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엄경과 십바라밀 교재

– 목 차 -(1)
바라밀의 사전 해설(2)
38. 이세간품 보현보살의 게송 중(바라밀행)
38. 이세간품 중 6바라밀(3)
① 보살은 열 가지 청정한 보시가 있다
② 보살은 열 가지 청정한 계율이 있다
③ 보살은 열 가지 청정한 참음이 있다
④ 보살은 열 가지 청정한 정진이 있다
⑤ 보살은 열 가지 청정한 선정이 있다(4)
⑥ 보살은 열 가지 청정한 지혜가 있다

11. 명법품 중(5)
① 보시 바라밀
② 지계 바라밀
③ 인욕 바라밀
④ 정진 바라밀
⑤ 선정 바라밀
⑥ 반야 바라밀
⑦ 방편 바라밀
⑧ 원(願) 바라밀
⑨ 역(力) 바라밀(6)
⑩ 지혜 바라밀
39. 입법계품 중(7)
가, 보시(布施) 바라밀
나, 지계(持戒) 바라밀
다, 인욕(忍辱) 바라밀
라, 정진(精進) 바라밀
마, 선정(禪定) 바라밀
바, 반야(般若) 바라밀(8)
사, 방편(方便) 바라밀
아, 서원(誓願) 바라밀
자, 역(力) 바라밀
차, 지혜(智慧) 바라밀
21. 십행품 중(10)
제 一 환희행(歡喜行) — 보시(布施) 바라밀을 닦다
제 二 요익행(饒益行) — 지계(持戒) 바라밀을 닦다(11)
제 三 무위역행(無違逆行) — 인욕(忍辱)바라밀을 닦다(12)
제 四 무굴요행(無屈撓行) — 정진(精進)바라밀을 닦다(13)
제 五 무치난행(無癡亂行) — 선정(禪定) 바라밀을 닦다(14)
제 六 선현행(善現行) — 반야(般若) 바라밀을 닦다(15)
제 七 무착행(無着行) — 방편(方便) 바라밀을 닦다(17)
제 八 난득행(難得行) — 원(願)바라밀을 닦다(19)
제 九 선법행(善法行) — 역(力) 바라밀을 닦다(21)
제 十 진실행(眞實行) — 지(智) 바라밀을 닦다(22)
불교학 개관 高淳豪 저 -선문출판사- 1980
1. 보살의 誓願 (24)
2. 波羅蜜行 – 화엄의 10 바라밀(26)
바라밀의 사전 해설
# paramita의 음사. 도(度)라고 번역되어 오다가 당(唐) 이후에는 도피안
(到彼岸)이라 번역되었다. 「도」는 건넜다는 뜻이요 「도피안」이란 저편
기슭에 이르렀다는 것이어서, 함께 완료형(完了形)이다.「절대의」「완전한」
의 뜻. 이를테면 보시바라밀이라 하면 절대로 완전한 보시(布施)의 뜻이다.
깨달음에 이르는 수행으로서 대승에서 중시되어, 6바라밀 10바라밀 따위가
설해졌다.
36. 이세간품 보현보살의 게송 중(바라밀행)
보살은 연꽃과 같아서 자비는 뿌리 되고 편안한 것 즐기며
지혜는 꽃술이요 계율은 깨끗한 향기
부처님 법의 광명을 놓아 그 연꽃 피게 하니
함이 있는 물이 묻지 못하며 보는 이는 모두 다 기뻐하더라.
보살의 묘한 법 나무 정직한 마음 땅에 나나니
신심은 종자되고 자비는 뿌리 지혜로 밑등이 되고
방편은 가지와 회초리 다섯 바라밀다 아주 번성해
선정의 잎에 신통의 꽃이 피고 온갖 지혜의 열매 맺히니.
가장 굳센 힘 덩굴이 되었고 늘어진 그늘 三계에 덮이네

38. 이세간품 중 6바라밀
① 보살은 열 가지 청정한 보시가 있다
{불자여, 보살 마하살이 열 가지 청정한 보시가 있으니, 무엇이 열인가.

이른바 평등한 보시니, 중생을 가리지 않는 연고라.
뜻을 따르는 보시니, 그들의 소원을 채우는 연고라.
난잡하지 않은 보시니, 이익을 얻게 하는 연고라.
마땅함을 따르는 보시니, 상·중·하를 아는 연고라.
무주상(無住相)보시니, 과보를 구하지 않는 연고라.
터놓은 보시니, 마음에 연연하지 않는 연고라.
온통 하는 보시니, 끝까지 청정한 연고라.
보리에 회향하는 보시니, 함이 있고 함이 없음을 멀리 여읜 연고라.
중생을 교화하는 보시니, 도량에 이르도록 버리지 않는 연고라.
세 바퀴[三輪]가 청정한 보시니, 주는 이·받는 이·물건을 바른 생각으로
관찰하여 허공과 같은 연고라.
이것이 열이니, 만일 보살들이 이 법에 편안히 머물면 여래의 위 없는 청정
하고 광대한 보시를 얻느니라.
② 보살은 열 가지 청정한 계율이 있다
불자여, 보살 마하살이 열 가지 청정한 계율이 있으니, 무엇이 열인가.
이른바 몸이 청정한 계율이니, 몸의 세 가지 악한 것을 보호하는 연고라.
말이 청정한 계율이니, 말의 네 가지 허물을 여윈 연고라.
마음이 청정한 계율이니, 탐욕과 성내는 일과 삿된 소견을 여읜 연고라.
온갖 것 배울 곳을 파하지 않는 청정한 계율이니, 모든 인간 천상에 높은
이가 되는 연고라.
보리심을 수호하는 청정한 계율이니, 소승을 좋아하지 않는 연고라.
여래께서 제정한 것을 보호하는 계율이니, 작은 죄에도 큰 두려움을 내는
연고라.
은밀하게 보호하는 청정한 계율이니, 파계한 중생을 잘 빼내는 연고라.
모든 악을 짓지 않는 계율이니, 모든 선한 법을 닦는 연고라.
모든 있다는 소견을 멀리 여읜 계율이니, 계율에 집착이 없는 연고라.
일 체 중생을 수호하는 청정한 계율이니, 크게 가엾이 여김을 내는 연고라.
것이 열이니, 만일 보살들이 이 법에 편안히 머물면 여래의 위 없고 허물
없는 청정한 계율을 얻느니라.

③ 보살은 열 가지 청정한 참음이 있다
불자여, 보살 마하살이 열 가지 청정한 참음이 있으니, 무엇이 열인가.
이른바 욕되는 비방을 잘받는 청정한 참음이니, 여러중생을 보호하는 연고라.
칼과 작대기를 잘 받는 청정한 참음이니, 나와 남을 잘 두호하는 연고라.
성을 내지 않는 청정한 참음이니, 그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 연고라.
미천한 이를 책하지 않는 청정한 참음이니, 윗사람이 되어 능히 너그러운
연고라.
귀의하는 이를 다 구해주는 청정한 참음이니, 자기의 신명을 버리는 연고라.
<나>란 교만을 여의는 청정한 참음이니, 나중 배우는 이를 업신여기지 않는
연고라.
훼방함을 성내지 않는 청정한 참음이니, 환술 같은 줄로 관찰하는 연고라.
침범하여도 갚지 않는 청정한 참음이니, 나와 남을 보지 않는 연고라.
번뇌를 따르지 않는 청정한 참음이니, 모든 경계를 여의는 연고라.
보살의 진실한 지혜를 따라 모든 법이 생멸이 없음을 아는 청정한 참음이니,
다른 이의 가르침을 말미암지 않고 온갖 지혜의 경계에 들어가는 연고라.
이것이 열이니, 만일 보살들이 이 가운데 편안히 머물면 모든 부처님이 다른
이를 말미암지 않고 깨닫는 위 없는 법의 참음을 얻느니라.
④ 보살은 열 가지 청정한 정진이 있다
불자여, 보살 마하살이 열 가지 청정한 정진이 있으니, 무엇이 열인가.
이른바 몸의 청정한 정진이니, 부처님과 보살과 스승과 어른을 섬기고 공양
하며, 복밭을 존중하여 물러가지 않는 연고라.
말의 청정한 정진이니, 들은 법대로 다른 이에게 널리 말하며,
부처님 공덕을 찬탄하여 게으름이 없는 연고라.
뜻의 청정한 정진이니, 인자하고 가엾이 여기고 기뻐하고, 버림과 선정과
해탈과 삼매에 잘 들고 나면서 쉬지 아니하는 연고라.
정직한 마음의 청정한 정진이니, 속이지 않고 아첨하지 않고 사곡하지 않고
거짓이 없으며, 모든 것을 부지런히 닦아 물러감이 없는 연고라.
더 나아지는 마음의 청정한 정진이니, 상상(上上) 지혜를 항상 구하며 모든
희고 깨끗한 법을 갖추기를 원하는 연고라.
헛되지 않은 청정한 정진이니, 보시·계율·많이 들음·방일하지 않음을 거두어
지니며, 보리에 이르도록 중간에 쉬지 않는 연고라.
모든 마를 굴복하는 청정한 정진이니, 탐욕·성내는 일·어리석음·삿된 소견·
모든 번뇌·감김[纏]·덮임 따위를 모두 멸하는 연고라.

지혜의 빛을 만족하게 이루는 청정한 정진이니, 모든 하는 일을 잘 관찰하여
끝까지 이르러 후회하지 않게 하며, 모든 부처님의 함께 하지 않는 법을
얻는 연고라.
옴도 없고 감도 없는 청정한 정진이니, 실다운 지혜를 얻고 법계의 문에
들어가 몸과 말과 뜻이 다 평등하며, 형상과 형상 아님을 알아 집착이
없는 연고라.
법의 광명을 성취하는 청정한 정진이니, 모든 지위를 초월하여 부처님의
정수리에 물 부음을 얻고 샘이 없는 몸으로써 죽고 태어나서 출가하여
도를 이루고 법을 말하다가 열반함을 보이며,
이러한 보현의 일을 구족하는 연고라.
이것이 열이니, 만일 보살들이 이 법에 편안히 머물면 여래의 위 없는 크게
청정한 정진을 얻느니라.
⑤ 보살은 열 가지 청정한 선정이 있다
불자여, 보살 마하살이 열 가지 청정한 선정이 있으니, 무엇이 열인가.
이른바 항상 출가함을 좋아하는 선정이니,
모든 가진 것을 버리는 연고라.
진정한 선지식을 얻는 청정한 선정이니,
바른 도를 보이고 가르치는 연고라.
아란야에 있으며 비·바람 따위를 참는 청정한 선정이니,
나와 내 것을 여의는 연고라.
번잡한 중생을 여의는 청정한 선정이니,
고요한 데를 항상 좋아하는 연고라.
마음의 업이 조화하여 청정한 선정이니,
모든 근을 수호하는 연고라.
마음과 지혜가 고요한 선정이니,
모든 음성인 선정의 병통이 시끄럽게 하지 못하는 연고라.
도를 깨닫는 방편의 청정한 선정이니,
모든 것을 관찰하여 현재에 증득하는 연고라.
맛들임을 여의는 청정한 선정이니,
욕심 세계를 버리지 않는 연고라.
신통과 밝음을 발기하는 선정이니,
모든 중생의 근기와 성품을 아는 연고라.
마음대로 유희하는 청정한 선정이니, 부처의 삼매에 들어가 내가 없음을
아는 연고라. 이것이 열이니, 만일 보살들이 이 가운데 편안히 머물면
여래의 위없는 크게청정한 선정을 얻느니라.
⑥ 보살은 열 가지 청정한 지혜가 있다
불자여, 보살 마하살이 열 가지 청정한 지혜가 있으니, 무엇이 열인가.
이른바 모든 인을 아는 청정한 지혜니, 과보를 깨뜨리지 않는 연고라.
모든 연을 아는 청정한 지혜니, 화함을 어기지 않는 연고라.
아주 없지도 않고 항상하지도 않음을 아는 청정한 지혜니,
연기가 다 사실과 같음을 통달하는 연고라.
모든 소견을 빼내는 청정한 지혜니,
중생의 형상에 취하고 버림이 없는 연고라.
일체 중생의 마음과 행을 관찰하는 청정한 지혜니,
환술과 같음을 분명히 아는 연고라.
광대한 변재의 청정한 지혜니,
모든 법을 분별하여 묻고 대답함에 걸림이 없는 연고라.
모든 마와 외도와 성문과 독각이 알지 못하는 청정한 지혜니,
모든 여래의 지혜에 깊이 들어가는 연고라.
모든 부처님의 미묘한 법의 몸을 보고 모든 중생의 본 성품이 청정함을
보고 모든 법이 다 고요함을 보고 모든 세계가 허공과 같음을 보는
청정한 지혜니, 모든 모양이 다 걸림 없음을 아는 연고라.
모든 다라니와 변재와 방편과 바라밀다가 청정한 지혜니,
모든 가장 훌륭한 지혜를 얻게 하는 연고라.
한 생각과 서로 응하는 금강 지혜로 모든 법이 평등함을 아는 지혜니,
모든 법에 가장 높은 지혜를 얻는 연고라.
이것이 열이니, 만일 보살들이 이 가운데 편안히 머물면 여래의 장애가 없는
큰 지혜를 얻느니라.
11. 명법품 중
(11) 보살이 법을 설하면서 모든 바라밀을 장엄한다.
{보살이 이렇게 중생들을 위하여 법을 연설하면 스스로 닦아서 이치를 증장
하면서도, 모든 바라밀다를 버리지 아니하여 바라밀다의 도를 구족하게 장엄
하느니라.}
① 보시 바라밀
{이 때에 보살이 중생의 마음을 만족하게 하기 위하여 안의 재물과 밖의
재물을 모두 버리면서도 집착하지 아니하면, 이것은 보시 바라밀다를
청정케 함이니라.}
② 지계 바라밀
{여러 가지 계율을 갖추어 가지면서도 집착하지 아니하고 아만(我慢)을
영원히 여의면, 이것은 지계(持戒) 바라밀다를 청정케 함이니라.}
③ 인욕 바라밀
{온갖 나쁜 것을 모두 참으면서 여러 중생에게 마음이 평등하여 흔들리지
않기를 마치 땅이 모든 것을 능히 지니는 것과 같이 하면,
이것은 인욕 바라밀다를 청정케 함이니라.}
④ 정진 바라밀
{모든 업을 두루 지으며 항상 닦아서 게으르지 아니하고 여러 가지 짓는
일에 퇴전하지 아니하며 용맹한 세력을 제어할 이 없고 모든 공덕에
취하지도 버리지도 아니하면서도 능히 온갖 지혜의 문을 만족하면 이것은
정진바라밀다를 청정케 함이니라.}
⑤ 선정 바라밀
{다섯 욕심 경계에 탐하지 아니하며, 차례로 닦는 선정을 모두 성취하여,
항상 바르게 생각하여 머물지도 않고 나오지도 아니하며, 온갖 번뇌를 능히
소멸하며, 한량없는 삼매 문을 내며, 끝없는 큰 신통을 성취하면, 거슬리고
순하게 차례차례 모든 삼매에 들며, 한 삼매문에서 그지없는 삼매 문에 들어
가며, 온갖 삼매의 경계를 다 알며, 온갖 삼매와 삼마발저와 지혜 인과 더불
어 서로 어기지 아니하여, 온갖 지혜의 지위에 빨리 들어가나니,
이것이 선정 바라밀다를 능히 청정함이니라.}
⑥ 반야 바라밀
{여러 부처님께 법을 듣고 받아 지니며, 선지식을 친근하여 섬기고 게으르지
아니하며, 항상 법문 듣기를 좋아하여 마음에 만족함이 없고, 들음을 따라
이치답게 생각하며, 참된 삼매에 들어 모든 사특한 소견을 여의며,
모든 법을 잘 관찰하여 실상의 인(印)을 얻으며, 여래의 공용(功用) 없는
도를 분명히 알며, 넓은 문의 지혜를 타고 온갖 지혜의 문에 들어가서,
영원히 휴식함을 얻으면, 이것이 반야 바라밀다를 청정함이니라.}
⑦ 방편 바라밀
{온갖 세간에서 짓는 업을 일부러 나타내며, 중생을 교화하매 게으르지 아니
하며, 그들로 즐겨함을 따라 몸을 나타내며, 모든 행하는 일에 물들지 아니
하며, 혹은 범부를 나타내고 혹은 성인의 행하는 행을 나타내며,
혹은 생사를 나타내고 혹은 열반을 나타내며, 모든 지을 것을 잘 관찰하며,
온갖 장엄하는 일을 나타내면서도 탐착(貪着)하지 아니하고, 모든 갈래에
두루 들어가 중생을 제도하나니, 이것이 곧 방편 바라밀다를 청정함이니라.}

