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엄경 #61/64

능엄경… 61

그때에 여래께서 법회를 마치려고 하시다가 사자모양의 의자
에서 칠보의 안석을 잡아 당기시고 자금산 같은 몸을 돌려서
다시 기대 앉으시고 대중과 아난에게 말씀하시기를
“너희들 배울 것이 있는 연각과 성문들이 오늘날 생각을 돌
이켜 큰 보리인 위없는 오묘한 깨달음에 나아가려 하나니 내가
지금 이미 참다운 수행의 방법을 말하였거니와 너는 아직도 사
바타와 비바사나을 닦을 적에 아주 작은 마장의 일들이 앞에
나타나는 것을 알지 못하고 있나니 만약 마구니의 경계가 앞에
나타나는 것을 너희들이 알지 못하면 마음을 닦음이 바르지 못
해서 사특한 소견에 떨어지게 되리니 혹은 너의 오음에서 일어
나는 마장이거나 아니면 혹 천마이거나 또는 귀신이 붙거나 도
깨비를 만나게 될 것이니, 마음이 밝지 못하여 도적을 아들인
양 잘못 인정하며 또는 그 가운데 조그만 것을 얻고는 큰 것을
얻은 양 만족을 느끼면 마치 제四선천에서 들은 것이 없는 비
구가 성과를 증득하였다고 거짓말을 하다가 하늘의 과보가 이
미 다해서 쇠잔한 모양이 앞에 나타나면 아라한도 다시 몸을
받는 일이 있다고 비방하다가 아비지옥에 떨어지는 것과 같나
니 너는 자세히 들어라. 내가 지금 너를 위해 자세히 분별하여
설명하리라.”
부처님께서 아난과 모든 대중에게 말씀하시기를
“너희들은 마땅히 알아야 한다. 정기가 몸 밖으로 새는 것이
있는 세계에 열 두 종류의 중생들이 오묘하고 밝은 본래의 깨
달음이 맑고 원만한 마음의 실체는 시방의 모든 부처님과 둘도
아니요 다른 것도 아니건만 너희들의 허망한 생각으로 말미암
아 진리를 미혹하게 한 탓인지라 어리석은 애욕이 발생하고 그
애욕이 발생함으로 인하여 두루 미혹해지기 때문에 공한 성품
이 있게 되었거늘 변화하고 미혹함이 그치지 아니하여 세계가
생긴 것이다. 그렇다면 이 시방의 작은 티끌처럼 많고 많은 국
토가 정기가 몸 밖으로 새는 것이 끊기지 않는 이유는 모두가
미혹하고 어리석은 허망한 생각으로 이루어진 때문이니라.
마땅히 알아야 한다. 허공이 너의 마음 속에서 생기는 것이
마치 한 조각 구름이 맑은 하늘에 일어나는 것과 같거든 더구
나 허공 속에 있는 모든 세계야 말할 필요도 없지 않겠느냐?
너희들 중에 어느 한 사람이라도 참다운 것을 발하여 근원으
로 되돌아가면 시방의 허공이 모두다 소멸하리니 어떻게 허공
속에 있는 국토가 찢어지지 않겠느냐?
너희들이 선정을 닦아 삼마지를 꾸며서 시방의 보살들과 정
기가 몸 밖으로 새는 것이 없는 큰 아라한들로 마음의 정기가
서로 통하고 합해져서 당처가 고요하고 맑아지면 모든 마왕과
귀신과 모든 범부의 하늘들이 그들의 궁전이 까닭 없이 무너지
며 큰 땅덩이가 갈라지고 터져서 물이나 육지에서 사는 것들과
하늘을 나르는 무리들이 놀라 두려워하지 않음이 없음을 보리
니 범부들은 어둡고 어두워서 세상이 변천해 가는 것을 느끼지
못하거니와 저들은 모두가 다섯 가지 신통을 증득하였고 오직
누진통만 증득하지 못하였으므로 티끌 세상을 그리워하는 것이
거니 어찌하여 너로 하여금 그들의 처소를 허물어뜨리도록 놓
아 두겠느냐? 그러므로 귀신과 모든 천마와 도깨비나 요정들이
몰려와서 삼매 속에 들어있는 너를 괴롭히나니라.
