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심명(37) 지극히 작은 것이 큰 것과 같아서

極小同大(극소동대)하야 忘絶境界(망절경계)하고

지극히 작은 것이 큰 것과 같아서 상대적 여계가 모두 끊어지고

미진(微塵) 속에 시방의 온 허공이 들어가는 도리가 있다는 것으로 작은 것과 큰 것이 같기 때문에 그렇다고 한다. 가는 먼지 속에 시방세계가 들어간다는 것은, 공간을 초월한 세계에서는 대소大小가 원융무애하다는 것을 뜻한다. 상대적인 한계가 없어 작은 것과 큰 것의 규모가 정해지지 않는다. 마치 높은 산꼭대기 위에 올라가서 아래를 내려다 볼 때 먼 거리까지의 경치가 조그마한 눈동자 속에 모두 들어오는 것과 같다.

화엄학에서는 이것을 무자성(無自性)의 이치로 설명하는데, 작은 것이나 큰 것이나 어느 것도 자성이 없는 이치에서 보면 평등하다는 것이다. 경계가 끊어졌다는 것은 절대평등인 불이(不二)의 세계에는 피차의 차별이 보여지지 않음으로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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