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엄경 #29/64

능엄경… 29

그때, 세존께서 모임 가운데 있는 연각과 성문들이 보리의 마음에
자재하지 못한 자들을 가엾게 여기시고 앞으로 부처님께서 멸도
(滅度)하신 뒤 말법세계의 중생들이 보리의 마음을 발할 자들을
위하여 무상승(無上乘)의 오묘한 수행의 길을 열어주려고 하시어
아난과 대중들에게 말씀하시되
“너희들이 결정코 보리의 마음을 내어 여래의 오묘한 삼마지에
피로하고 게으름이 생기지 않게 하려면 먼저 깨달음을 위한
첫 마음을 일으킨 때, 두 가지 결정의 의미를 밝혀야 하나니라.
무엇을 ‘처음 발심한 때 두 가지 결정의 뜻’이라고 하는가 하면
아난아!
첫번째 뜻은 너희들이 만약 성문을 버리고 보살승(菩薩乘)을 닦아
부처님의 지견(知見)에 들어가고자 할때는 인지(因地)의 발심이
과지(果地)의 깨달음과 같은가, 다른가를 자세히 살펴야 한다.
아난아!
만약 인지에서 나고 없어지는 마음으로 수행인(修行因)을 삼아
불승(佛乘)의 나고 없어짐이 없는 것을 구할 때는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나니라.
그러한 뜻으로 너는 당연히 세간 모두의 만들 수있는 법을 비추어
밝혀 보아라.
모두가 변하여 없어지나니라.
아난아!
너는 세상에서 만들어질 수 있는 법을 보아라.
어느 것이 무너지지 않더냐?
끝내 허공이 허물어졌다는 말은 듣지 못하였을 것이다.
무엇 때문인가? 허공은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처음부터 끝까지 허물어져 없어지지 않나니라.
너의 몸 속에서 굳은 모양은 흙이 되고 축축한 것은 물이 되며,
따뜻한 촉감은 불이 되고 움직이고 흔들리는 것은 바람이 되나니,
이 네 가지가 얽혀 너의 맑고 원만하고 오묘한 깨달음의 밝은 마음이 top
나뉘어져 보고 듣고 깨닫고 살피는 것이 되어 처음부터 끝까지
다섯 겹의 혼탁함이 생기나니라.
어떤 것을 혼탁인가 하면,
아난아!
마치 맑은 물은 청결함이 본래부터 그러한 것이고 저 흙과 모래는
본 바탕이 엉키는 것이니, 두 가지의 실체는 자연의 법칙으로
그 성품이 서로 따르지 못하는 것이나, 세상 사람들이 그 흙과
모래를 가져다가 맑은 물에 넣으면 흙은 엉키는 것은 없어지고
물은 맑음을 잃어 형태가 흐릿하게 되는 것을 혼탁[混濁]이라
이름하나니 너의 다섯 겹으로 쌓인 혼탁도 역시 이와 같나니라.
아난아!
네가 허공이 시방에 두루한 것을 볼 때, 허공과 보는 것이 구분되지
아니하여 허공은 있고 실체는 없으며, 보는 것은 있고 깨달음은
없어 이것이 서로 섞여 허망을 이루나니,
이것은 첫번째 둘러싼 것으로 그 이름이 ‘겁탁’이니라.
네 몸이 현재 네 가지 원소가 뭉쳐서 몸이 되었으니, 보고 듣고
깨닫고 아는 것이 막혀 장애가 되며, 물과 불, 바람과 흙으로
돌아가며 깨달아 서로 짜여 허망을 이루니,
이는 두번 째로 둘러싼 것으로 그 이름이 ‘견탁’이니라.
또 너의 마음 속에 기억하고 의식하고 외우고 익혀 성품을
깨닫고 보는 것을 발하는 모양은 여섯 가지 물질의 형상을
나타내니 육대형상의 물질을 여의면 현상이 없고, 깨달음을 여의면
성품이 없어 이것이 서로 인연하여 허망을 이루나니,
이는 세번째로 둘러싼 것이며, 그 이름이 ‘번뇌탁’이니라.
또 네가 아침 저녁으로 생기고 없어짐이 멈추지 아니하여 느끼고
보는 것은 항상 세간에 머물고자 하며, 업장을 지어 움직이는 힘은
항상 있는 것이니, 이것이 서로 짜여 허망을 이루나니,
이는 네 번째로 인연한 것으로 이름이 ‘중생탁’이니라.
너희들의 보고 듣고 하는 것이 원래 다른 성품이 아니며,
모든 형상이 가로 막아 형상도 없이 다른 것이 생기나니라.
성품은 서로 알고 작용 가운데 서로 같고 다름이 기준을 잃어
서로 짜여 허망을 이루나니,
이것은 다섯번째로 둘러싸고 있는 것으로 그 이름이 ‘명탁’이다. top
아난아!
당연히 알아야 한다.
네가 지금 보고 듣고 깨닫고 알고 하는 것으로 하여,
여래의 상(常), 낙(樂),아(我), 정(淨)과 계합하기를 바라면,
먼저 나고 죽는 근본부터 버리고, 나고 죽지 않는 맑고 원만한
성품을 이룩해야 하리니,
맑음이 허망하게 났다 죽었다 하는 것을 돌이켜 이를 항복받아
본래의 깨달음으로 돌아가서 본래의 명각(命覺)인 나고 죽음이
없는 성품을 얻어, 인지(因地)의 마음으로 삼은 다음에 과지
(果地)를 닦아 증득함을 원만하게 이루는 것이 흐린 물을 맑게
할 때 고요한 그릇에 담아 흔들리지 않게 오래 두면 모래와
흙은 저절로 가라앉고 맑은 물만 나타나는 것과 같이, 처음의
객진번뇌(客塵煩惱)를 항복 받았다고 이름할 것이요,
객진을 버리고 순수한 물만 남게 한 것과 같은 것은 근본무명
(根本無明)을 영원히 끊었다고 이름할 수 있으니, 밝은 모양이
미세하고 순수하면 일체가 변하여 나타나도 번뇌가 되지 않아
모두가 열반의 청정하고 오묘한 뜻과 같이하나니라.
아난아!
너는 지금 알고 있느냐?
아미타불이 저기 멀지 않은 곳에 계시니, 너는 일어나 합장하고
서쪽을 향해 이마로 예를 올려라.
아난이 공경히 이마로 예를 올리니,
아미타불이 큰 광명을 발하여 시방의 모든 부처님 세계에 두루
비추시니,
수없이 많은 천지와 해와 달이 모두 빛을 잃어버리고 한줄기
부처님의 광명만이 힘차고 밝게 빛나니,
모임의 사부대중 가운데 헤아릴 수없는 사람들은 아미타불의
의보(依報)와 정보(正報)의 장엄을 보고 공경히 이마로 예를
올리고,
있을 수 없는 아뇩다라삼보리의 마음을 발하였다.

댓글 달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항목은 *(으)로 표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