⑧ 원(願) 바라밀
{끝까지 일체 중생을 성취하며, 끝까지 일체 세계를 장엄하며, 끝까지 일체
부처님들께 공양하며, 끝까지 장애없는 법을 통달하며, 법계에 가득한 행을
끝까지 수행하며, 오는 세월이 끝나도록 몸이 항상 머물며, 지혜로 온갖
마음을 끝까지 알며, 흘러 헤매(流轉)고 도로 멸함(還滅)을 끝까지 깨달으며,
일체 국토를 끝까지 나타내고, 여래의 지혜를 끝까지 증득하려 하나니,
이것이 곧 원(願) 바라밀다를 청정함이니라.}
⑨ 역(力) 바라밀
{깊은 마음의 힘을 갖추었으니 잡되게 물듦이 없는 연고며, 깊이 믿는 힘을
갖추었으니 꺾을 이가 없는 연고며, 대비의 힘을 갖추었으니 싫어함을 내지
않는 연고며, 대자(大慈)의 힘을 갖추었으니 행함이 평등한 연고며,
모두 지니는 힘(總持力)을 갖추었으니 방편으로 온갖 뜻을 능히 갖는 연고며,
변재의 힘을 갖추었으니 일체 중생으로 하여금 기쁨이 만족케 하는 연고며,
바라밀다의 힘을 갖추었으니 대승을 장엄하는 연고며,
큰 서원의 힘을 갖추었으니 길이 끊어지지 않는 연고며,
신통의 힘을 갖추었으니 한량 없는 것을 내는 연고며,
가지하는 힘을 갖추었으니 믿어 이해하고 받아 들이게 하는 연고니,
이것이 곧 역(力) 바라밀다를 청정함이니라}
⑩ 지혜 바라밀
{탐욕이 많은 이를 알며, 성냄이 많은 이를 알며, 어리석음이 많은 이를
알며, 세 가지가 평등한 이를 알며, 배우는 지위를 수행하는 이를 알며,
잠깐동안에 그지없는 중생의 행을 알며, 그지없는 중생의 마음을 알며,
일체 법의 진실함을 알며, 일체 여래의 힘을 알며,
법계의 문을 두루 깨닫나니, 이것이 곧 지혜 바라밀다를 청정함이니라.}
39. 입법계품 중
(2) 희목관찰중생신이 법을 설하다
① 모공(毛空)에서 한량없는 신운(身雲)을 내어 十바라밀을 설하다
선재동자는 이렇게 생각하고 기쁜 눈으로 중생을 보는 밤맡은 신에게 나아
가니, 그 신은 여래의 대중이 모인 덕운비구에서 연화장 사자좌에 앉아 큰
세력으로, 널리 기쁘게 하는 당기 해탈에 들어갔다.
그 몸에 있는 털구멍마다 한량없는 나툰 몸 구름을 내어 그들에게 알맞은
묘한 음성으로 법을 말하여 한량없는 중생들을 두루 거두어 주어 환희하여
이익을 얻게하였다.
가, 보시(布施) 바라밀
이른바 한량없는 나툰 몸 구름을 내어시방의 모든 세계에 가득하여서 보살
들이 보시 바라밀다를 행하던 일을 말하여 모든 일에 미련이 없고 모든
중생에게 두루 보시하여 주며 마음이 평등하여 교만이 없고 안팎의 것을
모두 주되 버리기 어려운 것을 버리게 하였다.
나, 지계(持戒) 바라밀
중생의 수효와 같이 한량없는 나툰 몸 구름을 내어 법계에 가득하게 모든
중생의 앞에 나타나서 깨끗하게 계율을 지킴을 말하며, 범죄하지 아니하고
여러 가지 고행을 닦아 다 구족하며, 모든세간에 의지하지 않고 모든 경계에
애착이 없으며, 생사하는 데서 바퀴 돌 듯이 오고 감을 말하며,
인간과 천상의 성하고 쇠하고 괴롭고 즐거움을 말하며, 모든 경계가 다 부정
하다고 말하며, 모든 법이 다 무상하다고 말하며, 모든 변천하는 것이
다 괴롭고 맛이 없다고 말하며,세간 사람들로 하여금 뒤바뀐 것을 버리고
부처의 경지에 있어서 여래의 계율을 지니게 하며, 이렇게 여러 가지 계율을
말하여 계율의 향기가 널리 풍기어 중생들을 성숙케 하였다.
다, 인욕(忍辱) 바라밀
또 중생의 수효와같은 갖가지 몸 구름을 내어 모든 고통을 참으라 말하나니,
이른바 베고 오리고 때리고 꾸짖고 업신여기고 욕하여도 마음이 태연하여
흔들리지도 어지럽지도 말며, 여러가지 행에 낮지도 높지도 말고 중생들에게
교만한 마음을 내지 말며, 법의 성품에 편안히 머물고 그대로 알며,
보리심을 말하되 다함이 없나니, 마음이 다하지 않으므로 지혜도 다하지
않아 모든 중생의 번뇌를 끊으며 중생들의 미천하고 누추하고 완전치 못한
몸을 말하여 염증을 내게 하고, 여래의 청정하고 미묘하고 위가 없는 몸을
말하여 즐거움을 내게 하나니, 이런 방편으로 중생들을 성숙케 하였다.
라, 정진(精進) 바라밀
또 중생 세계와 같은 갖가지 몸 구름을 내어 중생들의 좋아함을 따라서
용맹하게 정진하여 모든 지혜로 도를 도와 주는 법을 닦으라 말하며,
용맹하게 정진하여 마와 원수를 항복받으라 하며, 용맹하게 정진하여 보리심
을 내고 흔들리지도 물러가지도 말라 하며, 용맹하게 정진하여 모든 중생을
제도하여 생사의 바다에서 벗어나게 하라 하며, 용맹하게 정진하여 모든
나쁜 길의 험난을 멸하라 하며, 용맹하게 정진하여 무지한 산을 깨뜨리라
하며, 용맹하게 정진하여 모든 부처님 여래에게 공양하되 고달픈 생각을
내지 말라 하며, 용맹하게 정진하여 모든 부처님의 법륜을 받아 지니라 하며,
용맹하게 정진하여 모든 장애의 산을 무너뜨리라 하며, 용맹하게 정진하여
모든 중생을 교화하여 성숙케하라 하며, 용맹하게 정진하여 모든 부처님의
국토를 깨끗하게 장엄하라 하나니, 이런 방편으로 중생을 성숙케 하였다.
마, 선정(禪定) 바라밀
또 갖가지 한량없는 몸 구름을 내어 여러 가지 방편으로 중생들의 마음을
기쁘게 하여 나쁜 뜻을 버리고 모든 욕망을 싫어하게 하는데,
부끄러움을 말하여 중생들이 모든 감관을 숨겨 보호하게 하며,
위 없이 깨끗한 행을 말하고 욕심세계는 마의 경계라고 말하여 두려움을
내게하며, 세상의 욕락을 좋아하지 말라고 말하여 법의 즐거움에 머물되
차례차례로 모든 선정과 삼매의 낙에 들어가게 하며, 그들로 하여금
생각하고 관찰하여 모든 번뇌를 멸하게 하며, 또 모든 보살의 삼매바다와
신통한 힘으로 변화하여 나타나서 자유자재 하게 유희함을 말하여 중생들로
하여금 환희하고 기뻐서 모든근심을 여의고 마음이 깨끗하며 모든 근이
용맹하여 법을 소중하게 여기어 닦아 증장케 하였다.
바, 반야(般若) 바라밀
또 중생세계와 같은 갖가지 몸 구름을 내어 그들을 위하여시방국토에 가서
부처님과 스승과 선지식에게 공양하고 모든 부처님의 법륜을 받아지니되
부지런히 정진하고 게으르지 말라고 말하며, 또 모든 여래의 바다를
찬탄하고 모든 법문바다를 관찰하라고 말하여, 모든 법의 성품과 모양을
나타내 보이며, 모든 삼매의 문을 열며 지혜의 경계를 열고 중생의 의심
바다를 말리며, 지혜의 금강으로 모든 중생의 소견을 깨뜨리게 하며, 지혜의
해가 떠서 중생들의 어리석은 어두움을 파하여 그들이 환희하여
온갖 지혜를 이루게 하였다.
사, 방편(方便) 바라밀
또 중생의 세계와 같은 여러 가지 몸 구름을 내어 모든 중생의 앞에
나아가서 그들에게 알맞게 여러 가지 말로 법을 말하는데,세간의 신통과
복력도 말하고, 세 세계가 모두 무서운 것이라 말하여,세간의 업을 짓지
말라고 말하여 세 세계를 여의고 소견의 숲에서 벗어나게 하며, 온갖 지혜의
길을 칭찬하여 그들로 하여금 二승의 지위에서 뛰어 나게하며, 생사에 머물
지도 말고 열반에 머물지도 말라고 말하여 함이 있는 데나 함이 없는데
집착하지 않게 하며, 천궁에 머물거나 내지 덕운비구에 머물라고 말하여
그들로 하여금 보리심을 내게 하나니, 이런 방편으로 중생들을 교화하여
필경에 온갖 지혜를 얻게 하였다.
아, 서원(誓願) 바라밀
또 모든 세계의 티끌 수 몸 구름을 내어 모든 중생의 앞에 나아가 잠깐잠깐
마다 보현보살의 모든 행과 원을 보이며, 잠깐잠깐마다 청정한 큰 원이 법계
에 가득함을 보이며, 잠깐잠깐마다 모든 세계 바다를 깨끗하게 함을 보이며,
잠깐잠깐마다 모든 여래 바다에 공양함을 보이며 잠깐잠깐마다 모든 법문
바다에 들어감을 보이며, 잠깐잠깐마다 모든 세계 바다의 티끌 수 세계 바다
에 들어감을 보이며, 잠깐잠깐마다 모든 세계에서 오는 세월이 끝나도록
온갖 지혜의 도를 청정하게 수행함을 보이며, 잠깐잠깐마다 여래의 힘에
들어감을 보이며, 잠깐잠깐마다 모든 세상의 방편 바다에 들어감을 보이며,
잠깐잠깐마다 모든 세계에 가서 갖가지 신통변화를 나타냄을 보이며,
잠깐잠깐마다 모든 보살의 행과 원을 보여서,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온갖
지혜에 머물게 하여, 이렇게 하는 일이 쉬지 아니하였다.
자, 역(力) 바라밀
또 모든중생의 마음 수효와같은 몸 구름을 내어 모든 중생의 앞에 나아가서
보살들이 온갖 지혜를 모으는 데 도를 도와 주는 법을 말하되, 그지없는
힘과 온갖 지혜를 구하는 데 깨뜨릴 수 없는 힘과 다하지 않는 힘과
위 없는 행을 닦아 물러가지 않는 힘과 중간에 끊어지지 않는 힘과
나고죽는 법에 물들지않는 힘과 모든 마의 군중을 파하는 힘과 모든 번뇌의
때를 여의는 힘과 모든 업장의 산을 깨뜨리는 힘과 모든 겁에 있어서 크게
가엾이 여기는 행을 닦는 데 게으르지 않는 힘과 모든 부처님의 국토를
진동하여 모든 중생들을 환희케 하는 힘과 모든 외도를 깨뜨리는 힘과 넓은
세간에서 법륜을 굴리는 힘을 말하여 이런 방편으로 중생들을 성숙하여
온갖 지혜에 이르게 하였다.
차, 지혜(智慧) 바라밀
또 중생들의 마음 수효와 같은 한량없이 변화하는 몸 구름을 내어시방의
한량없는 세계에 나아가서 중생의 마음을 따라 모든 보살의 지혜와 행을
연설하나니,
이른바 모든 중생의 세계 바다에 들어가는 지혜를 말하며,
모든 중생의 마음 바다에 들어가는 지혜를 말하며,
모든 중생의 근성 바다에 들어가는 지혜를 말하며,
모든 중생의 수행 바다에 들어가는 지혜를 말하며,
모든 중생을 제도하되 때를 놓치지 않는 지혜를 말하며,
모든 법계의 음성을 내는 지혜를 말하며,
잠깐마다 모든 법계 바다에 두루하는 지혜를 말하며,
잠깐 동안마다 모든 세계 바다가 무너짐을 아는 지혜를 말하며,
잠깐 동안마다 모든 세계바다가 이루어지고 머물고 장엄이 차별함을 아는
지혜를 말하며,
잠깐 동안마다 모든 여래를 자재하게 친근하고 공양하며 법륜을 듣는
지혜를 말하며,
이러한 지혜 바라밀다를 보이어 중생들을 기쁘게 하며 화창하고 즐겁고
마음이 청정하여 결정한 이해를 내고 온갖 지혜를 구하여 물러감이
없게 하였다.
보 살의 모든 바라밀다를 말하여 중생을 성숙케 하듯이,
모든 보살의 가지가지 수행하는 법을 말하여 이익케 하였다.
21.십행품 중
(3) 제 一 환희행(歡喜行) — 보시(布施) 바라밀을 닦다
① 보살이 큰 시주가 되어 모든 것을 다 베푼다
{불자들이여, 무엇을 보살 마하살의 환희행이라 하는가.
불자들이여, 이 보살이 큰 시주가 되어 가진 물건을 모두 다 보시하는데,
그 마음이 평등하여 뉘우치거나 아낌이 없으며, 과보를 바라지 아니하며,
이름을 구하지 아니하며, 이양(利養)을 탐하지도 아니하느니라.}

