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에서는 많은 서원들이 있습니다. 그 원(願)에는 공통의 원과 각자의 특수한 원이 있습니다. 사 홍서원은 공통의 원이면서 총괄적인 서원이라는 의미에서 총원(總願)이라고도 합니다. 일체의 보 살이 처음 발심할 때에 반드시 이 원을 발하며, 이 소원은 넓고 크다는 의미에서 홍원(弘願)이라 합니다. 願은 네가지 형태로 나타나지만 오직 한가지 길인 보살도를 말합니다. 중생교화와 번뇌를 끊는 것 그리고 법문을 배우고 불도를 이루는 것은 총체적으로 보살행을 하는 자의 수행 내용이며 어느 것 하나 더욱 우월하거나 먼저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성취되어야 할 내용입니다. 또 한 네가지 진리인 사성제(四聖諦)와 연관지어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중생무변서원도 (衆生無邊誓願度):중생은 가없지만 기어코 건지리다. 고제(苦諦) : 苦 에 쌓인 중 생을 제도하는 것을 말합니다. 번뇌무량서원단 (煩惱無盡誓願斷):번뇌는 끝없지만 기어코 끊으리다. 집제(集諦) : 苦 의 원인인 모든 번뇌를 끊는 것입니다. 법문무량서원학 (法門無量誓願學):법문은 끝없지만 기어코 배우리다. 도제(道諦) : 苦 의 소멸로 이끄는 길인 법문을 배우는 것입니다. 불도무상서원성 (佛道無 上誓願成):불도는 가없지만 기어코 이루리다. 멸제(滅諦) : 苦 의 소멸, 무 명의 멸진인 불도를 이루는 것입니다. 네가지 원 하나하나는 각각 나머지 세가지 원의 내용을 포함 합니다. 중생을 구제함에 따라서 번뇌가 사라지고 법문을 배우게 되고 불도를 이루며, 불도를 이룬 다는 것은 중생을 교화하지 않고 번뇌를 끊지 않으며 법문을 배우지 않으면 이룰수 없는 것이니, 어느 한가지로 나아가도 모두가 구족해지며 사홍서원에는 모든 서원의 총괄적인 총원이라는 의미 가 있는 것입니다.
[월:] 2016년 03월
한 잔의 차에
일완다출일편심 一椀茶出一片心 한 잔의 차에 한 조각 마음이 나오니
일편심재일완다 一片心在一椀茶 한 조각 마음이 차 한자에 담겼네.
당용일완다일상 當用一椀茶一嘗 자, 이 차 한 잔 마셔보시게
일상응생무량락 一嘗應生無量樂 한 번 맛보면 근심 걱정 모두 사라진다네.
차에 관한 시 한편을 소개하게 됐다. 예로부터 우리 불가(佛家)에서 차를 애용해 왔다. 특히 선가(禪家)에서는 일상생활에 차는 필수적으로 쓰이는 그야말로 다반사(茶飯事)의 하나였다. 지금도 선방에는 차 마시는 시간이 있다. 다선일미(茶禪一味)라는 말이 이래서 생겼다. 차를 마시는 것 자체가 선의 경지에 든 것이라는 의미다.
이 시는 함허득통(涵虛得通1376~1433)선사의 시이다. 조선조초의 스님으로 일찍이 성균관에 들어가 유학을 공부하다 21살 때 친구의 갑작스런 죽음을 보고 인생무상을 느껴 출가하였다고 한다. 제방을 다니며 수행정진 하다가 황해도 평산 자모산 연봉사에서 작은 방을 얻어 함허당이라 이름하고 3년간 정진한 이후 함허당으로 알려졌다. 세종대왕의 청에 의해 개성 대자사(大慈寺)에 머물면서 선비대비(先妣大妃)의 명복을 빌고 왕과 신하들을 위해 법을 설하기도 했다. <원각경소>, <금강경오가해설의>, <현정론>, <유석질의론>등 저서를 남겼으며 <함허당득통화상어록>이 전해진다.
지안큰스님 글. 월간반야 2007년 8월 제81호
한 번 속아보시면 안될까요
어떤 사람이 화장실을 갔답니다. 하루를 살면서 가장 많이 가는 곳 중 한 장소.
우연히 눈을 들어 보니, 앞에 짤막한 글귀가 조그마한 메모지에 적혀 있더랍니다.
“당신에게 오늘 기쁜 일이 일어날 것이다.”
더도 덜도 아닌 그 한마디.
피씩 웃고 나왔는데 이상하게도, 그 한 줄의 글귀가 계속 기억에 남더랍니다.
왠지 정말로 자신에게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이상한 느낌. 그 날은 매우 상쾌한 기분으로 하루를 보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또다시 그 글귀가 생각나더랍니다. 집으로 가는 버스 안의 많은 사람들이 짜증나지도 않았고, 한 참을 걸어 올라가야 하는 자신의 조그만 집이 자신이 쉴 수 있는 평화로운 장소인 듯한 포근한 느낌. 약간 쌀쌀한 날씨가 시원하게 느껴졌고, 어두운 길에 빛을 밝혀주는 낡은 가로등이 친근하게 느껴지고, 그 위에 떠있는 달이 환하게 웃으면서 자신을 맞아주는 그런 풍족한 느낌. 얼굴에 저절로 부드러운 미소가 새겨지고, 내일도 자신에게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희망.
단 한 줄의 글귀.
당신에게 오늘 좋은 일이 생길 겁니다.
이미 생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루를 즐겁게 보내고 집으로 가는 길이니까요.
아마도 내일 그 글귀가 또 생각날 듯싶습니다.
“오늘 당신에게 좋은 일이 생길 겁니다.”
그럴 겁니다. 매일 매일 전, 좋은 일이 생길 겁니다.
매일 되는 오늘이 제게는 좋은 일이 생기는 날일 테니까요.
여러분도 한 번 속아보지 않으시렵니까?
밑져야 본전이면, 한 번만 속아주세요.
당신에게 오늘 좋은 일이 생길 테니까요.
(글) 종산 황태준 (출처: 「좋은 글」). 월간 반야 2011년 12월 133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