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엄경… 30
아난아!
그 두번째 뜻은 너희들이 반드시 보리의 마음을 일으켜 보살승
(菩薩乘)에서 큰 용맹을 내어 결정코 모든 작용이 있는 현상을
버리려고 한다면 번뇌의 근본을 자세히 살펴보되 이것이
시작없는 과거로부터 업장을 짓고 삶을 불려왔으니 무엇이
업장을 지었으며 그 무엇이 과보를 받는가 생각해 보아라.
아난아!
네가 보리를 닦으면서 번뇌의 근본을 자세히 살피지 못하면
감각과 물질이 어느 곳에서 뒤바뀐 것인지를 알 수 없으리니,
그곳을 모르고 어떻게 항복을 받을 것이며, 여래의 지위를
얻을 수 있겠느냐?
아난아!
너는 세상에서 매듭을 푸는 사람을 살펴 보아라.
맺힌 데를 알지 못한다면 어떻게 푸는 방법을 알겠느냐?
허공이 너에게 찢겼다는 말을 듣지 못하였다.
어째서 그런가하면 허공은 형상이 없기 때문에 맺히고 풀 것이
없기 때문이니라.
너의 앞에 나타난 눈, 귀, 코, 혀와 몸과 마음의 여섯 가지가
도적의 앞잡이가 되어 자기집의 보배를 스스로 빼앗나니,
이것으로 무시이래중생세계에 얽메이게 하였기에 기세간(器世間)
을 초월하지 못하는 것이다.
아난아!
무엇을 중생세계라고 하느냐?
세(世)는 옮겨 흐르는 것이고 계(界)는 방위를 말함이니,
지금 너는 당연히 알아야 한다.
동쪽, 서쪽, 남쪽, 북쪽과 동남, 서남과 동북, 서북과 위,
아래가 계(界)가 되고, 과거와 미래와 현재가 세(世)가 되니,
방위는 열이고 흐르는 숫자는 셋이다.
일체 중생이 허망에 얽히어 서로 이루어져 몸 속에서 바뀌고
옮겨져서 세와 계가 서로 일어나게 되나니라.
계(界)의 성질이 비록 열 방향으로 설정되었으나 정해진
위치는 밝힐 수 있으니, 세상에서는 동, 서, 남, 북만 지목하고
위와 아래는 위치가 없으며 중간은 정해진 방향이 없나니라.
사방의 수가 반드시 분명해서 세(世)로 이어지게 되어,
三, 四와 四, 三이 열 둘이 되어 변하는 것이 세번 거듭하여
一, 十, 百, 千이 되니, 처음과 끝을 모두 묶으면 여섯 가지
감각기관 가운데 공덕이 각각 一千 二百이 있나니라.
아난아!
너는 그 가운데에 우열을 정해 보아라.
눈은 보기는 하되 뒤는 어둡고 앞만 밝으니, 앞 방향은 완전하게
밝고 뒷 방향은 완전하게 어두우며, 왼쪽과 오른쪽은 겉만 보는
것이니 三분의 二니 그 작용을 통틀어 논하면 공덕이 완전하지
못하니라. 三분으로 공덕을 말하면 一분은 공덕이 없으니
당연히 알아야 한다. 눈은 오직 八百의 공덕일 뿐이니라.
귀는 두루 들어서 시방에 남김이 없나니 움직임에 있어서 가깝고
먼 것이 있는 듯하나 고요한 상태에서는 한계가 없으니,
당연히 알아야 한다. 귀는 원만하여 一千 二百 공덕이니라.
코는 냄새를 맡음에 있어 내쉬고 들이쉼을 통해서 냄새를 맡게
되는데, 들이쉬고 내쉼은 있으나 중간에 교체되는 동안 끊어지나니,
코에 대하여 증험해 보면 셋으로 나눈 가운데 하나가 빠졌으니
당연히 알아야 한다. 코는 八百 공덕이 되나니라.
혀는 말을 함에 있어 모든 세간과 출세간의 지혜를 다하나니,
말은 방위와 나뉘어짐이 있으나 이치는 다함이 없으니
당연히 알아야 한다. 혀는 一千 二百 공덕이 원만하니라.
몸은 접촉으로 인하여 느낌이 생기나니 거슬리고 순함을 알아서
합하였을 때는 알고 떠나는 것과 알지 못한다 떠나는 것이
하나이고 합하면 둘이니 몸으로 보면 셋으로 나눈 가운데 하나가
빠졌으니, 당연히 알아야 한다. 몸은 오직 八百 공덕뿐이니라.
뜻은 시방삼세의 일체 세간법과 출세간법을 묵묵히 포용해서
성인과 범부를 포용하지 않음이 없어 그 끝닿은 데까지 다하였으니,
당연히 알아야 한다. 뜻은 一千 二百 공덕이 원만하니라.
아난아!
네가 지금 나고 죽는 애욕의 흐름을 거슬러 흐름의 근원으로
돌아가서 나고 죽음이 없는 것에 이르고자 한다면,
당연히 이 여섯 가지 느껴 작용하는 감각기관이 어느 것이 합하고
어느 것이 떠나며, 어느 것이 깊고 어느 것이 얕으며, 어느 것이
원만하게 통하고 어느 것이 원만하게 통하지 못하는 것인지를
알아야 한다.
만약, 원만하게 통한 감각기관을 알아서 무시이래 허망이 짜이게
된 업장의 흐름을 거슬러 원만하게 통함을 따를 수만 있다면,
원만하지 못한 감각기관에 의지하여 닦는 것과는 시간의 흐름이
서로 배가 될 것이다.
내가 지금 여섯 가지 맑고 원만하게 밝은 본래 지니고 있는
공덕의 수량이 이러함을 갖추어 나타내었으니, 네가 자세히
선택함에 따라 들어갈 수 있는 것을 내가 밝혀 너로 하여
좀더 나아가게 하리라.
시방의 여래는 십팔계(十八界)에서 낱낱이 수행하여 모두 원만한
위없는 보리를 증득하여 우열이 없으나, 다만 너는 근기가 하열
(下劣)하여 원만하게 자재한 지혜를 얻지 못하였기에 내가 이를
선양하여 너로 하여 한 문으로 깊이 들어가게 하리니, 그 문으로
들어가 허망이 없어지면 여섯 가지 감각이 일시에 청정하게 될
것이다.”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기를
“세존이시여,
어떻게 하면, 흐름을 거슬러 올라가 한 문으로 깊이 들어가
여섯가지 감각을 일시에 청정하게 할 수 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