② 다만 중생들의 이익과 행복을 위하여 베푼다
{다만 일체 중생을 구호하며 일체 중생을 거두어 주며 일체 중생을 이익케
하려는 것이며, 모든 부처님의 닦으시던 행을 배우며 모든 부처님의
닦으시던 행을 생각하며 모든 부처님의 닦으시던 행을 좋아하며, 모든 부처
님이 닦으시던 행을 청정하며, 모든 부처님의 닦으시던 행을 증장하며,
모든 부처님의 닦으시던 행에 머물러 지니며, 모든 부처님의 닦으시던 행을
나타내며, 모든 부처님의 닦으시던 행을 연설하여, 중생들로 하여금
괴로움을 여의고 낙을 얻게 하려는 것이니라.}

③ 보시의 행을 밝히다
{불자들이여, 보살 마하살이 이 행을 닦을때에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환희하고 즐겁게 하려 하나니, 어느 지방에나 가난한곳이 있거든 원력으로써
그 곳에 태어나되 호사스럽고 크게 부귀하여 재물이 다함이 없으며,
가령 잠깐잠깐 동안에 한량없고 수 없는 중생들이 보살에게 와서 말하기를
[착하신 이여, 우리는 몹시 가난하여 끼니를 이어갈 수 없으며 굶주리고 곤고
하여 목숨을 부지할 수 없사오니, 바라옵건대 불쌍히 여기어 나에게 살을
보시하여 먹고 살아나게 하소서]한다면,

보살은 곧 보시하여 주어 그로 하여금 환희하고 만족케 하느니라.
이렇게 한량없는 백천 중생이 와서 구걸하더라도 보살은 조금도 퇴타하거나
겁약한 기색이 없고, 다시 자비한 마음이 증장하나니, 그래서 중생들이 모두
와서 구걸하는 것을 보살이 보고는 더욱 환희하여 이렇게 생각하느니라.
[나는 지금 좋은 이익을 얻었도다. 이 중생들은 나의 복밭이며 나의 선지식
이니, 구하지도 않고 청하지도 않았지마는 일부러 와서 나로 하여금 불법
가운데 들게하는 것이다. 나는 마땅히 이렇게 배우고 닦아서 모든 중생의
마음을 어기지 아니하리라]고 하느니라.
또 생각하기를 [나는 이미지었거나 지금짓거나 장차 지을 모든 선근으로써,
오는 세상에는 일체 세계의 일체 중생 가운데서 엄청나게 큰 몸을 받고,
그 살로써 모든 굶주린 중생들의 배를 채워 만족케 하되, 한 조그만 중생까
지라도 배가 차지 않은 이가 있으면, 나는 생명을 버리지 아니할 것이며,
내 몸에서 베어내는 살도 다하지 말아지이다]고 원할 것이니라.}

④ 보시를 깨달음에 회향하다
{이러한 선근으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고 대열반을 증득하기를 원하며,
나의 살을 먹은 중생들도 역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고 평등한 지혜를
가지며, 불법을 갖추어 불사를 널리 짓다가 무여(無餘) 열반에 들어지이다
원하고, 만일 한 중생이라도 마음이 만족하지 않는다면,
나는 마침내 아뇩다라삼먁보리를 증득하지 않겠나이다] 하느니라.}

⑤ 보시의 인(人)과 법(法)이 다 공함을 밝히다
{보살이 이렇게 중생을 이익케 하지마는, <나>라는 생각, 중생이란 생각,
있다는 생각, 목숨이란 생각, 여러 가지란 생각, <보특가라>란 생각,
사람이란 생각, <마납파(摩納婆)>란 생각, <짓는 이>란 생각, <받는 이>란
생각이 모두 없고, 다만 법계와 중생계의 끝없고 경계가 없는 법과 공한
법과 있는바가 없는 법과 상이 없는 법과 체가 없는 법과 처소가 없는 법과
의지가 없는 법과 지음이 없는 법을 관찰하느니라.}
⑥ 인과 법이 공한 이익을 밝히다
{이런 관찰을 할 때에는 제 몸도 보지 않고, 보시하는 물건도 보지 않고,
받는 이도 보지 않고, 복밭도 보지 않고, 업도 보지 않고, 과보도 보지 않고,
결과도 보지 않고, 작은 결과도 보지 않고, 큰 결과도 보지 않느니라.}

⑦ 법의 보시를 행하기를 원하다
{그 때 보살은 과거, 미래, 현재의 모든 중생의 받아 난 몸이 멸하는 것을

보고, 문득 생각하되 [이상하다 중생이여, 어리석고 지혜가 없어 생사하는
속에서 수 없는 몸을 받지마는, 위태하고 연약하여 머물러 있지 못하고 속히
멸하는데, 이미 멸하였거나 지금 멸하거나 장차 멸할 것이어늘, 마침내 견고
하지 못한 몸으로써 견고한 몸을 구하지 못하는구나. 내가 마땅히 모든 부처
님이 배우신 것을 모두 배우며, 온갖 지혜를 얻어 온갖 법을 알고는,
중생들을 위하여 三세가 평등하고 고요하며 무너지지 않는 법의 성품을
말하여 주어, 그로 하여금 편안한 쾌락을 얻게 하리라 하나니, 불자들이여,
이것을 보살 마하살의 첫째 즐거운 행이라 하느니라.}
(4) 제 二 요익행(饒益行) — 지계(持戒) 바라밀을 닦다
① 계를 가지는 행을 밝히다
{불자들이여, 어떤 것이 보살 마하살의 이익케 하는 행인가.
이 보살이 깨끗한 계율을 수호하여 가지며, 빛과 소리와 냄새와 맛과 촉(觸)
에 대하여 집착하지 아니하고, 중생들을 위하여서도 이렇게 말하며, 권세를
구하지도 않고, 문벌을 구하지도 않고, 부귀를 구하지도 않고, 몸매를 구하지
도 않고, 임금의 지위를 구하지도 아니하여, 이러한 온갖 것에는 조금도
집착이 없고, 다만 청정한 계율을 견고하게 가지면서 생각하기를
[내가 청정한 계율을 가지는 것은 반드시 온갖 얽힘과 온갖 속박과 탐심과
시끄러움과 모든 재난의 핍박과 훼방과 탁란함을 버리고 부처님께서 찬탄하
시는 평등한 정법을 얻으리라]하느니라.}
② 섭율의계(攝律儀戒)를 밝히다
{불자들이여, 보살이 이렇게 청정한 계율을 가질 적에, 하루 동안에 가령
수 없는 백천억 나유타 큰 악마가 보살이 있는 곳에 나오면서, 저마다 각각
한량없고 수 없는 백천억 나유타 천녀를 데리고 왔는데 모두 다섯 욕심에
대하여 방편을 잘 행하며, 단정하고 아름다워 사람의 마음을 홀리게 하며,
갖가지 훌륭한 물건을 가지고 와서 보살의 도심(道心)을 의혹하고 어지럽게
하리라.
이 때 보살은 이렇게 생각하되 [이 다섯 욕심은 도를 장애하는 것이며,
위 없는 보리까지도 장애하는 것이라]하여 잠깐도 탐욕을 내지 아니하고
깨끗한 마음이 부처님과 같느니라.}

