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때 코삼비의 신도들은 부처님께서 아무 말씀 없이 사밧티 쪽으로 떠나 가셨다는 말을 듣고 서운해 하고 슬퍼했다. 그리고 비구들이 시비를 그치지 않기 때문에 가신 거라고 그들을 원망했다.
신도들은 모임을 열고, 오늘부터 코삼비에 있는 비구들에게 공양도 올리지 말고 예배하지도 말고
아는 체도 하지 말자고 결의 하였다.
공양을 받을 수 없게 되자 비구들은 하는 수 없이 ‘부처님께 찾아가 이 싸움을 끝맺고 말자’ 하고,
행장을 꾸려 사밧티로 길을 떠났다.
코삼비의 시비꾼들이 사밧티로 온다는 소문을 듣고 사리풋타는 여러 비구들과 함께 부처님께 가서
말씀 드렸다.
“코삼비 비구들은 싸우면서 서로 비방하고 욕지거리를 하는데 그 입이 마치 칼날 같다고 합니다.
그들이 이곳으로 온다는데 저희들은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부처님께서는 사리풋타에게 말씀하셨다.
“두 무리의 말을 들어보라. 그래서 법답게 말하는 비구가 있거든 그의 말을 받아들여 칭찬하고 그의
편이 되어 주어라.”
“어떻게 그 비구의 말이 법답고 법답지 못한 줄을 알 수 있습니까?”
“대중이 서로 화합하지 못하는 것은 다음 열여덟 가지를 바로 보지 모사기 때문이다. 즉 계율과 계율
아닌것, 법과 법 아닌것, 범하고 범하지 않은 것, 가볍고 무거운 것, 여지가 있고 여지가 없는 것,
추악하고 추악하지 않은 것, 할 것과 하지 않을 것, 막을 것과 막지 않을 것, 말할것과 말하지 않을
것이다. 사리풋타, 네가 이런 일을 관찰하면 그 비구가 법답게 말하는지 아닌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것들을 제 자리에 두지 않고 서로 뒤바꾸어 알고 해석함으로써 온갖 시비가 생기고
대중의 화합이 깨뜨려지는 것이다.”
부처님께서는 사밧티에 있는 비구와 코삼비에서 온 비구들은 한데 모아 놓고 말씀하셨다.
“내가 지금까지 제정하여 놓은 모든 계율은 곧 너희들의 보호자요 스승이다. 바로 너희들이 믿고
의지하며 목숨이 다하도록 지켜야 할 것이다. 하나라도 범하게 되면 법대로 다스림을 받고 참회해야
한다. 이와 같은 계율은 오로지 교단의 화합을 위하고 대중이 안락하게 수행하도록 하기 위해서 있는
것임을 알아라. 그러므로 많은 계율 가운데서 중요한 것을 제하고, 그 나머지 사소한 계율에 대해서는
너무 고집하여 범하고 범하지 않은 것을 캐냄으로써 시비를 일삼지 않도록 하여라. 이치에 어긋나지
않도록 두루 살펴 삼가하며, 윗사람을 공경하고 아랫사람을 사랑하여 서로 서로 화합하고 예의와
법도에 맞도록 할 것이다. 이것이 곧 출가하여 수행하는 사람들이 공경하고 순종할 법이다.”
코삼비에서 온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자신들의 허물을 뉘우쳐 참회하고 다시 화합을
이루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