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끝마다 조사의 뜻 분명하고

조의명명백초두 祖意明明百草頭 풀 끝마다 조사의 뜻 분명하고

춘림화발조성유 春林花發鳥聲幽 봄 숲에 꽃피자 새소리 그윽하다.

조래우과산여세 朝來雨過山如洗 아침빗발 스쳐간 산은 세수를 하였나?

홍백지지로미수 紅白枝枝露未收 붉고 흰 가지마다 이슬이 맺혔다.

정법의 눈이 열린 사람에게는 세상 모든 것에서 참된 의미를 발견하는 투철한 직관력이 있다. 풀잎 하나, 꽃 한 송이에서 우주의 신비를 보고 무궁한 진리의 세계에 대한 감동을 느낀다. 조의(祖意)란 조사의 뜻이란 말인데, 이 말은 불법의 단적인 핵심을 가리킨다. 풀 끝마다 무궁한 진리가 분명하게 드러나 하나도 숨김이 없는 이 경지가 도를 통달한 도인의 눈에는 예사로 보여 진다는 것이다. 봄이 오면 만물이 소생하고 숲에는 새가 운다. 이 자연의 섭리 그것이 바로 깨달음의 작용이 아니고 무엇이랴? 이 시는 봄의 풍광을 읊은 것이나 자연을 관조하는 내밀한 여운이 흠씬 풍긴다. 비가 스친 봄 산이 세수를 한 듯 이슬 맺힌 가지가 오히려 해맑다. 맑은 서정이 정말 이슬방울이 떨어지는 것 같다.

이 시의 작자 감산덕청(감山德淸)은 중국 명나라 시대를 대표하는 스님이다. 1546년 남경에서 태어나 열두 살 때 보은사로 출가하였다. 그 후 제방을 다니면서 도업을 닦아 선취를 터득하고 여러 곳에서 무차대회(無遮大會)를 여는 등 많은 활약을 하였다. 여산(廬山)에 오래 머물다 조계로 돌아와 1623년 78세로 입적했다. 어록을 비롯한 몽유전집(夢遊全集)등 많은 저서가 남아 전한다.

지안스님 해설. 월간반야 2003년 3월 (제28호)

[불교용어사전]사대(四大)

인도에서는 물체를 이루는 요소를 네 가지로 분류하는 법이 있었습니다. 이 네가지는지(地), 수 (水), 화(火), 풍(風)을 말하며 사대 또는 사대종(四大種) 이라고도 하는데 이는 곧 네가지 요소라 는 뜻입니다. 지(地)는 단단한 부분을 말하는 것으로 인체로 말하면 골격과 같은 부분을 이루는 것입니다. 이는 물체가 오래 지속하게 하는 작용을 합니다. 수(水)는 습기(濕氣)의 부분 즉 물체에 포함된 물기를 말합니다. 인체로 말하면 혈액을 구성하는 것이며 이것은 물체가 하나로 뭉쳐지는 작용을 합니다. 만약에 물체에 수분이 없으면 그 물체는 흩 어져 분산되고 말 것입니다. 화(火)는 열기(熱氣)를 말하는 것으로 인체의 체온과 같은 것이며, 이는 모든 물체를 성숙시키는 작용을 합니다. 풍(風)은 움직이는 것을 말하는데 사람의 운동과 생장은 이 풍의 힘으로 되는 것입니다. 즉 풍은 생장하는 작용을 갖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4대를 내세운 것은 불교 이전부터 인도에 있었던 학설에서 비롯합니다. 당시 인도사상 의 두가지 큰 흐름은 전변설(轉變說)과 적취설(積聚說)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전변설에 대립한 적취 설이 우주의 삼라만상을 지, 수, 화, 풍의 4요소가 모여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한 데서 4대설은 시작 되었습니다. 반면에 전변설은 우주의 삼라만상을 구성하는 하나의 정신적 존재인 범(梵)이 이리저 리 돌아다니면서 변화를 일으켜 이 우주가 구성되었다고 봅니다. 불교에서는 이 전변설 대신 지, 수, 화, 풍의 4대요소를 내세우는 적취설을 그대로 받아들였습니다. 그리하여 사람을 포함한 모든 물체는 이 4요소가 인연마다 뭉쳐 이루어진 것인 까닭에 인연이 다 되면 다시 지, 수, 화, 풍의 본 래 요소로 되돌아가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따라서 현실의 여러 모양에 대해서 아무런 애착을 가질 것이 아니라는 무상(無常)을 말하는데 인용되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사대설이 발전하여 오대(五 大)라고 하는 개념이 생겼는데 4요소에 공(空)이라고 하는 요소를 추가하여 오대로 하기도 합니 다. 불교는 시간과 공간을 물질로 간주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무한한 것으로 대한 적이 없습니다. 공간은 오대 중의 하나인 공으로 간주되며 간혹 둥근 모양으로 이루어진 것처럼 표시되기도 합니 다. 그리고 밀교에서는 우주와 모든 존재를 구성하는 본체를 육대(六大)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육 대는 앞의 오대에 식대(識大)를 더한 것인데, 각각 자연계 및 의식계의 단위이면서 우주 전체에 두 루 미치며 서로 갖추고 서로 포섭하여 일체 현상이 연기되는 본원(本源)이 된다고 합니다.