③ 섭중생계(攝衆生戒)를 밝히다
{오직 방편으로 중생을 교화하는 일만은 제할 것이니,
온갖 지혜의 마음을 버리지 아니한 때문이니라.
불자들이여, 보살은 탐욕으로 인하여서는 한중생도 시끄럽게하지 아니하나니,
차라리 목숨을 버릴지언정 중생을 시끄럽게 하는 일을 짓지 아니하느니라.
보살이 부처님을 뵈온 후로는 일찍 잠깐도 탐욕 생각을 내지 아니하였는데,
하물며 실제로 일을 행할까보냐. 혹시도 그런 일을 행한다는 것은 있을
수없느니라.
그 때 보살은 이렇게 생각하나니, [일체 중생이 오랜 세월에 다섯 욕심을
생각하고 다섯 욕심으로 향하여 나아가고 다섯 욕심을 탐착하면서,
그 마음에 결정하여 물들고 빠져서 그를 따라 헤매고 자재함을 얻지 못하는
것이니, 내 이제 마땅히 이 마군과 천녀와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위 없는
계율에 머물게 할 것이며, 청정한 계율에 머문 뒤에는 온갖 지혜에 마음이
퇴전하지 아니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으며, 내지 무여 열반에 들게
하리니, 왜냐하면 이것은 우리가 마땅히 행할 사업이므로 부처님을 따라서
이렇게 배워야 할 것이니라]고 하느니라.}
④ 섭선법계(攝善法戒)를 밝히다
{이렇게 배우고는 모두 나쁜 행동과 <나>라고 고집하는 무지(無知)를 여의고,
지혜로 일체 부처님 법에 들어가서 중생에게 법을 말하여 전도(顚倒)를
버리게 하거니와, 그러나 중생을 떠나서 전도가 있지도 않고, 전도를 떠나서
중생이 있지도 않으며, 전도 속에 중생이 있지도 않고 중생 속에 전도가
있지도 않으며, 전도가 곧 중생도 아니고 중생이 곧 전도도 아니며, 전도가
안에 법도 아니고 전도가 밖에 법도 아니며, 중생이 안에 법도 아니고
중생이 밖에 법도 아닌 줄을 아느니라.
온갖 법이 허망하고 진실하지 못하여 잠깐 일어났다 잠깐 없어지는 것이요,
견고하지 못하여 꿈과같고 그림자같고 요술 같고 변화함과 같아서 어리석은
이를 의혹케 하는 것이니라.
이렇게 알면 곧 모든 행을 깨달아 나고 죽는 일과 열반을 통달하며,
부처님의 보리를 증득하며, 스스로 제도하고 남을 제도하며, 스스로 해탈하
고 남을 해탈케 하며, 스스로 조복하고 다른 이를 조복케 하며, 스스로 고요
하고 다른 이를 고요하게 하며, 스스로 안온(安穩)하고 남을 안온케 하며,
스스로 때를 여의고 남도 때를 여의게 하며, 스스로 청정하고 남도 청정케
하며, 스스로 열반하고 남을 열반케 하며, 스스로 쾌락하고 남도 쾌락케
하느니라.}
⑤ 더욱 수승한 행을 닦을 것을 생각하다
{불자들이여, 이 보살이 다시 이렇게 생각하되 [나는 마땅히 일체 여래를
따르며, 일체 세간의 행을 여의며, 일체 부처님 법을 갖추며, 위 없이 평등한
곳에 머물며, 중생을 평등하게 보며, 경계를 밝게 통달하며, 모든 허물을
여의고, 모든 분별을 끊고, 모든 집착을 버리고, 공교하게 뛰어나며, 마음은
항상 위 없고 말할 수 없고 의지한 데 없고 변동이 없고 한량없고 한 없고
끝나지 않고 모양이 없고 깊고 깊은 지혜에 머물리라]하나니, 불자들이여,
이것을 보살 마하살의 둘째 이익하는 행이라 하느니라.}
(5) 제 三 무위역행(無違逆行) — 인욕(忍辱)바라밀을 닦다
① 인욕행을 밝히다
{불자들이여, 어떤 것이 보살 마하살의 어기지 않는 행인가.
이 보살이 항상 인욕(忍辱)하는 법을 닦아 겸손하고 공경하여 스스로 해하지
않고 남을 해하지 않고 둘 다 해하지 않으며, 스스로 탐하지 않고 남을 탐하
게 하지 않고 둘 다 탐하지 아니하며, 스스로 집착하지 않고 남을 집착하게
하지 않고 둘 다 집착하지 아니하며, 또한 명예와 이양(利養)도 구하지 아니
하고, 이런 생각을 하나니 [내가 마땅히 중생에게 법을 말하여 그로 하여금
모든 나쁜 짓을 여의고, 탐욕, 성내는 일, 어리석음, 교만, 감추는 일, 간탐,
질투, 아첨, 속임을 끊게 하고, 부드럽게 화평하여 참고 견디는 데 항상
머물게 하리라]하느니라.}
② 원한과 침해를 참는 인욕수행을 밝히다
{불자들이여, 보살이 이렇게 인욕함을 성취하면 가령 백천억 나유타 아승지
중생이 그 곳에 오는데, 중생마다 백천억 나유타 아승지 입을 변화하여
가지고 낱낱 입으로 백천억 나유타 아승지 말을 내나니,이른바 기쁘지 못한
말, 선하지 못한 말, 반갑지 않은 말, 사랑할 수 없는 말, 어질지 못한 말,
성인의 지혜가 아닌 말, 성현과 맞지 않는 말, 성현에게 친근할 수 없는 말,
매우 싫은 말, 차마 들을 수 없는 말들이다. 이런 말로 보살을 헐뜯어 욕하
거나, 또 이 중생들이 저마다 백천억 나유타 아승지 손을 가졌고,
손마다 각각 백천억 나유타 아승지 병장기를 들고 보살을 박해하기를,
아승지 겁이 지나도록 쉬지 아니하리라.
보살이 이렇게 극심한 고초를 당하여 머리카락이 곤두서고 생명이 끊이려
하더라도 생각하기를, [내가 이만한 고통으로 마음이 흔들리면, 자기를 조복
하지 못하고, 자기를 수호하지 못하고, 스스로 분명히 알지 못하고, 스스로
닦지 못하고, 스스로 바르게 정하지 못하고, 스스로 고요하지 못하고, 스스로
아끼지 못하여 스스로 집착을 내리니, 어떻게 다른 이의 마음을 청정케
하랴] 하느니라.}

③ 고통을 편안히 받아드리는 인욕수행을 밝히다
{보살이 이 때에 또 생각하기를 [내가 끝없는 옛적부터 생사 속에 있으면서
모든 고통을 받았도다]하고 이와같이 생각하고 다시 정신을 가다듬어 마음
이 청정하여 환희하여지고, 스스로 조화하고 거두어 들여서 불법 가운데
편안히 머물고 또 중생으로 하여금 이런 법을 얻게 하느니라.}
④ 법의 이치를 관찰하는 인욕수행을 밝히다
{다시 생각하기를 [이 몸은 공한 것이어서 나도 없고 내것도 없으며,
진실하지 아니하고 성품이 공하여 둘이 없으며, 괴롭고 즐거움이 모두 없는
것이며, 모든 법이 공한 것을 내가 이해하고 다른 이에게 널리 말하여 여러
중생들로 하여금 이런 소견을 없애게 할 것이니, 그러므로 내가 비록 이런
고통을 당하여도 참고 견디어야 할 것이니라.}
⑤ 인욕을 수행하는 의미를 밝히다
{중생을 염려하는 연고며 중생에 이익 주려는 연고며, 중생을 안락케 하는
연고며, 중생을 가엾이 여기는 연고며, 중생을 거두어 붙드는 연고며, 중생을
버리지 않는 연고며, 스스로 깨달으려는 연고며, 다른 이를 깨닫게 하려는
연고며, 마음이 퇴전하지 않는 연고며, 부처님 도에 향하여 나아가기 위한
연고라하나니, 이것을 보살 마하살의 셋째 어기지 않는 행이라 하느니라.}
(6) 제 四 무굴요행(無屈撓行) — 정진(精進)바라밀을 닦다
① 정진행을 밝히다
{불자들이여, 어떤 것이 보살 마하살의 굽히지 않는 행인가.}
가, 열 가지의 정진을 말하다
{이 보살이 모든 정진을 수행하나니, 이른바 제 一 정진과 큰 정진과 수승한
정진과 특별히 수승한 정진과 가장 수승한 정진과 가장 묘한 정진과 상품
정진과 위가 없는 정진과 같을 이 없는 정진과 두루한 정진이니라.}
나, 과오를 떠나다
{성품에 세 가지 독함이 없고 성품에 교만이 없고 성품에 덮어 숨김이 없고
성품에 간탐과 질투가 없고 성품에 아첨과 속임이 없고 성품이 스스로
부끄 러워함이요, 마침내 한 중생이라도 시끄럽게 하기 위하여 정진을
행하지 아니하느니라.}
② 정진을 수행하는 이유를 밝히다
가, 일체 중생을 위하여 정진을 수행하다
{오직 일체 번뇌를 끊기 위하여 정진을 행하고, 일체 번뇌의 근본을 뽑기
위하여 정진을 행하고, 일체 습기(習氣)를 제하기 위하여 정진을 행하고,
일체 중생의 세계를 알기 위하여 정진을 행하고, 일체 중생이 여기서 죽어
저기나는 것을 알기 위하여 정진을 행하고, 일체 중생의 번뇌를 알기 위하여
정진을 행하고, 일체 중생의 마음에 좋아함을 알기 위하여 정진을 행하고,
일체 중생의 경계를 알기 위하여 정진을 행하고, 일체 중생의 근성이 승하고
열함을 알기 위하여 정진을 행하고, 오직 일체 중생의 마음으로 행함을 알기
위하여 정진을 행하느니라.}
나, 일체 불법을 알기 위하여 정진을 수행한다
{또 일체 법계를 알기 위하여 정진을 행하고, 일체 불법의 근본 성품을 알기
위하여 정진을 행하고, 일체불법의 평등한 성품을 알기위하여 정진을 행하고,
三세의 평등한 성품을 알기 위하여 정진을 행하고, 일체 불법의 지혜 광명을
알기 위하여 정진을 행하고, 일체 불법의 지혜를 증득하기 위하여 정진을
행하고, 일체 불법의 한결같은 실상을 알기 위하여 정진을 행하고,
일체 불법의 끝단데 없음을 알기 위하여 정진을 행하고,
일체 불법의 광대하고 결정하고 공교한 지혜를 얻기 위하여 정진을 행하고,
일체 불법의 귀절과 뜻을 분별하여 연설하는 지혜를 얻기 위하여 정진을
행하는 것이니라.}
③ 다시 문답으로 정진행을 밝히다
{불자들이여, 보살 마하살이 이러한 정진행을 성취하고는, 가령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 [네가 능히 무수한 세계에 있는 중생들을 위할 적에, 하나하나의
중생을 위하여 아비지옥에서 수 없는 겁 동안에 모든 고통을 두루 받으면서,
저 중생들로 하여금 낱낱이 수 없는 부처님이 세상에 출현하심을 만나게
하고, 부처님을 뵈온 연고로 여러 가지 낙을 받으며, 내지 무여 열반에 들게
하고야, 네가 마땅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으리니, 그렇게 할 수 있느냐]
하면, [그렇게 하겠노라] 대답하리라.
또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 [한량없는 아승지 큰 바다 물을 네가 한 털끝으로
찍어내어 다하게 하고, 한량없는 아승지 세계를 모두 부수어 티끌을 만들
어서 그 물방울과 그 티끌을 낱낱이세어 그 수효를 알고는, 중생을 위하여서
그렇게 많은 겁을 지나면서 생각생각마다 고통 받기를 간단 없이 하라]하더
라도, 보살이 이 말을 들었다고 해서 잠깐이라도 후회하는 마음을 내지 아니
하고, 다시 환희용약(歡喜踊躍)함을 더하며 스스로 다행하게 생각하고 큰
이익을 얻노라 하면서, 나의 힘으로써 저 중생들로 하여 모든 고통에서 길이
벗어나게 하리라 하느니라.}

④ 정진행으로 일체 중생을 열반을 얻게 한다
{보살이 이렇게 행하는 방편으로 일체 세계에서 일체 중생으로 하여금 내지
무여 열반을 끝까지 얻게하나니, 이것을 보살 마하살의 넷째 굽히지 않는
행이라 하느니라.}

(7) 제 五 무치난행(無癡亂行) — 선정(禪定) 바라밀을 닦다
① 어리석음과 산란을 떠나는 행을 총히 밝히다
{불자들이여, 어떤 것이 보살 마하살이 우치와 산란을 여의는 행인가.
이 보살이 바른 생각을 성취하여 마음이 산란하지 않고 견고하여 동하지
아니하며, 최상이고 청정하고 넓고 크고 한량없어 미혹하지 않느니라.}
② 경계에 나아가서 어리석음과 산란이 없음을 밝히다
{생각이 바름으로써 세간의 온갖 말을 잘 알고, 출세간 법의 말을 능히 지니
나니, 이른바 색법(色法)과 색 아닌 법의 말을 능히 지니며, 색의 성품을
건립하는 말을 능히 지니고, 내지 수, 상, 행, 식의 성품을 건립하는 말을
능히 지니어, 마음이 우치, 산란치 않으며, 세간에 있어 여기서 죽고 저기
나는데 마음이 우치, 산란치 않으며, 태에 들고 태에서 나오는데 마음이
우치, 산란치 않으며, 보리심을 내는데 마음이 우치, 산란치 않으며,
선지식을 섬기매 마음이 우치, 산란치 않으며, 불법을 부지런히 닦는데 우치,
산란치 않으며, 마군의 일을 알아서 마음이 우치, 산란치 않으며,
마군의 업을 여의어 마음이 우치, 산란치 않으며, 말할수 없는 겁 동안 보살
행을 닦으매 마음이 우치, 산란치 않느니라.}
③ 선정으로 바른 생각을 성취하고 온갖 법을 듣는다
{이 보살이 이렇게 한량없는 바른 생각을 성취하고는, 한량없는 아승지 겁
동안 부처님과 보살과 선지식에게서 바른 법을 듣나니, 이른바 매우 깊은 법,
넓고 큰 법, 장엄한 법, 가지가지 장엄한 법, 가지가지 낱말 귀절 소리의
굴곡을 연설하는 법, 보살의 장엄하는 법, 부처님 신력과 광명의 위 없는 법,
바른 희망으로 결정한 이해인 청정한 법, 일체 세간에 집착하지 않는 법,
일체 세간을 분별하는 법, 매우 깊고 광대한 법, 어리석음을 떠나 일체
중생을 분명히 아는 법, 일체 세간이 함께 하고 함께 하지 않는 법,
보살 지혜의 위 없는 법, 온갖 지혜로 자재한 법 들이니라.
보살이 이런 법을 듣고는 아승지 겁을 지내어도 잊지 않고 잃지 않고 항상
기억하여 간단함이 없느니라.}

