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두
생각의 기멸
그 다음 셋째번에 가서 생각을 어떻게 다루어 나가느냐?
우리는 의식적이건 무의식적이건, 무엇인가 생각 아니하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무슨 생각이 일어나면 그 생각이 이리저리
발전을 합니다. 그러다가 그 생각이 사그러지면 또 딴 생각이 생겨나고,
쓸데 있는 생각· 쓸데 없는 생각· 지나간 생각· 현재 닥치고 있는 생각·
앞으로 다가올 생각. 그러한 생각 속에서 일분 일분을 지내고,
하루 하루를 지내고 , 그러면서 일생이 지나가게 됩니다.
심지어 잠이 들어 있을 때도, 꿈속에서도 그 생각은 쉬지 않고
움직이고 있는 것입니다.
좋은 생각이 일어나서 행동화되면 좋은 행동을 하게 되고,
삿(邪)된 생각이나 착하지 못한 생각이 일어나서 그것이
행동화 되면은 죄를 짓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바로 우리의 잠시도
쉬지 않고 일어났다 꺼졌다 하는, 그 생각이 육도윤회의
근원이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 생각을 안하게 하려면, 죽으면 안하게 될 것 같지만
죽는다고 한들 이 현재 가지고 있는 그 몸을 가지고서는 끝나지마는
이 몸 버린다고 해서 그 생각의 활동이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죽으면 또 다른 몸을 받아서 태어나 게 되고, 설사 다음 몸을
받아날 때 까지 몸 없는 상태에 머물러 있다 하더라도 중음신의
상태에서도 우리의 생각의 기멸(起滅)은 계속하고 있는 것입니다.
오직 내가 나를 깨닫는 활구참선만이 생각의 기멸을 끊고 생사의
윤회를 벗어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고인(古人)의 송(頌)에,
“참선은 수투조사관(參禪須透祖師關)이요,
참선은 모름지기 조사관을 뚫어야 하고
묘오는 요궁심로절(妙悟要窮心路絶)이라”
묘한 깨달음은 종요로이 마음길이 끊어져야 한다
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