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엄경 #5/64

능엄경…5

아난이 부처님께 말씀하시기를,
“세존이시여, 제가 옛날에 보았는데, 부처님께서 대목건련, 수보리,부루나, 사리불의 네 분 제자들과 함께 법륜(法輪)을 굴리실 때,늘 말씀하시기를, ‘알고, 느끼고, 분별하는 마음이 이미 안에 있는것도 아니요, 밖에 있는 것도 아니며, 중간에 있는 것도 아니다.어느 곳에도 있는 데가 없어서, 일체의 집착함이 없는 것을 마음이라 한다’고 하셨으니,
지금 제가 집착함이 없는 것을 마음이라고 하면 어떻습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시기를,
“네가 깨닫고, 느끼고, 분별하는 마음이 어느 곳에도 있는
곳이없다 했는데, 이세상에 허공이나 물속 또는, 육지에서
날아다니거나,걸어다니는 모든 형상(形像)을 이름하여,
‘일체(一切)’라고 하니,네가 집착하지 않는다고 하는 것은
모든 것들이 있다는 것이냐, 없다는 것이냐?
없다면, 거북의 털이나, 토끼의 뿔과 같나니, 어떻게 집착하지
않을 수 있느냐? 모든 것이 있는데 집착하지 않는다면, 없다고 해서는 안 된다. 형상이 없으면 없는 것이고, 없는 것이 아니면 그것이 곧 형상이다. 형상이 있으면 있는 것인데, 어떻게 집착이 없다고 하겠느냐? 당연히 알아야 한다. 일체의 집착이 없는 것을 깨닫고, 알고 하는 마음이라 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나니라.”

그때, 아난이 대중 가운데 있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
어깨를드러내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고, 합장하여 공경을 다하며,부처님께 아뢰기를,
“저는 본래 여래의 가장 어린 아우로, 부처님의 사랑을 받아,
비록 지금 출가하게 되었으나, 오히려 귀여워 해주시는 것만 믿고, 많이 듣기만 하였지, 세는 것이 없는 도(무루:無漏)를 이루지못하였기에, 사비가라의 주문을 항복시키지 못하고, 저들에게 홀린게 되어 음실에 빠지게 되었으니, 참다운 마음이 있는 곳을알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바라옵건데, 세존께서 큰 자비로 가엽게 여기시어, 저희들에게
사마타의 길을 열어 보이시어, 모든 천제(闡提)로 하여 추악한
소견을 깨뜨리게 하소서.”
하고는, 온 몸을 땅에 던지듯이 엎드려서, 여러 대중들과
함께,목마를 때에 물을 찾듯, 정성을 다하여 가르침을 받으려 하였다.그때, 세존께서는 얼굴에서 갖가지의 광명을 발하시니, 그 빛의 찬란하기가 마치 百千개의 해와 같았다.

넓은 부처의 세계가 여섯가지로 진동하고, 시방의 티끌 같이 많은 국토가 일시에 나타나, 부처님의 위신(威神)이 모든
세계를 한 세계가 되게 하시니, 그 세계 가운데 여러 큰 보살들이 모두 제 나라에 있으면서 합장하고 공경스레 들었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이르시기를,
“모든 중생이 시작이 없는 과거로부터, 갖가지로 뒤바뀌어서,그 업의 씨앗이 자연 악차(惡叉)의 열매와 같이 한데 모여 있으니, 수행하는 모든 사람들이 위 없는 보리를 이루지
못하며, 이와 다르게 성문(聲聞)이나 연각(緣覺)을 이루며,
외도와 하늘과 마왕과 마구니의 권속이 되기도 하니,
이 모두가 두 가지의 근본을 알지 못하여 뒤섞여 어지럽게 닦아 익혀왔기 때문이니,마치 모래를 쪄서 좋은 음식을 만들려는 것과 같아, 비록 티끌 같이 많은 겁(塵劫)의 세월을 지낸다 해도 무상(無上)의 보리도를 이룰 수 없나니라.
두가지 근본이란 무엇인가?
하면,아난아!
하나는, 시작이 없는 나고 죽음의 근본이니, 네가 지금 모든 중생들과 더불어 반연(攀緣)하는 마음을 가지고 자성이라 생각하는 것이 그것이요,

둘째는, 시작이 없는 보리와 열반의 원래 청정한 본체이니,
지금 너의 근본으로 부터 밝은 식정(識精)이 모든 인연을 만드는데, 그 인연으로 하여 본래의 참다운 마음을 잃어 버리는 것이다. 여러 중생은 본래부터 밝았던 마음을 잃어버렸기에, 비록 종일토록 행하나, 스스로 깨닫지 못하고, 잘못된 여러 갈래의 중생 세계로 빠져들게 되나니라.
아난아! 네가 지금 사마타의 길을 알아서 생사에서 벗어나려고 하니, 지금 다시 너에게 묻겠노라.”
하시고, 여래께서 황금색깔의 팔을 들어 다섯 손가락을 구부리고 ,아난에게 말씀하시기를, “너는 이것이 보이느냐, 보이지 않느냐?” 아난이 대답하기를, “보입니다.”
부처님이 말씀하시기를, “너는 무엇을 보느냐?”
아난이 대답하기를, “제가 여래께서 팔을 들고 손가락을
구부려, 빛나는 주먹을 만들어, 저의 마음과 눈에 비추심을 보옵니다.” 부처님께서 말슴하시기를,
“네가 무엇으로 보느냐?” 아난이 대답하기를,
“저와 대중들은 다같이 눈으로 보옵니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이르시기를,
“네가 지금 나에게 대답하기를, ‘여래가 손가락을 구부려
빛나는 주먹을 만들어, 네 마음과 눈에 비춘다’고 하니,
네 눈은 보겠지만, 무엇을 마음이라 하여 나의 주먹이 비침을 받느냐?” 아난이 대답하기를,
“여래께서 지금 마음이 있는 곳을 물으시니, 제가 마음을 찾아 보았사온데, 이렇게 추궁하는 것을 저는 마음이라
생각하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아니다. 아난아! 그것은 네 마음이 아니니라.”
아난이 깜짝 놀라, 자리를 비키고 합장하며 일어서서,
부처님께 아뢰기를, “이것이 저의 마음이 아니라면 무엇이라 해야 하겠습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시기를,
“그것은 앞에 나타난 허망한 모양의 생각이다.
너의 참다운 성품을 현혹하는 것이니, 이는 네가 시작이 없는
과거로부터 지금까지, 도적을 아들로 인정하고,
본래 너의 마음을 잃어 버려, 나고, 죽는 세계를 윤회하고 있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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