④ 선정수행의 인과를 밝히다
{무슨 까닭이냐. 보살 마하살이 한량없는 겁 동안 모든 행을 닦을 때에 한
중생이라도 시끄럽게 하여 바른 생각을 잃게 하지 아니하며,
바른 법을 파괴 하지 않고 선근을 끊지 아니하여 마음에 항상 광대한
지혜를 증장하는 연고니라.}
⑤ 선정을 성취하면 온갖 음성으로도 산란케 하지 못한다
{또 이 보살 마하살은 가지가지 음성으로도 산란케 하지 못하나니,
이른바 높고 큰 음성, 거칠고 탁한음성, 사람을 공포케 하는 음성,
뜻에 기쁜 음성, 기쁘지 않은 음성, 귀를 시끄럽게 하는 음성,
六근을 망그러뜨리는 음성이니라.}
⑥ 온갖 음성으로도 마음이 산란하지 않는다
{이 보살은 이렇게 한량없고 수 없는 좋고 나쁜 음성이 아승지 세계에 가득
함을 듣더라도, 잠깐동안도 마음이 산란치 아니하나니, 이른바 바른 생각이
산란치 않고, 경계가 산란치 않고, 삼매가 산란치 않고, 깊은 법에 들어감이
산란치 않고, 보리행을 닦음이 산란치 않고, 보리심을 내는 것이 산란치
않고, 부처님들을 생각함이 산란치 않고, 진실한 법을 관찰함이 산란치 않고,
중생을 교화하는 지혜가 산란치 않고, 중생을 청정케 하는 지혜가 산란치
않고, 깊은 이치를 결정적으로 아는 것이 산란치 아니하니라.}
⑦ 모든 장애를 떠나다
{악업(惡業)을 짓지 아니하므로 악업의 장애가 없고, 번뇌를 일으키지 아니하
므로 번뇌의 장애가 없고, 법을 가벼이 여기지 아니하므로 법의 장애가 없고,
정법을 비방하지 아니하므로 과보의 장애가 없느니라.}
⑧ 선정을 닦은 보살의 마음은 움직이지 않는다
{불자들이여, 위에 말한 음성들이 낱낱이 아승지 세계에 가득하여 한량없고
수 없는 겁에 잠깐도 끊이지 않으면서 중생의 몸과 마음과 모든 근을 무너
뜨리더라도 이 보살의 마음은 무너뜨리지 못하며, 보살이 삼매에 들어
성인의 법에 머물고, 일체 음성을 생각하고 관찰하여, 음성의 나고 머물고
멸하는 모양을 잘 알며, 음성의 나고 머물고 멸하는 성품을 잘 아느니라.}
⑨ 청정을 얻다
{이렇게 듣고는 탐심을 내지 아니하고 성을 내지 아니하고 생각을 잃지 아니
하며, 그 모양을 잘 취하여서 물들지 아니하며, 온갖음성이 다 없는 것이어
서 실로 얻을 수 없으며, 지은 이도 없고 근본의 경계도 없어서 법계와 평등
하여 차별이 없느니라.}
⑩ 선정의 공덕을 밝히다
{보살이 이렇게 적정한 몸과 말과 뜻으로 하는 행을 성취하고는 온갖 지혜에
이르도록 영원히 퇴전치 아니하고, 온갖 선정의 문에 잘 들어가서 모든 삼매
가 동일한 성품임을 알며, 일체 법이 끝이 없음을 알며, 일체 법의 진실한
지혜를 얻으며, 음성을 여윈 깊은 삼매를 얻으며, 아승지 삼매 문을 얻어서
한량없이 광대한 대비심(大悲心)을 증장하나니, 이 때에는 보살이 잠깐
동안에 수 없는 백천 삼매를 얻어서 이런 음성을 들어도 마음이 산란하지
않고 삼매로 하여금 점점 더 커지게 하느니라.}
⑪ 중생들을 더욱 이익케 할 것을 생각하다
{생각하기를 [내가 일체 중생으로 하여금 위가 없이 청정한 생각에 편안히
머물러 온갖 지혜에 퇴전치 아니하고 필경에 무여 열반을 성취케 하리라]
하나니, 이것을 보살 마하살의 다섯째 우치와 산란을 여의는 행이라 하느니
라.}
(8) 제 六 선현행(善現行) — 반야(般若) 바라밀을 닦다
① 반야 바라밀의 행을 간략히 밝히다
{불자들이여, 어떤 것이 보살 마하살의 잘 나타나는 행인가.
이 보살의 몸으로 짓는 업이 청정하고 말로 짓는 업이 청정하고 뜻으로
짓는 업이 청정하여, 얻은 것 없는 데 머물러서 얻을것 없는 몸과 말과 뜻의
업을 보이나니 세 가지 업이 모두 없는 것인 줄을 아는 것이며, 허망함이
없으므로 얽매임이 없으며, 무릇 나타내어 보이는 것이 성품도 없고 의지함
도 없느니라.}
② 三업을 보이다
{실제와 같은 마음에 머물러 한량없는 마음의 성품을알며 온갖 법의성품을
알지마는, 얻은것도 없고 형상도 없고 매우 깊어 들어가기 어려우며, 바른
자리(正位)인 진여의 법성(法性)에 머물러서 방편을 내지마는 업보가 없는
것이어서 나지도않고 멸하지도 않으며, 열반계에 머물고 고요한 성품에 머물
고 진실하여 성품이없는 성품에 머무르며, 말로 할수도없고 세간을 초월하여
의지한 데가 없나니, 분별을 여의어 속박이 없는 법에 들어갔으며, 가장나은
지혜의 진실한 법에 들어갔으며, 세간으로는 알수없는 출세간 법에 들어
갔나니, 이것이 보살의 교묘한 방편으로 나는 모양을 나타내는 것이니라.}
③ 이치로서 사상(事相)을 알다
{불자들이여, 이 보살이 생각하기를 [일체 중생이 성품이 없으므로 성품을
삼았고, 일체 법이 함이 없으므로 성품을 삼았고, 일체 국토가 형상 없으므
로 모양을 삼았으며, 일체 三세가 오직 말뿐이니, 모든 말이 여러 법 가운데
의지한 곳이 없고 모든 법이 말 가운데 의지한 곳이 없다 하느니라.}
④ 이치와 사상이 걸림이 없다
{보살이 이와 같이 모든 법이 모두 깊고 깊음을 알며, 모든 세간이 다 고요
하고, 모든 불법이 더함이 없고 불법이 세간법과 다르지 않고, 세간법이
불법과 다르지 않고, 불법과 세간 법이 섞이지 아니하며 또 차별도 없음을
이해하나니, 법계의 자체 성품이 평등하면 三세에 두루 들어감인 줄을
분명히 아는 것이니라.}
⑤ 이치를 따라서 자비를 일으키다
{큰 보리심을 영원히 버리지 않고, 중생을 교화하는 마음이 항상 퇴전하지
않으며, 큰 자비심이 더욱 증장하여 일체 중생의 의지할 데가 되느니라.}
⑥ 내가 중생을 교화하지 않으면 누가 교화하겠는가
{보살이 이 때에 다시 생각하기를 [내가 중생을 성숙시키지 않으면 누가
성숙시키며, 내가 중생을 조복하지 않으면 누가 조복하며, 내가 중생을 교화
하지 않으면 누가 교화하며, 내가 중생을 깨우치지 않으면 누가 깨우치며,
내가 중생을 청정케 하지 않으면 누가 청정케 하겠는가.
이것은 나에게 마땅한 일이니 내가 하여야 하리라]하느니라.}
⑦ 나 혼자만 이 법을 알고 말면 다른 중생들은 어찌 되겠는가
{또 생각하기를 [만일 나만 이 깊은 법을 알면 나 한 사람만이 아뇩다라삼먁
삼보리에 해탈할 것이니, 다른 중생들은 캄캄하고 눈이 없어 큰 험난한 길에
들어갈 것이며, 모든 번뇌에 속박이 되어 중병에 걸린 사람이 항상 고통을
받는 것 같을 것이며, 탐애의 옥에 떨어져 나오지 못할 것이요, 지옥, 아귀,
축생, 염라왕 세계를 벗어나지 못하여 고통을 멸하지 못하고 악업을 버리지
못할 것이며, 어두운 데 항상 있으면서 진실한 이치를 보지 못하고, 생사에
헤매면서 뛰어나지 못하고, 八난에 있으면서 더러운 때에물 들고 가지가지
번뇌가 마음을 가리워서 삿된 소견에 빠져 바른 도를 행하지 못하리라]
하느니라.}

⑧ 중생들을 먼저 교화하라
{보살이 이렇게 중생을 관찰하고는 이런 생각을 하느니라.
[이 중생들이 성숙되지 못하고 조복되지 못한 것을 그냥 버려두고 아뇩다라
삼먁삼보리를 증득한다는 것은 차마 못할 일이니, 내가 먼저 중생들을 교화
하면서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겁에 보살의 행을 행하되, 성숙하지 못한
이를 먼저 성숙케 하고 조복하지 못한 이를 먼저 조복케 하리라]하느니라.}
⑨ 이와 같은 보살을 섬기면 깨달음을 이루리라
{이 보살이 이 행에 머물러 있을 때에 모든 하늘, 마군, 범천, 사문, 바라문과,
모든 세간의 건달바, 아수라들이 만일 만나 보거나 잠깐이라도 함께 있거나
공경하고 존중하고 섬기고 공양하거나, 잠깐 귀에 들었거나 마음에 한번
거치기만 하여도, 이런 일이 헛되지 아니하여 반드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룰 것이니, 이것을 보살 마하살의 여섯째 잘 나타나는 행이라 하느니라.}
(9) 제 七 무착행(無着行) — 방편(方便) 바라밀을 닦다
① 세계를 청정하게 장엄하나 마음에 집착이 없다
{불자여, 어떤 것이 보살 마하살의 집착 없는 행인가. 불자들이여, 이 보살이
집착이 없는 마음으로 생각마다 아승지 세계에 들어 가서 아승지 세계를
깨끗이 장엄하되 모든 세계에 집착하는 마음이 없느니라.}
② 三보를 공양하고 섬기나 마음에 집착이 없다
{아승지 여래가 계신 데 나아가 공경하고 예배하고, 받들어 섬기고 공양하되,
아승지꽃과 아승지 향과 아승지 화만과 아승지 바르는 향과 가루 향이며,
의복과 보배와 당기와 깃발과 일산과 모든 장엄 거리를 각각 아승지로써
공양하나니, 이렇게 공양하는 것은 지음이 없는 법을 끝내기 위함이며 부사
의한 법에 머물기 위한 연고니라. 잠깐잠깐 동안에 수 없는 부처님을 뵈옵되
부처님에게 집착하는 마음이 없으며, 모든 부처님 세계에도 집착이 없고,
부처님 잘 생긴 몸매에도 집착이 없고, 부처님의 광명을 보고 부처님의 법문
을 듣는데도 집착이 없으며, 시방의 세계와 부처님과 보살과 모인 대중에게
도 집착이 없고, 불법을 듣고는 환희한 마음을 내고 뜻과 힘이 광대하여,
모든 보살의 행을 능히 가지고 능히 행하면서도 부처님 법에 집착함이 없느
니라.}
③ 장구한 시간을 수행하더라도 마음에 집착이 없다
{이 보살이 말할수 없는 겁에 말할수 없는 부처님이 세상에 출현하심을 보고,
낱낱 부처님 계신데서 섬기고 공양하기를 말할수 없는 겁이 다하도록

하더라도 마음에 만족함이 없으며, 부처님을 뵈옵고 법을 듣고 보살과 모인
대중의 장엄을 보더라도 다 집착함이 없으며,부정한 세계를 보고도 미워하는
생각이 없나니, 무슨 까닭이냐. 이 보살이 부처님 법과같이 관찰하는 연고니,
불법 가운데는 때 묻음도 없고 깨끗함도 없고 어둠도 없고 밝음도 없고
다름도 없고 하나도 없고 진실함도 없고 허망함도 없고 편안함도 없고 험난
함도 없고 바른 길도 없고 삿된 길도 없느니라.}
④ 온갖 만행(萬行)을 하더라도 마음에 집착이 없다
{보살이 이렇게 법계에 깊이 들어가 중생을 교화하되 중생에게 집착을 내지
않고, 모든 법을 받아 지니되 모든 법에 집착을 내지 않고, 보리심을 내어
부처님 머무시는데 머물되 부처님 머무시는 데 집착을 내지 않고, 비록 말을
하나 말에도 집착함이 없고, 중생 갈래에 들어가되 중생 갈래에 집착함이
없고, 삼매를 알아서 들어가고 머무르되 삼매에 집착함이 없고, 한량없는
부처님 국토에 나아가 들어가기도 하고 보기도 하고 그 가운데 머물기도
하되 부처님 국토에 집착함이 없고, 버리고 갈 적에도 그리워하지 아니하느
니라.}
⑤ 마음에 집착이 없으므로 자신이 이로움을 밝히다
{보살 마하살이 능히 이렇게 집착함이 없는 연고로 불법 가운데 마음이 장애
되지 아니하며, 부처님의 보리를 알고 법의 비니를 증득하고 부처님
정교(正敎)에 머무르며, 보살의 행을 닦고 보살의 마음에 머물고 보살의해탈
법을 생각하면서도 보살의 머무는 곳에 물들지 아니하고 보살의 행하는
데에 집착함이 없이, 보살의 도를 청정케 하여 보살의 수기를 받느니라.}

