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강큰스님~송담스님께 인가하신법문

내가 상좌가 욕심나고 어린 상좌가 그래서 귀여워서 그런 것 아녀. 거기 무슨 뭐 남의 자식 중학생 데려다가 내 상좌 만들었다고 내가 애착 돼? 좋아서? 어림도 없어.

도학자가 되겠구나, 너는 도를 꼭 깨닫겠구나 하는 마음이 드니 기가 막히지. 본인도 아지 못하게 내가 벙어리 짐승을 맡아가지고 너 때문에 내가 협잡꾼 되었다는 소리 한마디 않고. 광주사회에서 들썩들썩 했네. 정전강이 큰놈의 자식 꾀어다가 남의 자식도 분수가 있지.

글쎄 내가 뭐 대인 찬을 혀. 남의 집안 찬을 혀. 다 아는 거. 아 박씨 사육신 집안인 굉장한 집안이라 해갔고 부자에다 양반의 집안이지. 그런 세째 아들을 제일 똑똑하다고 소문난 아들이란 말여. 그런 아들을 한참 서중 댕기다가 아들을 시방 기가 막히게 야단인데 그런 아들을 꾀다가 상좌 만들어가지고 밥도 못먹게 했다. 아 이런 당최… 그래가지고 밥 안 먹어. 또 단식을 혀. 단식을 일주일만 해도 무서운디 이주일, 삼주일 단식을 하고 있네. 내가 단식을 하라했나. 지가 지멋대로 밥을 끊고 말을 않고.

이래가지고 자기 고집만 세워놓고는 묵언을 딱 하네. 남이야 죽든지 말든지. 내가 이렇게 할 것 같으면 나를 보호하는 우리 스님이 어느 지경까지 갈랑가. 무슨 참 책임이 미칠라는가. 요런 것도 생각해야지. 내가 뭐 자랑할라고 하는 거 아니여. 밤낮 법상에 올라가서 자기자랑만 하는구나 그러지 말아.

그래놓고는 내가 밤중이면 또 깨워. 밤중이라야 말해. 아버지한테 말 않지, 어머니한테 말 않지. 10년 묵언하기 시작해가지고 누구한테 한마디 한 적이 없어. 꼭 나하고만 말해. 나하고도 밤중에만 말해. 밤중에도 내나 저나 들리지. 하꼬방 장사하면서 나는 담배, 술 사다가 놓고 팔면 어디가서 사오지. 사오면 내가 팔고. 낮에는 그러고 밤에는 둘이 앉아서 참선을 했네.

내가 이와같이 중대한 책임을 회피해버리고 이 하꼬방 장사를 하면서 잠만 자! 푹 찔러버려. 그러면 일어나. 일어나면 귀로는 잘 들으니까 밤에 설법을 해주면 그 설법을 떡 듣고서 참 공부를 시작하지. 어떻게 또 잠은 많은지. 사람이 또 죽겠지. 깨워놓으면 곧 자네. 그러면 송곳으로 찔러. 송곳보다 더 독살스러운 말을 해서 비위가 깨지게 해서 공부를 했어. 거 원망스러운 말이 아니지. 세상에는 얼마나 내가 도를 가리키고 내가 도인을 하나 맨든 것이 얼마나 내 가슴 속에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어.

내가 내놓은 묵언수좌 박정은이요. 이래가지고 해나오다가 그럭저럭 10년이 턱 되었는데 전남 사회가 뒤집어져가지고 양반집안에서 쑥덕거려가지고 나를 데려다가 조사를 하고 그랬어. 끄떡없이 잡아가면 잡아가라, 찢어가면 찢어가라 이놈들아.

이렇게 보호를 해가지고는 산에 들어가서 100일 동안을 공부를 하네. 용맹정진을 하는데 날마다 설법을 했소. 그때 내 설법은 적어놓은게 있을 테이니 그때 내 설법 하나 들을 참이면 걸망을 몇번 �소. 법문을 척 할 것 같으면 생전 처음 듣는 사람이라도 참말로 법문이다. 내가 나를 깨달아야 하겠구나 이 마음이 다 들어가. 멀쩡한 청춘남녀를 걸망지게 만들었어.

하여간 내가 매일 법문 안했어? 아침마다 했지. 법문 듣는 청중이 법문 듣고 울지 않았어? 내가 울음소리까지 다 들었네. 한참 법문을 들어보니까 백천만겁에 만나기 어려운 이 몸뚱이 얻어가지고 만나기 어려운 이 법을 만나서, 만나기 어려운 감상이 북받쳐가지고 울음이 나온다 그 말이여. 이렇게해서 100일을 떡 마치고 난 그날이 100일 회향 그날이 10년이여. 저 사람 도 닦는 10년이여.

