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불락인과(不落因果), 불매인과(不昧因果)에 대해 묻습니다. 법력이 높으 신 도인들도 인과에 매이지 않을 뿐 인과를 피할 수는 없다고 합니다. 업이 녹는 도리와는 모순이 아닐는지요.
大行) 이건 아니다, 저것은 맞는다 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색과 공이 둘이냐 둘아니냐 하는 소리와 같습니다. 그런데 왜 불매라고 했는가. 모든 것이 낱낱 이 한발 떼고 놓고, 떼고 놓고 쉴 사이 없이 시공을 초월해서 돌아가고 있으 니 다가온다, 아니온다, 불락이다, 불매다 고정되게 말 할 수 없기 때문입니 다. 말하자면 생활 자체로 여여함이 불매인 것이지요. 그냥 그대로 돌아가면 서 생사도 뛰어 넘는 것이 바로 불매이겠지요. 그래서 고정되게 불락이다 한 마디 잘못해가지고 여우의 몸을 쓰고 5백생을 살았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공부하는 이들은 5백년이 1초다 하면 어떻습니까? 여우 몸으로 살든, 늑대 몸으로 살든, 구데기 몸으로 살든 선지식들은 그것을 문제 삼지 않습니 다. 왜냐? 천상천하유아독존이라 했듯이 높고 낮음이 따로 없이 전부 나 아 님이 없는 것입니다. 하다못해 메뚜기 발도 내 발이요 인간의 발들도 전부 내 발이요, 네 아픔 내 아픔, 네 몸 내몸, 네 자리 내 자리가 모두 한 자리이 기에 그 경지에서야 천상천하유아독존이 아니겠습니까. 그러니까 불락이다, 불매다 라고 아퀴를 짓지 마세요. 그것마저 다 내려 놓으 십시요. 색과 공이 둘이 아닌 그 가운데 불락이다, 불매다가 다 들어있는 것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