⑥ 마음에 집착이 없으므로 남을 이롭게 함을 밝히다
{수기를 받고는 이렇게 생각하나니, [범부가 우치하여 알지못하고 보지못하며
신심이 없고 이해가 없고 총명하고 민첩한 행이 없으며, 완악하고 어리석어
생사에 헤매면서, 부처님 뵙기를 구하지 않고 밝은 지도를 따르지 않고 옳게
인도함을 믿지 않으므로 아득하고 잘못되어 험난한 길에 들어가는 것이며,
열 가지 힘을 가지신 이를 공경하지 않고, 보살의 은혜를 알지 못하며,
머무른 곳에만 탐착하여 모든 법이 공하다 함을 듣고는 공포한 마음을 내며,
바른 법을 떠나고 삿된 법에 머물며, 평탄한 길을버리고 험난한 길에 들어가,
부처님 뜻을 등지고 마군의 뜻을 따르면서 모든 있는 데서 굳게 집착하고
버리지 못하나니, 보살이 이렇게 중생을 관찰하고 대비심을 증장하여 모든
선근을 내면서도 집착하지 않느니라.}
⑦ 큰 자비심으로 중생을 구제하다
{보살이 그 때에 또 생각하기를 [내가 마땅히 한 중생을 위하여 시방세계의
낱낱 국토에서 말할수 없이 말할수 없는 겁을 지내면서 교화하여 성숙케 할
것이며,한 중생을 위하는것 같이,모든 중생을 위하여서도 그와같이 할것이요.
마침내 이것을 위하여 싫거나 고달픈 마음을 내어 그냥 버려두고 다른데
가지 아니할 것이며, 또 털끝으로 법계를 두루 재면서, 한 털 끝만한 곳에서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겁이 다하도록 일체 중생을 교화하고 조복하며,
한 털끝만한 곳에서와 같이 낱낱 털끝만한 곳에서도 그와 같이 하리라]
하느니라.}
⑧ 집착이 없음을 널리 나타내다
{내지 손가락 한번 튕길 동안이라도 <나>라는 데 집착하여 <나>라는 생각과
<내 것>이란 생각을 일으키지 아니하며, 낱낱 털 끝만한 곳에서 마다 오는
세월이 끝나도록 보살의행을 닦아도 몸에 집착하지 않고 법에 집착하지
않고 생각에 집착하지 않고 소원에 집착하지 않고 삼매에 집착하지 않고
관찰에 집착하지 않고 고요한 선정에 집착하지 않고 경계에 집착하지 않고,
중생을 교화하여 조복하는데 집착하지 않으며, 다시 법계에 들어가는 데도
집착하지 않느니라.}
⑨ 집착이 없는 까닭을 말하다
{무슨 연고냐. 보살이 생각하기를 [내가 마땅히 일체 법계가 요술과 같은
줄 관하며, 모든 부처님이 그림자 같고 보살의행이 꿈과 같고 부처님의 법을
말함이 메아리 같은 줄 관하며, 일체 세간이 화현과 같으니 업보로 유지되는
연고며, 차별한 몸이 요술과 같으니 행의 힘으로 일으킨 연고며,
일체 중생이 마음과 같으니 가지가지로 물 든 연고며, 일체 법이 실제(實際)
와 같으니 변할 수 없는 연고임을 관하라]하느니라.}
⑩ 집착이 없는 행이 광대함을 말하다
{또 생각하기를 [내가 마땅히 허공이 끝나고 법계에 두루한 시방의 국토에서
보살의 행을 행하며, 생각마다 일체 불법을 분명히 통달하고 바른 생각이
앞에 나타나 집착이 없으리라]하느니라.}
⑪ 집착이 없는 행이 만족함을 말하다
{보살이 이와같이 몸이 <나>랄 것이 없음을 관하고 부처님 보기를 걸림 없이
하며, 중생을 교화하려고 법을 연설하여 그로 하여금 부처님 법에 한량없는
즐거움과 청정한 신심을 내게 하며, 모든 이들을 구호하되 고달프거나 싫은
생각이 없느니라. 고달픈 생각이 없으므로 모든 세계에서 중생이 성취하지
못하였거나 조복하지 못한 데가 있으면, 그곳에 나아가 방편으로 교화하여
제도하되, 그 가운데 중생이 가지가지 음성과 가지가지 업과 가지가지 집착
과 가지가지 시설(施設)과 가지가지 화합이며, 가지가지로 헤매고 가지가지
업을 짓고 가지가지 경계요 가지가지로 태어나고 가지가지로 죽는 것들을,
큰 서원으로 그 가운데 편안히 있어서 교화하되, 그 마음이 변동하거나 퇴전
치 않게 하며, 잠깐이라도 물드는 생각을 내지 아니하느니라.
무슨 까닭이냐. 집착함이 없고 의지한 데가 없으므로 자기를 이롭게하고
다른 이를 이롭게 함이 청정하고 만족함이니, 이것을 보살 마하살의 일곱째
집착 없는 행이라 하느니라.}
(10) 제 八 난득행(難得行) — 원(願)바라밀을 닦다
① 열 가지의 선근(善根)을 성취하다
{불자들이여, 어떤 것이 보살 마하살의 얻기 어려운 행인가.
이 보살이 얻기 어려운 선근과 굴복하기 어려운 선근과 가장 수승한 선근과
깨뜨릴수 없는 선근과 지나갈 이 없는 선근과 헤아릴수 없는 선근과 다하지
않는 선근과 힘이 자재한 선근과 큰 위덕 있는 선근과 모든 부처님과 성품
이 같은 선근을 성취하였느니라.}
② 선근을 닦아 온갖 얻기 어려움을 다 얻다
{이 보살이 모든 행을 닦을 적에 불법 중에서 가장 나은 이해를 얻고,
부처님 보리에서 넓고 큰 이해를 얻고, 보살의 서원에 조금도 쉬지 아니하고
일체 겁이 다하여도 게으른 마음이 없으며, 모든 고통에 싫은 생각을 내지
않고, 모든 마군이 동요하지 못하며, 모든 부처님이 호념하시는 바며,
모든 보살의 고행(苦行)을 구비하게 행하고, 보살의 행을 닦되 꾸준하여
게으르지 아니하며, 대승에 대한 소원이 퇴전하지 아니하느니라.}
③ 얻기 어려운 행을 이룬 이익을 말하다
{이 보살이 이 얻기 어려운 행에 편안히 머물고는, 생각생각마다 아승지 겁에
나고 죽음에 자주 굴러 다니면서도 보살의 대원을 버리지 아니하나니,
만일 어떤 중생이 받들어 섬기고 공양하거나, 내지 보고 듣기만 하여도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퇴전치 아니하느니라.}
④ 중생을 제도함을 비유로 나타내다
{이 보살이 비록 중생이 있는 것 아닌 줄을 알지마는, 일체 중생들을 버리지
아니하나니, 마치 뱃사공이 이 언덕에 머물지도 않고 저 언덕에 머물지도

않고 중류(中流)에 머물지도 아니하면서, 이 언덕 중생을 건네어 저 언덕에
이르게 하나니 왕래하여 쉬지 아니하는 연고니라.}
⑤ 비유와 법을 합하여 나타내다
{보살 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생사에 머물지도 않고 열반에 머물지도 않고
생사인 중류에 머물지도 아니하면서, 이 언덕 중생을 건네어 저 언덕의 편안
하고 두려움이 없고 근심이 없고 시끄러움이 없는 곳에 두지마는, 중생의
수효에 집착하지도 아니하며, 한 중생을 버리고 여러 중생에 집착하지도
아니하고, 여러 중생을 버리고 한 중생에 집착하지도 아니하며, 중생계가
더하지도 않고 중생계가 감하지도 않으며, 중생계가 나지도 않고 중생계가
멸하지도 않으며, 중생계가 다하지도 않고 중생계가 자라지도 않으며,
중생계를 분별하지도 않고 중생계를 둘로 하지도 않느니라.}
⑥ 까닭을 해석하다
{무슨 까닭이냐 하면, 보살이 중생계가 법계와 같은데 깊이 들어가서 중생계
와 법계가 둘이 없게 되나니, 둘이 없는 법에는 더함도 없고 감함도 없고
나는 것도 없고 멸함도 없고 있지도 않고 없지도 않으며, 취함도 없고 의지
함도 없고 집착함도 없고 둘도 없나니, 왜 그러느냐 하면 보살이 일체 법과
법계가 둘이 없음을 아는 연고니라.}
⑦ 고요하고 움직임이 걸림이 없음을 나타내다
{보살이 이렇게 좋은 방편으로 깊은 법계에 들어가고는 모양이 없는 데 머물
러서 청정한 모양으로 그 몸을 장엄하며, 법의 성품이 없음을 알지마는 일체
법의 모양을 분별하며, 중생에 집착하지 않으면서도 중생의 수를 알며,
세계에 집착하지 않으면서도 부처님 세계에 몸을 나타내며, 법을 분별하지
않으면서도 부처님 법에 잘 들어가며, 이치를 깊이 통달하고도 말로 가르침
을 널리 연설하며, 일체 법이 탐욕을 여윈 진정한 경계를 알면서도 보살의
도를 끊지 아니하고 보살의 행에서 물러나지 아니하고, 부지런히
다함이 없는 행을 닦아서 자재하게 청정한 법계에 들어가느니라.}
⑧ 비유로서 밝히다
{비유컨대 나무를 비비어 불을 내거든 불타는 일이 한량 없으나 불은 꺼지지
아니하나니, 보살도 그와 같아서 중생을 교화하는 일이 다함이 없으나 세간
에 있어서 항상 머물고 멸하지도 않느니라.}

