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밤길을 가는 나그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길을 밝혀주는 등불이나 횃불이다. 부처님이 중생을 위해 하신 일이 밤길 가는 나그네를 위하여 횃불을 만들어 주었다는 것, 이 간명한 비유로 우리는 불교가 무엇인가 하는 것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내가 가는 길을 바로 보고, 내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을 바로 보려면 내 마음속 생각의 어둠이 없어지고 밝은 지혜의 마음이 되어 있어야 한다.
한 개인의 인생살이에 있어서도 때로는 어둠의 장애 때문에 길을 잃고 헤매거나 그릇된 처신을 하는 수가 자주 있다. 때문에 빛을 따라 가면 올바른 길이 보장되며 실수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
어둠 때문에 길을 잘못 보고 뜻하지 않는 실수를 범하여 명예의 실추를 당하는 황망한 일도 우리 사회에는 많이 일어난다. 인생을 ‘장애물 경주’라고 말하듯이 이 세상 사람들의 삶 자체에 수많은 장애가 있다. 이러한 장애는 대부분이 마음의 어둠 때문이다.
마음의 어둠은 삼독(三毒)이라 하는 욕심과 성냄 그리고 어리석음이 근본이 되어 일어나는 심리적 독소이다. 따라서 수행이란 이 독소를 없애는 해독작용이라 할 수 있다. 선근이 부족하면 곧잘 이 삼독에 중독되어 삶의 가치를 잃어버리는 수도 있다.
“똑같은 물을 소가 마시면 우유를 이루지만 독사가 마시면 독을 이룬다” 하였다. 부처님이 밝혀 놓은 횃불의 빛을 따라 살면 진리를 실천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 불의와 비리, 부정부패에 관한 뉴스가 속보가 되어 터져나오는 요즈음, 도를 실천하며 진리의 빛을 따라 살아가던 옛 선인들의 고고한 수행정신이 새삼 그리워진다.
생활이 고단할 때, 삶의 무게가 무거워질 때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수행정신이며 이 수행정신은 바로 마음에 빛이 번뜩이는 밝음 그 자체인 것이다.
지안 큰스님 글. 월간 반야 2012년 4월 137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