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순상쟁(違順相爭)이 시위심병(是爲心病)이니
어김과 따름의 서로 다툼은 이것이 마음의 병이 되니
위순상쟁(違順相爭)이란 현대적 개념으로는 갈등과 같은 것이다. “이것이냐 저것이냐 그것이 죽음에 이르는 병이다”고 키에르케고르의 말처럼, 인간의 모순과 갈등은 고통과 불행의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다.
병은 고쳐야 하는 것으로 도가 회복되면 건강해지는 것이다. 물론 사회과학적인 면에서 본다면 인간사회의 향상을 위하여 고민하는 사람도 있어야 한다고 하겠지만, 그것은 후차적인 방펀일 뿐이며, 본질의 이치에서는 중도를 통달한 경계라야 된다는 것이다.
불식현지(不識玄旨)하고 도로염정(徒勞念靜)이로다
현묘한 뜻을 알지 못하고 한갓 생각만 고요히 하려 하도다.
깨달음이란 마음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간택하는 마음과 증애하는 마음 그리고 어기고 따르는 마음 등을 버릴 때 무상대도는 자연히 이루어지는 것으로, 주관과 객관이 대응하는 관계에서 얻어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런데도 간혹 수행의 방법을 잘못 이해함으로써 생각만 고요히 하면 된다는 정적(靜的)인 것에 치우친 편견으로 공부를 삼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폐단을 불식시키기 위해서 한 말이다. 즉 현묘한 이치를 터득해야 도에 합치되는 것일 뿐, 애써 마음만 고요히 한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그렇다고 정(靜)의 반대인 동(動)에 있는 것도 아니다.
모든 상대적인 분별의 경계를 떠나 중도실상에 나아가야 도를 만날 수 있는 것이며, 어느 한쪽에 치우친 변견(邊見)을 갖고서는 도를 찾을 수 없다.
지안큰스님 글. 월간반야 2008년 6월 제91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