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24세의 청년입니다. 간질을 앓고 있는데 약을 먹으면 매우 어지럽습니 다. 또 어려서는 소아마비를 앓았는데 몸이 불편해서 참선이 잘 안됩니다. 참선하면 집중력과 기억력이 좋아진다는 말을 들었습니다만 그런 효과도 없고요. 조언을 바랍니다.
한마음선원 본원으로 갑니다… ^^ 大行) 전에도 어느 분이 몸 아픈 얘기를 했을 때 나는 의사가 아니라고 했습 니다. 병원의 의사들이 여러 방편으로 치료하고 약도 줍니다만 그것은 도와 주는 것이고 병을 고치는 주체는 자기 자신입니다. 또 간혹가다가 남이 몸 아픈 것을 고쳐주는 사람도 있기는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 역시 도와준 것 뿐입니다. 목 마를 때 물 한바가지 퍼준 것과 같겠지요. 하지만 남이 주는 것, 한바가지 의 물로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바가지의 물을 다 마시고 나면 그 다음은 어 떻게 하지요? 그러기에 내 샘에서 물이 계속 솟아올라야 두고두고 갈증을 면 할 수 있다고 하는 것입니다. 자기가 자기 샘물에서 늘 넉넉하게 물을 떠 마 실 수 있을 때 항상 든든하고 당당하고, 나도 마시고 남도 떠 먹게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누구에게나 영원히 그치지 않고 샘솟는 물이 있습니다. 다만 그런 줄 을 모르고 믿지 않기때문에 샘물이 막히고, 막히니까 남이 주기를 바라고 구걸을 하게됩니다. 주인공을 믿고 거기에 일체를 맡기라고 하는 것은 영원한 내 샘물을 알고 믿으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말하니까 어떤 사람은 자신은 보잘 것 없는 존재인데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고 합니다만 내가 주인공을 믿으라고 하는 데는 주인공이란 ‘개별적 인 나의 주인’을 넘어 ‘일체제불의 마음과 내 마음이 포괄된 자리’를 말 하는 것이고 이치가 그러하기에 만법이 들고 나는 그 자리를 진심으로 믿어 서 일체를 맡기라고 하는 것입니다. 물으신 내용 중에 참선이 잘 안된다고 하는 부분은 뭔가 잘못 아신듯 합니다. ‘참선이란 이런 저런 것이다. 참선을 하면 이런 저런 효과가 있다’라고 딱 붙들어 매놓으니까 ‘그런 효과가 없다’라는 생각이 드는 것입니다. 옛선사들께서도 누차 일러주셨듯이 움직이고 머물고 앉고 눕고 하는 일체의 동작 그리고 그 가운데 벌어지는 일체의 상념들이 그대로 다 참선의 자리입니다. 요는 행주좌와 중에 경계에 끄달리느냐 아니면 나온 자리에 놓고 관하 느냐에 달려 있겠지요. 몸이 불편한데 억지로 일정한 자세를 취하려 애쓰는 것은 바로 그런 자세(경계)에 걸린 것입니다. 마치 절로 도는 바퀴에 못질을 한 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