그러나 저 모든 마구니가 비록 크게 성내더라도 저들은 번뇌
속에 있고 너는 오묘한 깨달음 가운데 있으므로 마치 바람이
빛을 부는 듯하며 칼로 물을 베는 듯하여 조금도 접촉하지 못
한다는 것을 깨달을 것이며 너는 끓는 물과 같고 저들은 꽁꽁
얼은 얼음과 같아서 더운 기운이 점점 가까이 가면 저 얼음은
곧 녹아 없어질 것이다.
부질없이 신통력만을 믿는다고 하더라도 다만 그것은 객체일
뿐이므로 성취하거나 깨뜨려 어지럽히는 것은 네 마음 속에 있
는 오음[色受想行識]의 주인에게 달려 있나니라. 오음의 주인
이 만약 혼미해지면 객이 그 틈을 노리겠지만 그때를 당해서
선나를 깨달아 미혹함이 없으면 저 마구니의 일들이 너에게 어
떻게 하지 못할 것이다. 오음이 사라지고 밝은 데로 들어가면
곧 저 사특한 무리들은 모두 어두운 기운을 받은 자들이니 밝
은 것이 어두운 것을 무너뜨릴 수 있으므로 가까이 가면 저절
로 사라질 터인데 어떻게 감히 머물러 있으면서 선정을 어지럽
힐 수 있겠느냐?
만약 분명하게 깨닫지 못하여서 오음에 미혹되면 너 아난은
반드시 마구니의 자식이 되어서 마구니의 사람이 될 것이다.
마등가 같은 경우는 매우 졸렬한 편이었지만 그는 오직 주문만
가지고서도 너를 홀려서 부처님의 계율을 깨뜨리려고 하였으되
八만 가지 행동 가운데 오직 한 가지 계율만 무너뜨리려는 것
이었거늘 마음이 청정하였으므로 그래도 빠져들지는 아니하였
거니와 거 마구니들은 너의 보배로운 깨달음인 전신을 무너뜨
리기를 마치 재상의 집에 갑자기 가산을 몰수당하여 완전하게
무너져내려 구원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는 것과 같나니라.
아난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네가 도량에 앉아서 모든 생각
이 사라져서 그 생각이 만약 다 끊어진다면 모든 생각을 여의
어서 정밀하고 밝아지며 움직임과 고요함이 변화지 않고 기억
하고 잊음이 한결같아져서 그러한 경지에 머물러서 삼마지에
들어감이 마치 눈 밝은 사람이 매우 어두운 곳에 있는 것과 같
아서 정밀한 성품이 오묘하고 청정하니 마음은 아직 빛을 발하
지 못하는 것과 같으니 이것을 이름하여 ‘색음의 구역’이라고
하나니라.
만약 눈이 밝고 맑아 시방이 환하게 열리면 다시는 어두워지
거나 캄캄해지지 않으리니 그것을 이름하여 ‘색음이 다 없어졌
다’고 할지니 그 사람은 곧 겁탁을 초월할 수 있으리라. 그 까
닭을 살펴보면 견고하고 허망한 생각으로 근본이 되었기 때문
이니라.
아난아! 그러한 가운데 있으면서 오묘하고 밝은 성품을 정밀
하게 연구하여 사대[地水火風]가 서로 얽히지 않으면 잠깐 동
안 몸이 걸림에서 벗어날 수 있으리니 이는 정밀하고 밝음이
앞 경계에 흘러 넘친다고 이름할지니 이것은 다만 공부의 힘으
로 잠시 그렇게 된 것이지 성인이 되었다는 증거는 아니다. 성
인이 되었다는 생각을 하지 않으면 훌륭한 경계라고 하겠지만
만약 성인이 되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 곧 많은 마구니들의
유혹을 받게 되리라.
아난아! 또다시 이러한 마음으로 오묘하고 밝은 성품을 정밀
하게 연구하여 그 몸이 안으로 통하면 이 사람은 홀연히 몸 속
에 있는 요충이나 회충을 집어내더라도 몸의 형태는 완연하고
조금도 훼상됨이 없을 것이다. 이것은 정밀하고 밝은 것이 몸
에 넘쳐 흐르는 때문이니 이는 다만 공부한 힘으로 인하여 잠
시 그렇게 된 것이지 성인이 된 증거는 아니다. 성인이 되었다
는 생각을 하지 않으면 훌륭한 경계라고 하겠지만 성인이 되었
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 곧 많은 마구니들의 유혹을 받게 되나
니라.
