불암은 선방으로 유명하여… 조선의 주리판타카 계속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