[불교용어사전]사념처(四念處)

사념처는 사념주(四念住)라고도 하는데 삼십칠조도품(三十七助道品) 가운데 첫 번째의 실천수행 하는 방법이다. 염처(念處)는 신(身), 수(受), 심(心), 법(法)의 네가지에 대해 골똘히 생각하여 신 (身)은 부정(不淨)이고, 수(受)는 괴로움이며, 심(心)은 항상하지 않고, 법(法)은 나라고 할 것이 없다고 관하여 상(常), 낙(樂), 아(我), 정(淨)의 네가지 치우친 견해를 깨뜨리는 것이다. 신념처 (身念處): 몸 안팎의 움직임과 고요함에 대하여 여실히 관찰하는 것이다. 경전에서는 “악하고 착하 지 않은 생각이 생기면 착한 법의 생각으로써 다스려 끊고 멸하게 하는 것”, “이 몸은 어디에 있거 나 좋거나 밉거나 머리에서 발까지 온갖 더러운 것이 충만해 있다고 관찰하는 것” 등을 가리킨다. 수념처(受念處):즐거운 감각을 깨달으며 즐거운 감각을 깨닫는 줄을 알고, 괴로운 감각을 깨달으 면 곧 괴로운 감각을 깨달을 줄알며,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은 감각을 깨달을 때에는 곧 괴롭 지도 즐겁지도 않은 감각을 깨닫는 줄을 아는 것을 말한다. 이는 곧 삼수(三受)를 여실히 관찰하 는 것이며, 더 나아가 몸과 마음, 음식 등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여실하게 관찰하는 것이 수념처 이다. 심념처(心念處):내심(內心), 외심(外心), 내외심(內外心)에 있어서 욕심이 있다면 욕심이 있 다는 참뜻을 알고, 욕심이 없다면 없다는 참뜻을 알며, 성냄이 있고 성냄이 없는 것에 대한 참뜻을 알고, 어리석음이 있고 어리석음이 없는 것에 대한 참뜻을 알며, 해탈하지 않은 마음이 있다면 해 탈하지 않은 마음의 참뜻을 알고 해탈할 마음이 있으면 해탈할 마음의 참뜻을 아는 것이라고 한 다. 법념처(法念處):눈을 통해 생기는 번뇌의 생멸에 대하여 여실하게 알고, 다섯가지 장애와 그 장애의 멸에 대한 여실한 관찰, 칠각지(七覺支)에 대한 관찰을 법답게 하는 것을 말한다. 이와 같 은 사념처를 수행하면 생로병사에서 벗어나거나 구경에 이르며 아라한과를 얻거나 아뇩다라삼먁 삼보리를 이룬다고 한다. 또 사념처의 두가지에 대해 그 체(體) 를 세 방면에서 관찰하는 것을 삼 념주(三念住)라고 한다. 자성념주(自性念住)는 신, 수, 심, 법을 관찰하는 문(聞), 사(思), 수(修) 의 세가지 지혜를 가르킨다. 상잡념주(相雜念住)는 지혜와 같이 있는 심(心), 심소(心所) 등의 정 신작용을 가르킨다. 소연념주(所緣念住)는 지혜의 대상인 신, 수, 심, 법을 가르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