또 이러한 마음으로 안과 밖을 정밀하게 연구하면 그때에 혼
백과 의지와 정신이 이 몸과 마음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모두를
거두어 들여 서로 손님이 되기도 하고 주인이 되기도 하여 홀
연히 공중에서 설법하는 소리가 들리기도 하며 혹은 시방에서
은밀한 이치를 말하는 것도 듣게 되리니, 이는 정신과 혼백이
번갈아가며 떨어졌다 합쳤다 하면서 착한 종자를 성취시킨 것
으로 잠시 그렇게 된 것이지 성인이 된 증거는 아니다. 성인이
되었다는 생각을 하지 않으면 훌륭한 경계라고 하겠지만 성인
이 되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 곧 많은 마구니의 유혹을 받게
되나니라.
또 이러한 마음으로 맑게 드러나고 밝게 통하여 안에서 일어
난 광명이 발하여 밝아지면 시방 세계가 두루 염부단금빛으로
변하며 모든 종류가 여래의 모습으로 변화해서 그때에 문득 비
로자나부처님이 천광대에 앉아 계시면 一千 부처가 주위에 둘
러있고 백억의 국토와 연꽃이 동시에 나타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이는 마음의 영혼이 신령하게 깨달음을 드러낸 것으로
서 마음의 광명이 밝아져서 모든 세계를 비추는 것이니 잠시
그렇게 된 것이지 성인이 된 증거는 아니다. 성인이 되었다는
마음을 내지 않으면 훌륭한 경계라고 하겠지만 성인이 되었다
는 생각을 하게 되면 곧 많은 마구니의 유혹을 받게 되나니라.
또 이러한 마음으로 오묘하고 밝은 성품을 정밀하게 연구해
서 끊임없이 관찰하여 잡념을 억제하고 항복받아서 제지하는
것을 뛰어넘으면 그때에 홀연히 시방의 허공이 일곱 가지 보배
의 색깔이 되기도 하며 혹은 온갖 보배의 색깔이 동시에 두루
가득하되 서로 걸리지 않아서 푸르고 누렇고 붉고 흰 빛이 각
각 순수하게 나타나리니 이는 억제하는 공부의 힘이 분수에 넘
친 것으로 잠시 그렇게 된 것이지 성인이 된 증거는 아니다.
성인이 되었다는 마음을 내지 않으면 훌륭한 경계라고 하겠지
만 성인이 되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 곧 많은 마구니의 유혹
을 받게 되나니라.
또 이러한 마음으로 연구하여 맑고 환하게 밝아져서 정밀한
빛이 산란하지 아니하면 갑자기 밤중에 어두운 방안에서 갖가
지 물건을 보되 대낮과 다르지 않으며 어두운 방안의 물건들도
없어지지 않으리니 이것은 마음이 세밀하여 보는 능력이 치밀
하게 맑아져서 어두운 데까지 통해 보는 것이니 잠시 그렇게
된 것이지 성인이 된 증거는 아니다. 성인이 되었다는 마음을
내지 않으면 훌륭한 경계라고 하겠지만 성인이 되었다는 마음
을 갖게 되면 곧 많은 마구니의 유혹을 받게 되나니라.
또 이러한 마음으로 텅 비고 원융한 데에 원만하게 들어가면
온 몸이 홀연히 풀이나 나무와 같아져서 불로 태우거나 칼로
베어내도 조금도 아픔을 느끼지 못하며 또는 불이 태울 수도
없으며 비록 그 살을 깍더라도 마치 나무를 깎는 것과 같으리
니 이것은 정밀하게 수행하여 다섯 가지 대상인 물질을 떨쳐버
리고 사대[地水火風]의 성품을 밀어내서 한결같이 순수한 경지
를 향하여 들어간 때문이니 잠시 그렇게 된 것이지 성인이 된
증거는 아니다. 성인이 되었다는 마음을 내지 않으면 훌륭한
경계라고 하겠지만 만약 성인이 되었다는 마음을 내게 되면 곧
많은 마구니의 유혹을 받게 되나니라.
또 이러한 마음으로 청정함을 성취하여 마음을 깨끗이 한 공
부가 지극하면 문득 큰 땅덩어리와 시방의 산과 강이 모두다
부처님의 나라를 성취하여 일곱 가지 보배를 다 갖추어서 광명
이 두루 가득하며 또 항하의 모래 같이 많은 부처가 허공에 두
루 가득하게 보이거든 누각과 궁전이 화려하며 아래로는 지옥
을 보고 위로는 천궁을 보되 막힘이 없으리니 이는 좋아하고
싫어하는 생각이 엉겨 날로 깊어져서 그 생각이 오래도록 변화
되어 이루어진 것이니 잠시 그렇게 된 것이지 성인이 된 증거
는 아니다. 성인이 되었다는 마음을 내지 않으면 훌륭한 경계
라고 하겠지만 만약 성인이 되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 곧 많
은 마구니의 유혹을 받게 되나니라.
