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부처님의 말씀을 따르는 불자라면 종내에는 대각을 이루어 부처가 되겠다는 꿈을 지녔을 것입니다. 스님, 어떻게 해야 육도윤회를 벗어날 수 있는지 도를 닦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大行) 나는 여지껏 다른 말 하지 않았습니다. 공부를 위해서든 생활을 위해서든 오직 나의 근본인 주인공을 믿어 일체를 거기에 놓고 관하라고 일관되게 말씀드렸습니다. 공부든 생활이든 내가 하는 것입니다. 누가 대신해주지도 않고 대신해 줄수도 없고 빈다고 되지도 않고 그밖에 무슨 방편을 쓴다해도 나를 떠나서는 없습니다. 다른 종교에서는 무슨 절대자를 내세워 거기에 매달리라고 하는데 구원은 제가 저를 구원하는 것이지 그밖에는 어떤 것도 나를 구원해 주지 않습니다. 그러기에 옛말에 ‘네가 주장자가 있다면 내 주장자를 줄 것이요 네게 주장자가 없다면 내가 빼앗으리라’ 했답니다. 내가 세상에 나왔으니 우주가 벌어진 것이지 내가 없다면 우주도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유아독존인 것이지요. 그러니 어디가서 도를 찾겠습니까? 도는 내 속에 있고 내가 찾는 것입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밖으로 찾고 뭔가 신기한 것, 특별한 방편이 있어야 하는 줄로 압니다. 그래서 첫째로 ‘놓으라’고 하는 것입니다. 밖으로 치닫는 마음을 놓아라, 방하착하라는 말이지요. 그러나 놓으라니까 어디다 놓느냐고 합니다. 본래 들은 것이 없으니 놓을 것도 없지만 왼통 생각에 끄달리니까 너의 근본에 놓아라고 합니다. 그래서 우선 근본을 믿어야 합니다. 내가 어디서 왔고 어디로 가는가? 나를 이끌고 있는 그 주체는 무엇인가? 할 때에 그걸 아무리 사량분별하려해도 알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나무가 있으면 보이지 않아도 뿌리가 있음을 믿듯이, 작년의 콩씨를 심었는데 작년 콩씨는 어디로 가고 콩나무가 무성해져 올해 콩씨가 주렁주렁 달렸듯이 그것을 믿으라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내 속의 진짜 내 뿌리와 씨가 있음을 믿으라는 것입니다. 그걸 믿는다면 바로 그 자리에 놓으라는 것이지요. 나는 그걸 주인공이라 이름했습니다. 이름이야 아무려면 어떻습니까? 불자님께서 취향대로 이름을 붙여도 좋겠지요. ‘내속의 부처님’ 하셔도 좋고 ‘하나뿐인 내님’ 하셔도 좋고 그냥 ‘내님’ 하셔도 좋습니다. 그래 믿었으면 놓고 놓았으면 지켜보라고 합니다. 놓았다고 하면서 요렇게 되었으면 조렇게 되었으면 한다면 그건 놓은게 아니라 붙잡은 것이요 또하나의 사량분별인 것이지요. 놓을 때는 콱! 죽든지 살든지 알아서 하라는 배짱으로 놓아야지요. 가령 하인이 주인을 못믿어서 말로는 믿는다 해놓고 이런저런 군말이 많다면 그게 믿는 것은 아니지요. 그리고 우리 인간은 지수화풍 사대로 구성되어 있고 우주도 세상만물도 지수화풍 사대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따라서 사대를 바탕으로 누구나 광력자력전력*통신력을 충만히 가지고 쓸수있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그걸 믿지 못하니 자신을 믿지 못하는 결과가 됩니다. 자기가 자신을 믿지 못하고 자기가 주인이 되지 못할 때 공부인들 제대로 되겠습니까? 내 몸속의 생명들이 한마음으로 돌아가는게 주인공입니다. 그러니까 거기에 일체를 놓고 맡기세요. 내가 주인이요 독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