⑨ 두 가지의 행의 자취를 쌍으로 떨어 버리다
{구경(究竟)도 아니고 구경 아님도 아니며, 집착도 아니고 집착 아님도 아니
며, 의지도 아니고 의지 없음도 아니며, 세상 법도 아니고 부처님 법도 아니
며, 범부도 아니고 과를 얻은 것도 아니니라.}
⑩ 더 수승한 행에 나아감을 밝히다
{보살이 이러한 얻기 어려운 마음을 성취하고 보살행을 닦을 때에 二승 법도
말하지 않고 부처님 법도 말하지 않고 세간도 말하지 않고 세간 법도 말하
지 않고 중생도 말하지 않고 중생 없음도 말하지 않고 때 묻은 것도 말하지
않고 깨끗한 것도 말하지 않나니, 무슨 까닭인가. 보살은 일체 법이 물들지
도 않고 집착도 없고 전변하지도 않고 물러가지도 않음을 아는 연고며,
보살이 이렇게 적멸하고 미묘하고 매우 깊고 가장 수승한 법 가운데서 수행
할 때에 [내가 현재에 이 행을 닦고 이미 이 행을 닦았고 장차 이 행을
닦으리라]는 생각을 내지 아니하며, 五온(蘊), 十八계(界), 十二처(處)에 집착
하지 않고, 안 세간, 바깥 세간, 안팎 세간과 일으킨 큰 소원의 바라밀다와
일체 법에도 모두 집착이 없었느니라.}
⑪ 고정된 법이 없음을 밝히다
{무슨 연고냐. 법계 중에는 어떤 법이 성문승에 향한다, 독각승에 향한다
이름 할 것이 없으며, 어떤 법이 보살승에 향한다,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향한다 이름 할 것이 없으며, 어떤 법이 범부세계에 향한다 할 것이 없으며,
어떤 법이 물드는 데 향한다, 깨끗한 데 향한다, 생사에 향한다, 열반에 향한
다 할 것이 없나니, 그 까닭은 모든 법이 둘도 없고 둘이 아님도 없는 연고
니라.}
⑫ 비유와 법을 합하여 밝히다
{마치 허공을 시방에서 과거나 미래나 현재에 구하여도 얻을수 없으나,그러나
허공이 없는 것이 아니니, 보살도 그와 같아서 일체 법이 모두 얻을수 없음을
관찰하거니와, 그러나 일체법이 없지도 아니하여 실상과같고 다르지 아니하며,
짓는 일을 잃지 않고 보살의 행을 수행함을 보이며, 큰 원력을 버리지 않고
중생을 조복하며, 정법의 수레를 운전하여 인과 과를 무너뜨리지 아니하여,
평등하고 묘한 법에도 어기지 아니하며, 三세의 여래들과 더불어 평등하여
부처의 종성을 끊지 않고 실상을 깨뜨리지 아니하며, 법에 깊이들어가 변재가
다하지 않으며, 법을 듣고 집착하지 않으나 법의 깊은 데까지 이르러 잘 열어
연설하매 두려운 마음이 없으며, 부처님 머무는 데를 버리지 아니하고 세상
법을 어기지 아니하며, 세간에 두루 나타나되 세간에 집착하지 않느니라.}
⑬ 자비의 행을 말하다
{보살이 이렇게 얻기 어려운 지혜의 마음을 성취하고는 모든 행을 닦으면서,
세 나쁜 갈래에서 중생들을 뽑아내어 교화하고 조복하여 三세의 부처님 도에
편안히 두고 동요치 않게 하며, 생각하기를 [세간의 중생들이 은혜 갚을 줄을
알지 못하고 원수로 상대하며, 삿된 소견에 집착하여 미혹하고 뒤바뀌며,어리
석고 지혜가 없어 신심이 없고 나쁜 벗을 따라 나쁜 생각을 일으키며, 탐욕과
애착과 무명과 가지가지 번뇌가 모두 가득하였으니, 이것이 내가 보살행을
닦을 만한 곳이로다. 설사 은혜를 알고 총명한 지혜가 있으며 선지식이 세간
에 가득하다면 나는 이 가운데서 보살행을 닦지 아니할지니, 왜냐하면 나는
중생에게 대하여 맞고 맞지 아니할 것도 없고 바라는 것도 없으며,
내지 실 한올, 터럭 끝 하나를 구하거나 칭찬하는 말 한마디를 구함도 아니며,
오는 세월이 끝나도록 보살행을 닦으면서도 한 번도 내 몸을 위하지 아니하
였고, 다만 모든 중생을 제도하여 청정케 하고 영원히 뛰어나게 하려는 것이
로다] 하느니라.}
⑭ 중생을 지도하는 보살은 법이 의례히 그러느니라
{무슨 까닭인가. 중생들을 지도하는 이는 으례 그러하여, 집착하지도 않고
구하는 것도 없으며, 다만 중생들을 위하여 보살의 도를 닦으며,
그들로 하여금 편안한 저 언덕에 이르러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게
하려는 것이니, 이것을 보살 마하살의 여덟째 얻기 어려운 행이라 하느니라.}
(11) 제 九 선법행(善法行) — 역(力) 바라밀을 닦다
① 부처님의 종성이 끊어지지 않게하다
{불자들이여, 어떤 것이 보살 마하살의 법을 잘 말하는 행인가.
이 보살이 일체 세간의 하늘, 사람, 마군, 범천, 사문, 바라문, 건달바들을
위하여 청량한 법못(法池)이 되어 바른 법을 거두어 지니어서 부처의 종성이
끊어지지 않게 하느니라.}
② 열 가지의 다라니를 얻다
{청정한 광명 다라니를 얻었으므로 법을 말하고 수기하는 변재가 다함이
없으며, 뜻을 구족한 다라니를 얻었으므로 뜻을 말하는 변재가 다함이 없으며,
실상 법을 깨닫는 다라니를 얻었으므로 법을 말하는 변재가 다함이 없으며,
훈고하여 해석하는 말 다라니를 얻었으므로 품사(品詞)의 변재가 다함이
없으며, 끝이 없는 글 귀절과 다함 없는 뜻의 걸림 없는 문 다라니를 얻었으
므로 걸림없는 변재가 다함 없으며, 부처님의 관정 다라니를 얻어 정수리에
물을 부었으므로 환희케 하는 변재가 다함이 없으며,
남을 의지하지 않고 깨닫는 다라니를 얻었으므로 광명 변재가 다함이 없으며,
같은 말 하는 다라니를 얻었으므로 같은 말을 하는 변재가 다함이 없으며,
가지가지 뜻과 귀절과 글을 훈고 해석하는 다라니를 얻었으므로 훈고하는
변재가 다함이 없으며, 끝이 없이 돌아가는 다라니를 얻었으므로 끝이 없는
변재가 다함이 없느니라.}
③ 三업으로 중생을 이롭게 함을 밝히다
{이 보살이 대비심이 견고하여 중생들을 널리 거두어 주는데, 삼천대천 세계
에서 몸을 금빛으로 변하여 불사를 지으며, 중생들의 근성과 욕락을 따라서
길고 넓은 혀로써 한 음성에 한량 없는 소리를 나타내어 때에 맞추어 법을
말하여 환희케 하느니라.}
④ 법을 앎이 깊고 수승함을 말하다
{가령 말할수 없는 가지가지 업보로 생긴 무수한 중생들이 한 곳에 모였으며,
그러한 모임이 엄청나게 말할 수 없는 세계에 가득하였거든, 보살이 그 모인
이들 가운데 앉았을 적에, 그 모임에 있는 중생들이낱낱이 말할수없는 아승지
입을 가졌고, 그 입마다 백천억 나유타 음성을 내어 한꺼번에 말하는데,
말이 각각 다르고 묻는 일이 각각 다른 것을, 이 보살이 한 생각 동안에 모두
알아 듣고 따로따로 대답하여 그들의 의혹을 덜어주며, 한 모임에서와 같이
말할 수 없는 모임에서도 모두 그와 같이 하느니라.}
⑤ 법을 앎이 더욱 미세함을 나타내다
{또 가령 한 털끝만한 곳에서, 잠깐잠깐마다 말할수 없이 말할수 없는 도량에
모인 대중을 내듯이, 일체의 털끝만한 곳에서도 그와 같이 내기를,
오는 겁이 다하도록 한다면, 저 겁은 다한다 하여도 대중의 모임은 다함이
없나니, 이러한 모임의 대중들이 잠깐잠깐마다 제각기 다른 말로써 제각기
다르게 질문하더라도, 보살은 한 생각 동안에 모두 다 알아 들으면서,
두려움도 없고 겁도 아니나고 의심도 없고 잘못 아는 일도 없어,
이렇게 생각하느니라.}
⑥ 법을 앎이 두루하여 동시임을 나타내다
{[가령 일체 중생이 모두 이와 같은 말로써 한꺼번에 나에게 묻더라도 나는
그들에게 법을 말하되 끊임도 없고 다함도 없으며, 그로 하여금 환희하여
선한 도에 머물게 하며, 또 그들로 하여금 온갖 말을 잘 알아서 중생에게
가지가지 법을 말하되 말에 대하여 조금도 분별함이 없을 것이며,
가령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가지가지 말로써 와서 문란하더라도,
한 생각에 다 알고 한 음성으로 모두 대답하여 모두 깨닫게 하고 남음이
없게 하리라] 하나니, 온갖 지혜로 관정(灌頂)함을 얻은 연고며 걸림없는
장(藏)을 얻은 연고며 온갖 법의 원만한 광명을 얻은 연고며 온갖 지혜의
지혜를 구족한 연고니라.}
⑦ 모든 三천대천 세계에서 불사를 짓다
{불자여, 이 보살 마하살이 선법행에 편히 머물고는, 능히 스스로 청정하고,
역시 집착이 없는 방편으로 일체 중생을 이익케 하면서도, 중생이 벗어나는
일이 있음을 보지 아니하며, 이 삼천대천 세계에서와 같이 내지 말할 수 없는
삼천대천 세계에서 몸을 금색으로 변하고 묘한 음성을 구족하여 온갖 법에
장애함이 없이 불사를 짓느니라.}
⑧ 이 보살이 열 가지의 몸을 성취하다
{불자들이여, 이 보살 마하살이 열 가지 몸을 성취하느니라. 이른바 그지없는
법계에 들어가는 모든 갈래가 아닌 몸이니 일체 세간을 멸하는 연고며,
그지없는 법계에 들어가는 모든 갈래의 몸이니 일체 세간에 나는 연고며,
나지 않는 몸이니 남이 없이 평등한 법에 머무는 연고며,
멸하지 않는 몸이니 일체의 멸함을 말로 할 수 없는 연고며,
진실하지 않은 몸이니 실상과 같음을 얻은 연고며,
허망하지 아니한 몸이니 마땅한대로 나타내는 연고며,
변천하지 않는 몸이니 여기서 죽어 저기 나는 일을 여윈 연고며,
무너지지 않는 몸이니 법계의 성품이 무너짐이 없는 연고며,
한 모양 몸이니 三세의 말할 길이 끊어진 연고며,
모양 없는 몸이니 법의 모양을 잘 관찰하는 연고니라.}
⑨ 일체 중생을 위하는 일에 피로함이 없음을 말하다
{보살이 이러한 열 가지 몸을 성취하고는,
일체 중생의 집이 되나니 모든 선근을 기르는 연고며,
일체 중생의 구호함이 되나니 그로 하여금 크게 편안함을 얻게 하는 연고며,
일체 중생의 돌아갈 데가 되나니 그들의 의지할 곳이 되는 연고며,
일체 중생의 지도자가 되나니 위 없이 벗어나게 하는 연고며,
일체 중생의 스승이 되나니 진실한 법에 들게 하는 연고며,
일체 중생의 등불이 되나니 그들로 하여금 업보를 환희 보게 하는 연고며,
일체 중생의 빛이 되나니 깊고 묘한 법을 비추게 하는 연고며,
일체 三세의 횃불이 되나니 실상 법을 깨닫게 하는 연고며,
일체 세간의 비침이 되나니 광명한 땅 속에 들게 하는 연고며,
일체 갈래의 밝음이 되나니 여래의 자재함을 나타내는 연고니라.}
⑩ 일체 중생을 위하여 청량한 법의 못이 되다
{불자들이여, 이것을 보살 마하살의 아홉째 법을 잘 말하는 행이라 하나니,
보살이 이 행에 머무르면, 일체 중생을 위하여 청량한 법못(法池)이 되어
일체 불법의 근원을 다하는 연고니라.}
(12) 제 十 진실행(眞實行) — 지(智) 바라밀을 닦다
① 진실한 행을 모두 나타내다
{불자들이여, 어떤 것이 보살 마하살의 진실한 행인가. 이 보살이 제일되는
진실하고 참된 말을 성취하여 말한 대로 능히 행하고 행하는 대로 능히 말하
느니라.}
② 진실행의 행상을 나타내다
{이 보살이 三세 부처님들의 진실한 말을 배우며,
三세 부처님들의 종성에 들어가며,
三세의 부처님들과 더불어 선근이 동등하며,
三세 부처님들의 두 가지 없는 말을 얻으며,
여래를 따라 배워서 지혜가 성취하였느니라.}
③ 여러 가지의 지혜를 성취하다
{이 보살이 중생의 옳은곳 그른곳을 아는 지혜와,
과거, 미래, 현재에 업으로 받는 과보를 아는 지혜와,
근성이 이롭고 둔함을 아는 지혜와 가지가지 경계를 아는 지혜와,
가지가지 이해(解)를 아는 지혜와,
온갖 곳에 이르러 갈 길을 아는 지혜와, 모든 선정, 해탈, 삼매의
때묻고 깨끗함이 일어나는 때와 때아님을 아는 지혜와
온갖 세계에서 지난 세상에 머물던 일을 기억함에 따라 아는 지혜와,
천안통의 지혜와, 누진통(漏盡通)의 지혜를 성취하고도 일체의 보살행을
버리지 아니하나니, 무슨 까닭이냐.
일체중생을 교화하여 모두 청정케 하려는 연고니라.}
④ 남을 먼저 제도하고 자신은 뒤에 깨달음이 본래의 소원임을 밝히다
{이 보살이 이러한 더 나아가는 마음을 다시 내느니라. [내가 만일 일체 중생
으로 하여금 위 없는 해탈도에 머물게 하지 못하고 내가 먼저 아뇩다라삼먁
삼보리를 이룬다면, 이것은 나의 본래의 소원에 어기는 것이니,
마땅하지 못한 일이다. 그러므로 반드시 먼저 일체 중생들로 하여금 위 없는
보리와 무여 열반을 얻게 한 뒤에 성불할 것이니라. 왜냐하면 중생들이 나에
게 청하여서 발심한 것이 아니고, 내가 중생에게 청하지 않은 벗이 되어서
일체 중생으로 하여금 선근을 만족하여 온갖 지혜를 이루게 하고자 한 것이
다. 그러므로 내가 가장 수승하니 일체 세간에 집착하지 않는 연고며,
내가 가장 높으니 위 없는 지도하는 지위에 있는 연고며,
내가 가리움을 여의었으니 중생의 끝이 없음을 아는 연고며,
내가 이미 판단하였으니 본래의 소원을 성취한 연고며,
내가 좋은 변화가 돠나니 보살의 공덕으로 장엄한 연고니라.
내가 좋은 의지가 되나니 三세의 부처님들이 거두어 주시는 연고니라.}
⑤ 선근과 지혜와 서원이 부처님과 같음을 밝히다
{이 보살 마하살이 본래의 소원을 버리지 않았으므로 위 없는 지혜의 장엄에
들어가서, 중생들을 이익하여 만족케 하며 본래의 소원을 따라 모두 끝까지
이르게 하였으며, 일체 법 가운데서 지혜가 자재하며 모든 중생을 두루 청정
케 하며, 생각생각마다 시방세계에 두루 노닐며, 생각생각마다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부처님 국토에 두루 나아가며, 생각생각마다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부처님과 부처님의 장엄과 청정한 국토를 다 보며,
여래의 자재하신 신통의 힘을 나타내어 법계와 허공계에 두루 가득하느니라.}
⑥ 부처님의 종성에 들어감을 밝히다
{이 보살이 한량없는 몸을 나타내어 세간에 두루 들어가되 의지함이 없으며,
그 몸 가운데 모든 세계와 모든 중생과 모든 법과 모든 부처님을 나타내며,
이 보살이 중생의 가지가지 생각과 가지가지 욕망과 가지가지 이해와 가지가
지 업보와 가지가지 선근을 알고, 적당한대로 몸을 나타내어 조복하며,
모든 보살이 요술과 같고 온갖 법이 변화와 같고 부처님의 출세하심이 그림
자와 같고 일체 세간이 꿈과 같음을 관찰하며, 뜻(義身)과 소리(文身)들이
무진장임을 얻고 바른 생각이 자재하며 일체 법들을 결정적으로 알며,
지혜가 가장 수승하여 모든 삼매의 진실한 모양에 들어가니,
한 성품이요 둘이 아닌 자리에 머무름이니라.}
⑦ 三세 제불의 진실한 말을 배움을 해석하다
{보살 마하살은 중생들이 모두 둘에 집착함을 말미암아, 대비에 머물러서
이렇게 적멸한 법을 닦아 행하며, 부처님의 열 가지 힘을 얻어 인타라 그물
같은 법계에 들어가고, 여래의 걸림없는 해탈을 성취하여 사람 중에 영특한
이로서 큰 사자후로 두려움이 없어 걸림 없고 청정한 법수레를 운전하며,

