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은 아난다와 함께 콜리성 북쪽의 한 나무 아래 머무르시며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청정한 계율을 지니고 선정(禪定)을 닦으며 지혜를 구하여라. 청정한 계율을 지니는 사람은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따르지 아니하고, 선정을 닦는 사람은 마음이 산란하지 않게 되며,
지혜를 구하는 이는 애욕에 매이지 않으므로 하는 일에 걸림이 없다. 계, 정, 혜가 있으면 덕이 크고
명예가 널리 퍼지리라.
또 세 가지 허물을 떠나면 마침내 아라한(阿羅漢)이 될 것이다. 지금의 이 몸으로 삼매(三昧)을 얻고자 하면 부지런히 깨닫기를 구해 이 생이 다하도록 청정한 도에 들어가라. 마땅히 실행할 것을 행하면 죽은 뒤에
다시 윤회(輪廻)하는 세상에 태어나지 않을 것이다.”
부처님은 아난다를 데리고 여기저기 다니면서 제자들에게 세 가지 요긴함을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마땅히 계를 지니고 선정을 생각하며 지혜를 깨달으라. 이 세 가지를 잘 지키는 사람은
덕망이 높고 명예가 드날리게 될 것이다. 음란한 마음과 성내는 마음과 어리석은 마음과 잡된 생각이
없어질 것이니, 이것을 일러 해탈(解脫)이라 한다. 이 계행(戒行)이 있으면 저절로 선정(禪定)이
이루어지고, 선정이 이루어지면 지혜가 밝아지리니, 이를테면 흰 천에 물감을 들여야 그 빛이 더욱
선명하게 되는 것과 같다.
이 세 가지 마음이 있으면 도를 어렵지 않게 얻을 것이고, 일심으로 부지런히 닦으면 이 생을 마친 후에는
청정한 데에 들어갈 것이다. 이와 같이 행하면 스스로 이 몸을 버리고 다시 나지 않은 줄을 알아라.
만약 계, 정, 혜의 행을 갖추지 못하면 윤회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이 세 가지를 갖추면
마음이 저절로 열리어, 문득 천상, 인간, 지옥, 아귀, 축생들의 세상을 보게 되고, 온갖 중생들의 생각하는
것도 알게 될 것이다. 마치 시냇물이 맑으면 그 밑에 모래와 돌자갈의 모양을 환히 들여다 볼 수 있는
것과 같다.
깨달은 사람은 마음이 밝으므로 보고자 하는 것이 다 나타난다. 도를 얻으려면 먼저 그 마음을
깨끗이 해야 한다. 마치 물이 흐리면 그 속이 보이지 않는 것과 같다. 마음을 깨끗이 지니지 못하면
세상에 나고 죽음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스승이 보고 말하는 것은 제자들이 마땅히 실행해야 할 것이다. 스승이라 할지라도 제자의 마음 속에
들어가 그 생각을 잡아 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생각과 마음이 청정한 사람은 도를 스스로 얻을 것이다.
여래는 청정함을 가장 즐거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