그날이 100일 회향일이기도 하지만 정월 보름날인가 어쩐가 딱 10년이여. 10년이 되었는데 너 10년만에 견성못하면 어쩐다는 소원도 있을뿐 아니라 나한테 한 말도 있지. 10년을 뭐했어? 대한은 구순이요, 소한은 칠일이라 했는데 10년을 해도 요모양이니 뭐여! 마조 입야타 불입야타 일러라! 부에도 나고. 세상에 나는 공부 하나 못하나 두철 만에 견성했다고 뒤집었더 그 말이야.

밥 먹고 나서 일러봐! 마조가 원상을 그려놓고 입야타 불입야타 했으니 너 이놈 바로 이르지 못하냐! 이놈의 얼굴을 보니 얼굴이 그만 화두에 부대끼고 살빛이 검었다 이상스러운 놈의 얼굴이 확 펴지면서 꼭 부용화 핀 것 같어.

그 다음에 내가 어쨌어. 그 무서운 공안을 턱 들이댔지. 안했어? 어찌 부처님이 계시는데 거짓말이 있으며 위조가 있어. 깨닫지 못한 걸 깨달았다 하면 천하에 그보다 더한 죄가 없는 것인디. 허위가 있어? 벙얼벙얼 웃더니 “묵언 풀까요?” 안했나. 묵언 풀려면 풀고 말려면 말고 니 알아서 해라. 묵언 터버렸어.

장사 때려치워버리고 저를 앞세우고 서울 올라와서 올라오니까 정전강이라 해가지고 모두 다 신도들이 망월사 조실로 청하네. 그래 안했소? 내가 전법게를 하나 지었어. 전법게를 지어가지고는 내가 그날 마침 생일날이었던 것이야.

어서 당호를 송담(松潭)이라 해서 묵언수좌 박정은이 한테다가 설법도 하고 내 책임이라 할까 부처님한테서 정법을 받았으면 부처님이 차츰차츰 전해주셔서 만공 큰스님, 용성 큰스님, 혜월 큰스님, 혜봉 큰스님 거룩한 큰스님네가 나한테 인가를 해주셨으니 나도 반드시 인가를 해주어야 할 것이 아닌가. 이름을 송담이라 해가지고서는 게송을 붙여서 딱 해줄라하니까 거절을 혀.

“제가 설사 스님께서 인가를 해주신다 하지만 제가 지금 인가를 받아가지고 나서 봤던들 아마도 제가 감당을 못할 것 같습니다. 여러가지 능력이 부족합니다. 거절은 안겠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공포를 안해주시길 바랍니다.”

그 사람은 성격이 한번 딱 하면 안되는 사람이야. 내가 다 알지. 마음 따라 알아서 해라. 나는 이렇게 안할 수 없는 것이다. 네가 거절을 하더라도 나는 안할 수가 없어. 게송이 이래.

법도 아니요 비법도 아니니라.
법도 없지만 마음도 없느니라.
낙양에는 추색이 많고
강송에 백운이 나느니라.

그런 뒤 너는 내게 있어봤던들 아무 소용이 없어. 너한테 무엇을 붙여줄 것도 없고 당할 것도 없으니 그래 서로 갈렸는데 대부도 갔다 올라와서 잠시 있다 가더니 서너번 나한테 왔다갔다 하더니 휭 어디로 날아가버렸어. 그래가지고선 6~7년이나 되는가봐. 6~7년이나 되서 여기를 지나가는데 안오네. 세상에 그럴 수가 있을가. 어째 그럴 수가 있을까.

서산에서 개를 막는디 개 막는데 가서 시커먼 우와기를 뒤집어 쓰고 머리에 수건을 쓰고 개 막는데 가서 개 막는 걸 도와줘. 개 막는데 날 청해서 연설인가 뭔가 해줬는데 연설하는 나를 봤지만 스승한테 와서 인사가 없네. 시커만 놈의 우와기를 두집어쓰고서는 일을 하고 있으니까 부끄러워서 못봤던지 또는 일부러 안봤던지 어쨌던지 안봤어. 지금 내가 생각할수록 안봐야 옳고 나를 쳐다보지 않는 것이 옳고 옳은 것이 있어.

묵언도 십년을 꼭 채운 사람인데 이번에 이와 같이 두타행도 십년을 채울랑가 보다 나는 이렇게 알았는데 뜻밖에 이렇게 나타나서 왔습니다 아주 이렇게 왔어. 그 사람이 나이는 마흔 네살이나 먹었지만은 팔십살 먹은 사람보담도 더 경험이 있는 사람인데 아마도 이렇게 슬쩍 들어와서 주지를 하라니까 주지를 하고.

< 1970년 11월 16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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