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안스님─모든 것은 마음이 만들어

모든 것은 마음이 만들어

-지안스님-

“만약 삼세의 모든 부처님을 알려고 하거든 응당 법계의 성품을 관찰하라.

모든 것은 마음이 만들어 내는 것이다(若人欲了知 三世一切佛 應觀法界性 一切唯心造).” (화엄경) 4구게로 알려진 이 말은 불교의 근본 대의를 명시해 놓은 말이다.

마음 밖에는 아무 것도 존재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마음이 만법의 근본이라는 말은 초기 경전인 (법구경)에서부터 밝히고 있다.

현상계의 삼라만상 두두 물물이 모두 마음에 의해서 나타나 있다는 것이다.

대승불교의 종합 개론서라고 할 수 있는 (대승기신론)에서는 중생의 마음을 법(法)이라고 정의 내려 둔 구절도 있다.

불교의 근본 주제가 마음이다.

깨달음을 얻은 분상에서는 마음과 마음이 서로 통해진다고 한다.

그래서 마음으로써 마음에 전한다 하여 이심전심(以心傳心)이라 하였다.

마음, 도대체 그 정체가 무엇인가? 이 마음의 정체를 아는 것이 깨달음이다.

선가에서는 이를 견성성불이라 하였다.

잘 알려진 설화로 원효스님이 해골 물)을 마시고 깨달음을 얻었 다는 이야기가 있다.

(임간록(林間錄))에 전해지는 이 내용은 원효스님이 의상스님과 함께 중국 당나라에 들어가려다 노숙을 하게 되었다.

밤이 깊어 잠을 자다 원효스님이 갈증을 느껴 잠에서 깨었다.

물을 마시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어 물을 마시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어 어둠 속에서 이리 저리 더듬어 살피며 물을 찾았다.

다행히 옹달샘 같은 웅덩이가 손끝에 감지되어 입을 대고 물을 마셨다.

그리고 갈증을 풀고 다시 잠을 잤다.

이튿날 잠을 깨어 길을 재촉해 떠나려던 원효스님이 간밤에 마셨던 물이 해골이 썩어 고여 있는 더러운 물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그 순간 갑자기 속이 메스꺼우며 구토가 오르려는 것을 느꼈다.

비위가 상하여 기분이 언짢아짐을 느꼈던 원효스님의 머릿속에 다시 섬광이 일어났다.

홀연히 마음이 모든 것을 만든다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의 도리를 깨달았던 것이다.

이에 원효스님은 이렇게 독백을 했다.

“마음이 생기면 가지가지 법이 생기고, 마음이 없어지면 가지가지 법도 없어진다.

삼계가 오직 마음이요, 만법도 오직 생각이 인식하는 것일 뿐이다.

마음 밖에 법이 없으니 어찌 달리 찾겠는가? 내 이제 당나라에 갈 필요가 없구나.”(心生則種種法生 心滅則種種法滅 三界唯心 萬法唯識 心外無別法 胡用別求 我不入唐) “마음이 생기니 가지가지 법이 생기고 마음이 없어지니 가지가지 법이 없어진다”는 말은 본래 (능가경)에 나오는 말이다.

마음이 일어난다는 것은 마음속에 한 생각이 일어남을 뜻한다.

(능가경)은 달마스님이 처음 중국에 왔을 때부터 중요시한 경 으로 처음에는 달마선종을 능가종이라 부르기도 했다.

중국 선종의 초조가 되는 달마가 2조 혜가스님에게 4권 (능가경) 을 전해 선법의 심요를 삼았다.

그 후 5조 호인스님과 6조 혜능스님 대에 와서 (금강경)이 중요시 된 것이다.

해골물을 마시고 ‘일체유심조’의 도리를 깨달은 원효스님은 당나라 행을 포기하고 서라벌로 돌아오고 말았다.

그 후 그는 화엄의 대가가 되어 불법을 널리 퍼뜨리게 된다.

“모든 것은 마음이 만들어 낸다.

마음 밖에 달리 법이 없다.” 모르고 마셨을 땐 아무 일이 없었는데 해골 물이었다는 사실을 알고는 속이 메스꺼웠다.

이 무슨 조화의 장난인가? [불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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