또 이러한 마음으로 깊고 넓게 연구하면 문득 밤중에 먼 곳
에 있는 시장이나 거리에 산재해 있는 친족이나 권속들을 보기
도 하며, 혹은 그들이 하는 말을 듣기도 하리니 이는 마음을
절박하게 한 결과 그 핍박함이 극에 달하여 흘러나왔기 때문에
막힌 것도 잘 보이는 것이니 잠시 그렇게 된 것이지 성인이 된
증거는 아니다. 성인이 되었다는 마음을 내지 않으면 훌륭한
경계라고 하겠지만 만약 성인이 되었다는 마음을 가지게 되면
곧 많은 마구니의 유혹을 받게 되나니라.
또 이러한 마음으로 연구하기를 정밀하고 지극히 하면 선지
식의 형체가 변하고 바뀌어서 잠깐 사이에 무단히 여러가지로
바뀌는 것을 보게 되리니 이는 사특한 마음이 도깨비가 들렸거
나 아니면 천마가 그 마음 속에 들어가서 단서 없는 설법을 하
되 오묘한 이치를 통달한 것이니 잠시 그렇게 된 것이지 성인
이 된 증거는 아니다. 성인이 되었다는 마음이 생기지 않으면
마구니의 일이 사라지겠지만 만약 성인이 되었다는 마음을 가
지게 되면 곧 많은 마구니의 유혹을 받게 되나니라.
아난아! 이와 같이 선나에 나타나서 열 가지 마구니의 경지
가 모두 색음에서 작용하는 마음이 서로 얽히기[交互] 때문에
나타나는 것이니 중생들이 미련하고 어두워서 스스로 헤아리지
못하고 그러한 인연을 만날 적에 혼미하여 스스로 깨닫지 못해
서 성인의 경지에 올랐다고 말하면서 큰 거짓말을 하게 되면
밑 없는 구덩이[무간지옥]에 떨어지리니 너희들은 반드시 여래
의 말씀을 간직하여 내가 멸도한 뒤 말법 세상에 전하여서 여
러 중생들로 하여금 이러한 이치를 깨닫게 하고 천마들로 하여
금 틈을 얻지 못하게 하여 바른 법을 잘 보호하고 지켜주어서
위 없는 도를 이루게 하라.
아난아! 저 선남자가 삼마지를 닦아서 사마타 가운데 색음이
다 없어진 자는 모든 부처님의 마음을 보는 것이 마치 거울 속
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것과 같으며 얻은 것이 있는 듯
하면서도 작용할 수가 없는 것이 마치 귀신들린 사람이 손발도
멀쩡하고 보고 듣는 것도 의혹이 없는데도 마음이 객귀나 사귀
와 접촉되어 움직일 수 없는 것과 같으니 그것을 수음의 구역
이라고 하나니라.
만약 귀신들린 증세가 사라지면 그 마음은 몸을 떠나 도리어
제 얼굴을 보게 되어서 가고 머무는 행동이 자유로와져서 다시
는 걸림이 없으리니 이를 이름하여 수음이 다 끊어졌다고 하는
것이니 이 사람은 견탁에서 벗어나게 되리니 그 까닭을 살펴보
면 텅 비고 밝은 허망한 생각으로 근본을 삼았기 때문이니라.
아난아! 저 선남자가 그 가운데 있어서 색음이 사라지고 수
음이 명백함을 보아 찬란한 광명이 비침을 보고 마음이 열려서
안으로 억제함이 분수에 지나치면 홀연히 그 곳에서 한없이 슬
픈 마음이 생겨나서 모기나 등애를 보는데 이르러서도 마치 어
린 아이처럼 여기게 되어 연민하는 마음이 생겨 저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리니 이는 공부의 작용으로 억제함이 지나친 탓이
라 깨달으면 허물이 없어지는 것이라 성인이 된 증거는 아니
다. 오래도록 깨달아 혼미하지 아니하면 저절로 사라질 것이지
만 만약 성인이 되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 슬픔의 마구니가
그 심장 깊숙히 들어가서 사람만 보면 슬퍼하며 한없이 울 터
이니 올바른 느낌을 잃었으므로 마땅히 빠져 떨어지게 되나니 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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