지혜의 해탈을 얻어 일체 세간의 경계를 알고, 생사의 소용돌이를 끊고 지혜
의 바다에 들어가 모든 중생을 위하여 三세 부처님들의 바른 법을 보호하여
지니고 일체 부처님 법바다의 실상인 근원에 이르느니라.}
⑧ 진실행에 머문 보살을 친근하고 이익을 얻다
{보살이 이 진실한 행에 머물고는, 일체 세간의 하늘, 사람, 마군, 범천, 사문,
바라문, 건달바, 아수라들로서 친근하는 이는 모두 마음이 열리어 깨달아
환희하고 청정하게 하나니, 이것을 보살 마하살의 열째 진실한 행이라 하느니
라.}

불교학 개관 高淳豪 저 -선문출판사- 1980
1. 보살의 誓願
2. 波羅蜜行 – 화엄의 10 바라밀
요컨대 온 중생계는 보현보살의 願行에 의하여 불국토로 정화되어
가는 것이다. 화엄경에 나오는 수 많은 보살들의 願行은 어느 보살을 막론
하고 佛法으로써 중생을 교화 성불토록 하는데 있음은 두 말할 필요도
없으나 그 주인물은 역시 보현보살이다.
그러므로 이에선 다른 보살의 願行도 참고하여 가면서 이 보현보살의
願行을 알아보기로 하자.
1. 보살의 誓願
보살이 스스로 성불을 하려거나 중생을 교화하여 성불토록 이끌려면 어떤
굳은 서원을 세워야 함은 너무도 당연하다. 서원이 없으면 능히 이루워지는
바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華藏世界品에도 이르길 華藏莊嚴世界海
는 과거 비로자나불의 大願에 의해 嚴淨된 것이라고 하였다.
물론 보살의 서원은 〈중생을 다 교화하여 성불토록 하리라〉하는 한 마디면
모든 것이 집약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너무도 막연하다.
그러므로 이제 우리는 화엄경에 나온 몇 가지 구체적인 보살의 願을 알아보
기로 하자.
法慧 보살은 十淸淨願을 설하였으니
① 중생을 成熟하되 피로나 권태가 없으리라.
② 모든 善行을 하여 모든 세계를 깨끗하게 하리라.
③ 여래를 받들어 늘 尊重하리라.
④ 正法을 護持하여 身命을 아끼지 않으리라.
⑤지혜로써 관찰하여 모든 불국토에 들리라.
⑥ 모든 보살과 더불어 體性이 동일하리라.
⑦ 如來門에 들어서 일체법을 了知하리라.
⑧ 보는 자가 믿음을 내어서 이익을 얻지 않음이 없게 하리라.
⑨ 미래겁을 다하도록 神力이 세상에 주하게 하리라.
⑩ 普賢의 行을 갖춰서 一切種智(만법의 別相을 낱낱이 정밀하게 아는 부처님
의 지혜)의 門을 깨끗이 다스리리라.
는 열가지 願이 그것이요. (明法品) 金剛藏 보살은 十地 중의 初地인 歡喜地
를 설명하는 중에 歡喜地에 오른 보살은 十大誓願을 성취한다고 하였으니 그
十大誓願의 내용을 요약하면
① 모든 부처님께 모든 供養具를 공양하리라.
② 모든 부처님의 法輪을 받아 모든 부처님의 菩提를 가지리라.
③ 모든 세계에 부처님이 나오시되 도솔천으로부터 이 세계에 나시어 成道
說法하시면 그 곳에 다 가서 上首가 되어 正法을 받고 또 法을 전하리라.
④ 모든 보살행으로 모두를 다 교화하여 그들도 또한 보살행을 하도록
하리라.
⑤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一切智智에 安住케 하련다.
⑥ 모든 佛土에 가서 늘 모든 부처님을 뵙고 공경하여 모시고 가르침을
듣고 받으리라.
⑦ 自土를 청정케 하며 正法을 安立하고 중생을 修行케 하리라.
⑧ 모든 보살로 더불어 志行이 같으리라.
⑨ 항상 중생을 이롭게 하는 일을 하여 헛되게 지냄이 없으리라.
⑩ 일체의 세계에서 일체의 중생과 더불어 無上菩提를 얻으리라.
한 것이 그것이며, 또한 文殊 보살은 깨끗한 믿음을 냈으면 마땅히 大願을
가져야 된다고 하여 보살이 在家함에 마땅히 중생이 그 逼迫을 면키 원한
다, 효도로 부모를 섬김에 마땅히 중생이 佛을 잘 섬겨서 일체를 護養하길
원한다는 등의 무려 百四十種의 大願을 설하였고 (淨行品) 普賢 보살은
여래의 공덕은 설사 佛이 도저히 말할 수 없는 佛刹의 가장 작은 티끌의
數와 같은 劫을 계속하여 말하여도 끝내 다 하지 못하리니 이와 같은
功德心을 성취하려면 마땅히 다음과 같은 十宗廣大行願을 닦아야 한다고
하였으니 그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體敬諸佛願 : 한량없이 많은 十方三世의 모든 부처님을
일일이 다 예배하고 공경하리라.
(2) 稱讚如來願 : 한량없이 많은 十方三世의 모든 부처님을
다 우러러 찬탄하리라.
(3) 廣修供養願 : 한량없이 많은 十方三世의 모든 부처님께
꽃 향 등의 供養具로 다 공양하리라.
(4) 懺悔業障願 : 일체의 불 보살님전에 지은 바 業障을 모두 참회하고
항상 淨戒를 가지리라.
(5) 隨喜功德願 : 十方三世의 모든 부처님의 공덕은 물론 일체 중생의
지은바 공덕도 하나도 빠짐없이 다 따라 기뻐하리라.
(6) 請轉法輪願 : 모든 부처님께서 正等覺을 이루심에 그 모든 부처님께
다 妙法輪을 굴려 주시도록 勸請하리라.
(7) 請佛世住願 : 모든 부처님은 물론 보살 성문 연각 내지 모든 善知識까지
도 다 열반에 들지 말고 언제까지나 일체중생을 이익되게
하시길 권청하리라.
(8) 常隨佛學願 : 十方三世의 모든 부처님을 항상 따라 배우리라.
(9) 恒順衆生願 : 일체의 중생을 다 같이 평등하게 섬기되 부모 師長 아라한
내지 여래를 받듬과 같이 하여 그들을 위해 좋은 의사,
좋은 안내자, 밝은 光明이 되어 차별없이 일체 중생을 다
이익되게 하리라.
(10) 普皆廻向願 : 앞의 모든 願을 다 일체 중생에게 廻向하여 일체 중생이
모두 惡法을 버리고 善業을 닦아 해탈하고 끝내는 無上菩提
를 얻게 하리라. 그리고 이와 같은 나의 願은 虛空界가
다하고 중생계가 다하고 중생의 業이 다하고 중생의 번뇌가
다하여도 念念에 끊치지 않고 身·口·意業에 지치거나 싫어함
이 없으리라 하였다. (普賢行願品)
이상이 화엄경에 나오는 보살의 중요 大願인 바 이상의 여러 大願 중 우리에
게 비교적 잘 알려져 있는 것은 보현보살의 十宗廣大行願이다.
그것은 普賢行願品은 單經으로서 일반에게 널리 애독되어 왔기 때문일 것이
나 화엄경 전반에 걸쳐 아니 화엄경의 사상은 곧 보현의 行願 사상이라 할수
있을 만큼 보현의 行願이 바로 위의 十宗廣大行願을 가르킨다고 하지는 않았
어도 보현의 행원으로 이루워져 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2. 波羅蜜行 – 화엄의 10 바라밀
화엄경에 의하면 – 물론 이에도 四無量心 四攝法 三十七道品 등의 여러 가지
실천 덕목이 나와 있기도 하지만 – 그 주된 것은 역시 波羅蜜行이다.
그런데 本 經에서는 반야경에서 말하는 布施, 持戒, 忍辱, 精進, 禪定, 船若의
6 바라밀 외에 方便, 願, 力, 智의 4 바라밀을 더 첨가하여 10바라밀이 나오
고 있으니 이제 그 뜻을 간략히 알아보면 다음과 같다.

(1) 布施바라밀 : 모두를 널리 사랑하여 베풀어주는 것.
(2) 持戒바라밀 : 모든 불교의 도리 도덕에 맞도록 행하는 것.
(3) 忍辱바라밀 : 모든 어려움을 능히 참는 것.
(4) 精進바라밀 : 항상 수행에 힘쓰고 게으르거나 쉼이 없는 것.
(5) 禪定바라밀 : 마음을 항상 고요하게 하여 조그마한 傾動도 없게 하는 것.
(6) 船若바라밀 : 모든 삿된 지혜와 그릇된 소견을 버리고 참으로 진실된
지혜를 얻는 것.
(7) 方便바라밀 : 여러 가지로 수단 방법을 써서 중생을 진실한 大道로
이끌어 들이는 것.
(8) 願바라밀 : 自他가 함께 위 없는 보리를 얻고자 원하는 것.
(9) 力바라밀 : 바른 도리를 따르는 굳은 마음의 힘과 모든 선행을 닦아
마음을 견고하게 하여 도에 들어가는 힘을 갖는 것.
(10) 智바라밀 : 正法을 듣고 닦아 익혀 모든 事理에 대하여 옳고 그르고
바르고 삿된 것을 아는 것.
그런데 이상의 10바라밀의 내용 연관관계 및 그 의의를 밝혀준 대표적인
경으로서는 鮮深密經의 설을 논할 차례는 아니나 10바라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하여 그 내용을 알아보기로 하자.
이에선 우선 각 바라밀을 그 성질에 따라 분류하였으니 우리가 흔히 인용
하여 쓰는 말이 들어있는 몇몇의 바라밀에 대해 알아보면 布施에 대해선
① 재물의 보시인 財施
② 法을 베풀어 주어 깨닫게 하는 法施
③ 일체에 두려움이 없게 하여 주는 無畏施의 세가지로 구분하고,
持戒에 대해선 소위 三聚淨戒라 하는
① 모든 規律, 威儀 등을 다 섭수하여 惡法을 막고 善法을 보존하는 攝律儀戒
② 모든 善法을 섭수하여 닦는 攝善法戒
③ 중생을 이롭게 하는 일이라면 다 섭수하여 행하는 攝衆生戒의
세가지로 구분하고, 忍辱에 대해선
①자기를 해롭게 하는 자들이 악행을 참고 용서해 주는 耐怨害忍
② 타인의 고통을 스스로 받아 드리는 安受苦忍
③ 모든 일에 대하여 경동이 없이 그 本性을 깨닫는 諦察法忍의 세가지로
구분하고 또 願에 대해서는
① 스스로 보리를 구하겠다는 求菩提願과
② 모든 중생을 이롭게 하겠다는 利樂他願의 두가지로,
力에 대하여는
① 바른 도리를 가리어 악과 장애를 막아 일어나지 않게 하는 힘인 思擇力
② 모든 선을 닦아 굳게 하여 도에 들어가는 修習力의 두 가지로
구분하는 등 하였다.

그리고 4 바라밀과 6 바라밀 간의 연관성을 알아보면
① 方便은 布施, 持戒, 忍辱을 위한 助伴이라 하고
② 願은 정진을 위한 助伴이라 하였으며
③ 力은 선정을 위한 助伴
④ 智는 반야를 위한 助伴으로 하였다.
다음 그 의의에 대해선 6 바라밀을 戒, 定, 慧 三學에 각기 配對하였으니
보시 지계 인욕은 戒學을, 선정은 心學(定學)을, 반야는 慧學을 增上시키는
덕목이요 정진은 三學에 다 통한다고 하였으니 앞의 셋은 중생을 饒益하게
하는 것이요 뒤의 셋은 번뇌를 끊어 없앰이다.
또한 우리는 부처님을 가르켜 福德과 智慧의 구족자라고 하는 바
이에 6 바라밀로 보면 보시 지계 인욕의 셋은 중생을 요익함이라 이를 행할
땐 자연 복덕을 구족하게 될 것이요 반야에선 지혜가 그리고 정진과 선정에
선 福慧가 함께 구족되어 갈 것이다.
이상으로 화엄경의 願行 사상을 마친다. 아무튼 위에 나온 보살의 願 보살의
行은 바로 나의 것, 우리의 것이 되어야 할 것이다. 아무리 화엄경에서 문구
마다 말씀마다 보현의 행원을 강조하였더라도 하나의 經句로 그대로 남겨
두거나 이론적으로 알 뿐 나의 것, 우리의 것이 되지 않는다면 보현보살도
부처님도 나와 우리와는 아무런 관계도 없이 멀리 존재할 뿐이요 그것이
나의 것, 우리의 것이 되면 그 순간부터 우리는 보현보살도 부처님도 나와 한
몸이 되어 우리와 함께 같이 어느 때 어느 곳에서나 생생히 활동하고 있음을
알고 또 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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