有卽是無(유즉시무)요 無卽是有(무즉시유)니
있는 것이 곧 없는 것이요 없는 것이 곧 있는 것이니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같다고 한 것도 원융무애를 설명하는 것인데, ‘있다’ 또는 ‘없다’라고 하는 것은 객관의 경계를 분별할 때 쓰는 개념에 불과하다. 주객이 끊어진 무념(無念) 속에는 어떠한 개념이 성립되지 않는다. 몽경(夢境) 속에 있었던 것은 잠을 깨면 없었던 것이고, 없었던 것 역시 없었던 것이다. ‘있다’ 또는 ‘없다’라고 하는 것이 꿈속의 일이라면, 있어도 있는 것이 아니고 없어도 없는 것이 아니므로 있고 없음이 하나인 것이다.
중봉은 송(頌)하기를
無中現有有還無 무중현유유환무
此物應難入畵圖 차물응난입화도
笑老趙州忘管帶 소노조주망관대
强言東壁掛葫蘆 강언동벽괘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