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 길 찾아와 임의 안부 묻나이다.

千里歸來問舍人(천리귀래문사인) 천리 길 찾아와 임의 안부 묻나이다.

靑山獨立幾經春(청산독립기경춘) 청산에 홀로 서서 몇 해를 보냈나요?

若逢末世難行法(약봉말세난행법) 만약 부처님 법이 행하지 못하는 말세를 만났다면

我亦如君不惜身(아역여군불석신) 나 역시 임처럼 목숨 아끼지 않았으리.

고려 대각국사(大覺國師) 의천(義天, 1055~1101)이 이차돈 성사의 순교 부도탑을 찾아와 지은 시이다. 법흥왕 때 불교를 나라 안에 전파하기 위하여 참수의 형을 당하고 흰 피가 솟았다는 이차돈의 순교를 추모하면서 자신도 이차돈과 같은 처지였다면 기꺼이 목숨을 바쳤으리라는 호법의 의지를 밝힌 시이다.

의천은 고려 문종의 넷째 왕자로 11세에 왕사(王師)였던 난원(爛圓)에게 출가하여 스님이 된 후 중국 송나라에 들어가 수학하고 돌아온 후 속장경을 간행하고 천태종을 수립하는 등 불교중흥을 위해 많은 공을 남겼다.

찾아오는 손님 없어 혼자 앉아 있으니

獨坐無來客(독좌무래객) 찾아오는 손님 없어 혼자 앉아 있으니

空庭雨氣昏(공정우기혼) 빈 뜰이 비 올려나 어둑하구나.

魚搖荷葉動(어요하엽동) 물고기가 흔드는지 연잎이 움직이고

鵲踏樹梢翻(작답수초번) 까치가 밟았는지 나뭇가지 흔들린다.

사람이 때로는 혼자 있어 보아야 한다. 혼자 있을 때 자기의 내면세계를 들여다 볼 수 있으며, 만물을 정관(靜觀)하며 깊은 사색을 할 수 있다. 조선조 초기 세종~성종 때의 문신이자 정치가였던 서거정(1420~1488)이 남긴 이 시는 제목이 ‘홀로 앉아’(獨坐)로 되어 있는 시이다. 그는 대학자로 정치에 관여 여섯 왕을 모시면서 45년간을 조정에 봉사하였다.

특히 그는 시문이 뛰어나 많은 사람들이 그의 시와 글에 감탄을 자아냈다고 알려졌다. ‘동국통감’, ‘동국여지승람’, ‘동문선’, ‘경국대전’ 등을 공동 집필했으며, ‘오행총람’, ‘동인시화’, ‘동인시문’, ‘필원잡기’ 등 개인 저술이 있다.

[불교용어사전]만다라(曼茶羅)

만다라는 원래 원을 뜻하는 것으로 우주 법계의 온갖 덕을 망라한 것이라는 뜻으로 부처가 증험한 것을 그린 불화 또는 탱화를 만다라라고 부르는데 깨달음의 세계를 상징적으로 표시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