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께서는 다시 여러 비구들을 모이게 한 다음 여섯가지 화합하는 법을 말씀하셨다.
“여기 기억하고 사랑하고 존중해야 할 여섯 가지 화합하는 법이 있다. 이 법에 의지하여 화합하고
다투는 일이 없도록 하여라.
첫째, 같은 계율을 같이 지키라.
둘째, 의견을 같이 맞추라.
셋째, 받은 공양을 똑같이 수용하라.
넷째, 한 장소에 같이 모여 살아라.
다섯째, 항상 서로 자비롭게 말하라.
여섯째, 남의 뜻을 존중하라.
부처님께서는 이튿날 아침 코삼비에 들어가 걸식을 마치고 비구들을 불러 말씀하셨다.
“대중이 화합하지 못할 때에는 저마다의 행동을 더욱 삼가해야 한다. 법답지 못하고 친절하지 못한
일이 있을 때에는 참고 견디며, 자비스런 마음으로 법답고 친절한 일이 행해지도록 힘써야 한다.
물과 젖이 합한 것처럼 한 자리에 화합해서 한 스승의 법을 배우면서 안락하게 지내야 할 것이다.
여러 비구들, 그들은 여래의 계율을 따라 머리를 깎고 출가한 사문이 아닌가. 아무쪼록 잘 참고 견디며
자비에 의해 밝게 화합해야 한다. 부디 다투지 마라. 이 이상 화합을 깨뜨리지 마라.”
부처님의 이와 같은 간곡한 가르침에도 불구하고 어떤 비구는 말했다.
“부처님, 걱정 마시고 그저 가만히 계십시오. 부처님께서는 법의 왕이십니다. 저희들은 다툼은
저희들끼리 알아서 하겠습니다.”
“아니다, 그런 소리 말아라. 서로 싸우고 욕하고 비방하면서 시비를 가리지 말아라. 물과 젖이 합한
것처럼 화합하여 살면서 한 스승에게 같이 배우면 여래의 법 안에서 이익을 얻고 안락하게 될 것이다.”
부처님께서 이와 같이 몇번이고 거듭 말씀하셨으나 코삼비 비구들은 끝내 싸움을 그치지 않았다.
부처님께서는 ‘이같이 어리석은 겉모양에만 마음을 팔고 있으니 어쩔 수 없구나’ 하시고, 가르치던
대중이나 공양올리던 신도들에게 아무 말씀 없이 훌쩍 코삼비를 떠나셨다.
그리고 사밧티에 돌아오셔 어느 조용한 숲속에서 홀로 고요함을 즐기셨다. 마치 큰 코끼리가 많은
새끼 코끼리들을 떠나 번거로움 없이 즐기듯 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