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전생은 있습니까? 인간은 윤회라는 틀속에서 영적으로 진화합니까? 죽음은 옷갈아 입는 것이라는데요. 또 우리가 음식먹을때, 일할때 조상과 같이 하는 것인지요? 조상천도하면 9대까지 천도가 됩니까?스님께서 한마음을 말씀하시는데 한마음과 마음의 차이는요?
大行) 우주의 근본이 내 근본과 다르지 않고 저 태양의 근본이 내 근본과 둘이 아닙니다. 우리가 혼자 먹고 혼자 일하는 줄로 생각하시겠지만 우리는 같이 먹고 같이 일합니다. 우주 일체 삼라만상은 한 통속이란 말입니다. 그러니 내 조상 네 조상이 따로따로인줄 알지만 실은 따로가 아닙니다. 우리는 한마음으로서 같이 먹고 같이 일하고 같이 살고 같이 돌아갑니다. 일체가 다 그렇습니다. 우리 이 몸뚱이만해도 그 속에 얼마나 많은 중생이 들어 있습니까? 이 몸뚱이가 그대로 소우주란 말입니다. 그러니 내가 먹는다해서 나 혼자 먹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물론 잘 안믿으시겠지요. 그러나 부처님께서 분명히 말씀하셨듯이 우리의 근본은 시공을 넘어 같이 돌아가고 있습니다. 그점을 의심없이 믿어야 합니다. 우리가 먹을때 조상과 같이 먹느냐고 하셨는데 일체가 같이 먹으니 조상뿐이겠습니까? 한순간도 빼놓지 않고 시공을 넘어 더불어 살고있는 것입니다. 그러니 어디 9대뿐인가요. 3대다 5대다 9대다 그러는데 삼천년 전의 부처님이 오늘에 계시고 오늘이 곧 삼천년 전인데 몇대라고 정할게 없습니다. 질문하신 분이 3대다 하면 3대고 9대다 하면 9대고 영원한 오늘이다 하면 영원한 오늘입니다. 그러니 따로 전생이다 후생이다 할 것도 없습니다. 과거는 짊어지고 나왔으니 없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으니 없습니다. 고로 지금 이 찰나입니다. 찰나도 말이 찰나이지 찰나라고 할 고정된 순간이 없으니 현재도 없는 셈이지요. 그냥 일체만물이 고정됨이 없이 나투고 돌아가는 것, 그것뿐입니다. 그래서 공입니다. 전생이라는 것, 윤회라는게 다 마음으로 짓고 마음으로 받는 것입니다. 본래 공인줄을 모르니까 과거에 지은 업이 업식으로 채곡채곡 쟁여져서 오늘의 현재의식에 작용을 하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윤회하는 주체가 있어서 전생이다 후생이다 하는 게 아니라 그게 다 업식의 작용이란 말입니다. 한 생명체가 탄생하는 데는 영원한 생명과 업식과 사대로 뭉쳐진 육신의 계합이 따릅니다. 영원한 생명은 달리 불성이라해도 좋고 진여라 해도 되고 한마음이라 해도 됩니다. 이 한마음은 늘지도 줄지도 않으면서 모든 것의 근본입니다. 우리가 이 공부하는 목적은 궁극에 가서 해탈 열반하자는데 있습니다. 그때까지는 우리의 삶이란 진화의 과정입니다. 우리가 짊어지고 있는 업식의 노비문서를 다 태우고 대자유인이 되기까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그 길에서 몸이 낡아지면 다시 새 옷으로 갈아 입어 가며 마음을 닦아나가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