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왕태자가 가사를 입고 태어난 인연

부처님께서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실 때였다.

프라세나짓왕의 부인이 아들을 낳았는데 그 용모가 이 세간에 드물 만큼 단정하고도 수승 미묘할 뿐더러 출생할 때부터 몸에 가사를 입고 말을 하여 물었다.

「아바마마, 세존과 그의 제자들께서 세상에 다 계십니까. 그러시다면, 대왕께서 저를 위해 공양을 베풀어 주십시오.」

이에 왕은 공양을 베풀어 부처님과 스님들을 초청하였던바, 부처님께서 궁에 드시자 보고 물으셨다.

『네가 과거 카샤파 부처님 때 삼장 비구이었던 것을 기억하느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현겁에 가섭 부처님이 바라나시에 출현하사 비구들과 함께 여러 곳을 유행하면서 교화하시던 차, 가시왕 나라에 도착하였는데 때마침 저 선생(善生)이 부처님을 뵙고 깊이 신심과 공경심을 내어 그 부왕에게 출가할 뜻을 밝히자, 부왕이 「네가 외아들로서 마땅히 왕위를 이어받아 민중들을 길러야 하지 않겠느냐」하고 끝내 허락하지 않았다.

왕태자는 이 말을 듣고 땅을 두드리면서 근심하자

「네가 이제부터 삼장(三藏)의 경서를 다 읽어 외워 통달할 수 있다면 너에게 출가할 것을 허락하리라.」

하였다. 그리하여 마침내 경서를 모두 통달할 수 있게 되었다. 이에 왕은

「이제부터 창고에 있는 모든 재물을 다 너에게 허락하노니 마음대로 사용하여라.」

하였다.

때에 태자는 왕의 명령을 받들어 온 창고의 재물을 꺼내어 갖가지 맛난 음식을 준비해 두고 가서 부처님을 비롯한 2만 비구들을 초청하여 공양을 마친 다음 그 낱낱 비구들에게 또 삼의(三衣)와 육물(六物)을 각각 보시하였다. 태자는 이 공덕으로 말미암아 나쁜 갈래에 떨어지지 않고 항상 가사를 몸에 입은 채 천상과 인간으로 태어났으며, 내지 오늘날 나를 만나서도 역시 가사를 입은 그대로 출가 득도하게 되는 것이다.』<찬집백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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