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 두첩사에 앉아

중이 어찌 명산에 머물지 않으리
골짝마다 연운이 서렸네
신령스런 학 날아오기도 전에 사람은 늙어
누각에 기대어 석양만 시름없이 바라보네

생각은 또 다른 생각을 낳고
꼬리를 물고 이어져 심안을 괴롭히는데
홀로 두첩사에 앉아 넋을 잃고
석양만 바라보는 경허스님.

기다리는 사람이 대체 누구길래
이젠 늙어 하염없이 누각에 기대어
시름없이 석양만 바라보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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